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간접흡연에 노출된 폐 들여다봤더니…

입력 2015.02.24 (06:37)

수정 2015.02.24 (07:32)

<앵커 멘트>

KBS가 지난달 한국방송사상 최초로 흡연 기간에 따른 폐의 상태를 폐내시경 영상으로 공개해 충격과 반향을 불러일으켰죠.

이번엔 담배를 직접 피운 적이 없는 사람이 40년간 간접흡연에 노출된 후 폐가 얼마나 손상됐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야외 흡연구역입니다.

사방이 뻥 뚫려 지나는 사람들은 원치 않는 담배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정다해(간접흡연 노출) : "불편하죠. 일단 호흡 곤란이 오니까 아무 생각이 안 나고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야겠다."

KBS 취재진은 흡연 남편과 40년을 함께 살아온 주부의 폐 동영상을 확보했습니다.

남편은 매일 한 갑씩 담배를 집 안팎에서 피워왔습니다.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데도 주부의 폐 표면 곳곳에 얼룩 반점이 찍혀 있습니다.

더욱이 폐 위쪽으론 암 덩어리까지 보입니다.

흡연자와 비교해봐도 간접흡연 40년 된 폐는 거의 흡연 15년 된 폐 수준으로 까맣게 변했습니다.

<인터뷰> 조석기(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 "간접흡연을 할 경우에 그 입자들이 더 작기 때문에 폐포에 더 끝까지 더 잘 도달한다는 보고가 있어서..."

실제로 간접흡연자가 마시는 담배 연기는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입자가 10분의 1 크기로 쪼개집니다.

흡연자가 마시는 연기보다 입자가 작아서 폐 속으로 더 깊숙이 파고듭니다.

게다가 간접흡연자는 불완전 연소로 발암물질 양이 많은 담배 끝 부분 연기를 주로 흡입해 치명적입니다.

<인터뷰> 김세중(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간접흡연에 노출될 경우에 폐암 발생률은 1.9배 증가하고 흡연자와 같이 사는 배우자의 경우에 30년 이상 노출됐을 경우에 3.1배 폐암의 발생률이 증가합니다."

이번 폐 영상은 잠깐 노출되는 간접흡연도 평생 누적되면, 담배 연기 속 발암물질이 폐에 차곡차곡 쌓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아직도 비흡연자가 공공장소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비율은 55%에 달할 만큼 높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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