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70년 전 제주는 태평양전쟁의 싸움터였습니다.
아직도 동굴진지를 비롯해 상처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데요.
당시 제주에서 숨진 일본군 병사의 마지막 무덤이 70년 만에 송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채승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과수원 안쪽에 있는 작은 무덤, 이름 없는 일본군 병사의 묘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10년 전 주민들이 발견한 뒤 시민 단체가 관리해 왔습니다.
뒤늦게, 일본군 병사의 묘가 제주에 있다는 소식을 접한 일본 정부는 총영사관을 통해 유해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일본 언론사도 취재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노지마 야스히로(마이니치신문 기자) : "70년 동안 묻혀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무거웠고, 취재를 하면서 잠들어 있는 영령의 명복을 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묘를 관리해온 시민 단체는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태평양전쟁 과정에서 제주 곳곳에 8백 개의 동굴진지를 만들며 강제동원한 한국인들의 피해에 대해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강용찬(동북아평화를염원하는사람들 공동대표) : "일본군의 마지막 철수다. 그런 의미에서 공식적인 제주도민에 대한, 자연 파괴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전제로 해야 철수될 것이다."
2000년대 이후 제주에서 확인된 일본군 무덤은 모두 3기.
이 가운데 2기는 지난 2003년 일본 측에서 별다른 통보 없이 가져간 상태라 이 무덤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채승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