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설 연휴 기간에 가족과 함께 고궁 찾는 분들 많습니다.
경복궁 광화문을 지키고 있는 해치상처럼 궁궐에는 다양한 동물 조각들이 있는데요.
어떤 의미일까요?
유동엽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경복궁의 중심이자 왕의 집무실이었던 근정전입니다.
왕을 알현하러 오르는 계단 난간에 전설의 새, 주작이 앉아 있습니다.
벼슬이 달린 닭의 머리에 공작 날개를 두른 남쪽 방향을 지키는 수호신입니다.
열두 띠를 상징하는 십이지신상도 왕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녹취> 문화해설사 : "올해 을미년을 상징하는 양이, 근정전 중심에 놓여 있어요."
태종 때 만든 경회루 입구에는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코끼리가 긴 코와 상아까지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습니다.
굴뚝에 묘사된 낯선 문양은 박쥐입니다.
박쥐의 한자음은 복, 발음이 같은 복을 비는 의미로 궁궐 곳곳에 새겨 넣었습니다.
개울가에 자리잡은 이 동물은 하늘의 사슴이라는 천록.
다른 수호신들과는 달리 마치 애완동물처럼 바닥에 턱을 괴고 혀를 빼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흥년(경복궁관리소 사무관) : "실제 표정을 보면 미소를 띤 아주 해학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의 조상들의 지혜가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수백 년 동안 궁궐과 함께해온 동물들, 건물을 꾸미는 장식이면서도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와 재치를 엿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