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결자해지…정치 복원해야

입력 2015.06.30 (07:36)

수정 2015.06.30 (08:09)

[김종진 해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여권 내 갈등이 점입가경입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한 계파 간 입장 차이 때문입니다. 국정을 책임진 여권의 내홍은 정치의 실종으로 이어져 메르스 사태와 경기 침체 등 산적한 민생현안들이 뒷전으로 내밀리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지만 거부권 정국의 최대 관심사인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메르스 추경안에 대해 국회가 제동을 걸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이지만 공허하게 들릴 뿐입니다. 당정협의를 통해 추경안을 확정하고 추경안의 국회 통과를 이끌어내야 할 여당 원내대표가 사퇴 압박 속에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어제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를 공식 논의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 했습니다. 당의 파국은 막아야 하고 이를 위해 원내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유 원내대표는 고민할 것이라며 최종 입장 표명을 유보했습니다. 유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친박계와 비박계 의원들 간의 갈등은 내년 4월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런 계파 간 당 주도권 싸움이 어느 쪽으로 결론 나던지 국정 혼란과 후유증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습니다. 메르스 사태와 경기 불황, 가뭄의 삼각 파고 속에 그리스의 디폴트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의 경기 침체 등 국제 경제 사정도 심상치 않습니다. 당정청이 혼연일체가 돼 대처해도 쉽지 않은 위기 상황에서 여권 내 권력투쟁이야말로 국민에 대한 배신의 정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 대통령은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임기 수행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ㆍ야가 서로 맞서는 대결 국면이 장기화하면 국정의 마비는 불 보듯 뻔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치가 복원돼야 합니다. 지금 그 실마리를 풀어야 할 책임은 전적으로 여권의 몫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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