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과거 나치 시절 아우슈비츠에서 근무했던 90대 노인에게, 독일 법원이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적 과오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며, 독일에서는 종전 70년이 된 지금까지도 전범에 대한 단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베를린 이민우 특파원의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대인 학살 공조 혐의로 기소된 올해 94살의 전 나치 친위대원 오스카 그뢰닝입니다.
고령으로 제대로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그에게, 독일 법원은 검찰 구형보다 6개월 늘어난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인터뷰> 프라우케 알버스(뤼네부르크 법원 대변인) : "유대인 재산 강탈과 30만명 살해에 관련된 행위를 판단해 살인동조죄에 준하는 형벌을 선고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수용자들로부터 빼앗은 금품을 친위대로 보내, '아우슈비츠의 회계사'로 불린 그뢰닝.
법정 마지막 진술을 통해, "아우슈비츠는 결코 협력해야 할 곳이 아니었다"며,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생존 전범자는 90대 고령자가 대부분이어서, 이번 재판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전범 재판으로 주목받아왔습니다.
<인터뷰> 코넬리우스 네스틀러(아우슈비츠 유족 변호사) : "이번 판결은 법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아우슈비츠에 협력한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독일 내에서는 이번 형량이 너무 낮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인터뷰> 레온 슈바르츠바움(아우슈비츠 생존자) : "그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우리 가족 13명과 유대인 600만명이 숨졌습니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그뢰닝이 실제로 형을 살 수 있을지 여부는 검찰의 판단을 거쳐야 합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