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경고그림’ 국회 처리 무산…“국민건강권 외면”

입력 2015.03.04 (06:06)

수정 2015.03.04 (19:45)

<앵커 멘트>

비가격 금연정책의 핵심인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 법안이 또다시 국회에서 발목을 잡혔습니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를 이미 통과한 합의안을 법제사법위원회가 더 논의하자며 처리를 보류해, 국회 내부에서도 월권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담뱃갑의 절반 이상을 경고 그림과 문구로 채우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이번 임시국회 통과가 점쳐졌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녹취> 이상민(국회 법제사법위원장) : "(흡연 경고그림은) 심도있는 심사를 위해서 법안심사 제2소위에 회부하고자 합니다. 이의 없으시죠?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에 대해 김진태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토론도 없이 법안 처리를 보류한 겁니다.

<녹취> 김진태(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 "흡연자라고 해서 그렇게 혐오감 나는 그림을 맨날 보면서 담배를 피워야 되겠습니까. 이건 흡연권, 행복추구권 침해라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위 여야 의원들도 법사위가 도를 넘는 권한을 행사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김현숙(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 "해당 소관 상임위에서 심사가 끝난 사항에 대해 법안소위로 회부시키며 무산시킨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입니다."

비가격정책의 핵심 법안이 또다시 국회 문턱을 못넘자,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류근혁(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 :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국회에서 이 부분을 조속히 논의해 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흡연경고그림 도입은 4월 국회에서 재논의될 예정이지만, 국회 법사위가 국민건강권을 외면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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