<앵커 멘트>
구제역 피해를 본 농민들이 백신 효능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계속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부가 잘못된 방법으로 시험을 진행하는 등 효능이 검정되지 않은 '물백신'을 농가에 공급했다는 의혹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항체형성률 100%'가 나왔지만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는 전국에 15곳이나 됩니다.
돼지에 효능이 높은 백신을 접종해야 항원이 생기고 항체가 형성됩니다.
백신 효능을 판단하기 위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침투할 경우 감염을 막는 특이 항체인 '중화항체'가 생기는 게 중요합니다.
정부의 구제역 백신 효능 시험인 '중화항체' 결과서를 분석한 결과 시험 과정이 허점투성이였습니다.
시험 3주 후에 중화항체 역가가 0.862가 나왔는데 이는 오염된 병균 돼지로 시험을 진행했다는 의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백신 검정 기준은 무균 돼지로 시험을 해야 합니다.
특히 외국 바이러스를 시험에 사용해 한국 구제역에 대한 백신의 효능을 입증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박봉균(교수/서울대학교 수의학과) : "대조군에서 비특이 반응이 나오면 시험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험 결과를 인정하면 안 되는 거죠.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고 가이드라인이 들쭉날쭉했다는 거죠."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송재영(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약품평가 과장) : "(오염 돼지가 아니라) 무균 돼지의 본래 혈청 속에 들어 있는 비특이 인자들 때문에 생기는 반응입니다."
구제역은 이미 전국 80여 개 농가로 늘어났고 '물 백신'에 대한 농가의 불만이 높아지자 정부는 최근 새로운 백신을 수입해 보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