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해마다 논란이 되는 데도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신입생 기강 잡기'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 예술학부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강요한 이른바 '행동 규정'을 보면 대학인지 군대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고아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배를 보면 '고개를 숙이고 0.1초 뒤에 학번과 이름을 말할 것'.
선배 앞에서 기대거나 누워서는 안 되고, 휴대전화를 사용해서도 안 된다.
서울 한 대학 예술학부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통보한 행동지침입니다.
선배들은 공연장과 강의실 청소도 신입생에게 떠넘겼습니다.
<녹취> OO대학 예술학부 신입생(음성변조) : "명찰을 달고 다녀야 한다 이런 규정이 조금씩 있었어요. 처음 대학을 오는 거니까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
선배 학생들은 단체 생활이 많은 학과의 특성상, 예의를 지키라는 차원에서 당부한 내용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OO대학 예술학부 학생(음성변조) : "강제성이 100% 없다고는 저희도 말은 못하겠는데 선배들과 처음보는 사이니까 이렇게 하는게 좋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측은 청소는 용역업체에 맡기도록 하고 신입생에게 예절 규정을 강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안진걸(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군대에서 상사를 모시듯이 봉건적 지시를 강요하는 것은 자유로운 지성이 넘처날 대학가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최근 다른 대학에서도 선배에겐 극존칭을 사용하고 색조화장을 하지 말라는 등의 신입생 행동지침을 강요해 물의를 빚는 등 가장 자유로와야 할 상아탑에서 신입생 '군기잡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연관기사]☞ ‘짝다리X, 기대기X’ 대학이 군대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