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어젯밤 충북 충주의 한 요양원에서 70대 치매 할머니가 물탱크에 빠져 숨졌습니다.
입원실 문과 계단 출입문을 잠그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는데요.
그런데 계단 출입문은 잠그면 소방시설법 위반이 되고, 열어 놓으면 노인복지법을 어기게 된다고 합니다.
보도에 황상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요양원 지하실에 있는 소화용 물탱크입니다.
어젯밤 11시 반쯤 치매에 걸린 76살 최 모 할머니가 물탱크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한밤중에 2층 입원실 방문을 잠그지 않은 요양원 측의 관리 소홀이 첫 화근이었습니다.
<녹취> 요양원 원장(음성 변조) : "보통 때 잠그는데 이런 것 저런 것도 가지러 가야 되고, 기저귀도 버려야 하고 그러니까 잠깐 문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그렇게 되신 거예요."
여기다 방문은 열려 있었더라도 계단 출입문이 잠겨있었다면 화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근데 요양원 측은 계단 출입문을 잠그지도 열어두지도 못한다는 하소연입니다.
소방시설법을 따르자면 계단 문을 열어둬야 하고 노인복지법을 따르자면 반대로 문을 잠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요양원 직원(음성 변조) : "여기를 잠가놓으면 안 되게 돼 있습니다, 소방시설이기 때문에. 어르신들 안전을 위해서 잠그는 경우도 있지만 어제는 열려있었던 모양입니다."
한 시설에 상반되게 적용되는 법 규정 때문에 치매 노인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노인 요양시설이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상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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