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1992.05.18 (21:00)
안내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내용
요약 내용은 네이버 및 OpenAI 社의 AI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내용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산업체부설학교 폐교 늘어; 폐교한 군산 의 경암여자상업고등학교 및 학생수 감소한 부산 의 태화여자상업고등학교 마산 한일여자전문대학 전경
박대석 앵커 :
한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진학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일자리와 함께 배움의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던 산업체 부설학교가 이제 속속 문을 닫고 있습니다.
졸업식 때면 감격의 눈물바다를 이루던 이 산업체 부설학교들이 문을 닫는 가장 큰 이유는 지원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KBS 9시 뉴스현장, 오늘은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높아진 이후의 산업체 학교 모습을 잠시 살펴봅니다. 김봉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봉규 기자 :
이 건물이 학교 건물로 쓰이던 건물입니까?
허강(세풍 세무계장) :
예, 산업체 부설학교로 썼던 겁니다.
김봉규 기자 :
지금 뭐 교장실, 양호실 이런 간판이 그대로 그냥 붙어 있네요?
허강(세풍 세무계장) :
현재는 그렇습니다.
김봉규 기자 :
이 건물 어떻게 직접 지으신 겁니까?
허강(세풍 세무계장) :
그렇습니다. 77년도에 산업체 학교를 경영하려고 직접 신축했습니다.
김봉규 기자 :
폐교는 언제 됐습니까?
허강(세풍 세무계장) :
91년 2월에 폐지하게 됐습니다.
김봉규 기자 :
결국 폐교된 거는 학생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허강(세풍 세무계장) :
예, 그렇지요. 저희가 89년도부터 도내 수많은 학교를 돌아다녀 봐도 지원자가 없다보니까 부득이하게 학교를 폐지하게 됐습니다.
김봉규 기자 :
여기가 교실로 쓰이던 곳인가 보죠?
허강(세풍 세무계장) :
예. 여기가 1학년 1반, 그 당시 1학년 1반 교실이었습니다.
김봉규 기자 :
한번 좀 들어가 봐도 되겠습니까? 저기가 교실로 쓰이던 곳이 여기도 지금 그대로 비어있네요?
허강(세풍 세무계장) :
폐교해 가지고 현재는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김봉규 기자 :
합판회사인 세풍이 지난 77년에 설립한 산업체 부설학교인 군산 경암여상은 학생 수가 많았을 때에는 300명을 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이후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다가 결국은 학생을 모집할 수 없어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3,500평에 달하는 학교 건물은 현재 관리인만이 지키고 있을 뿐 그대로 빈 채로 남아 있습니다. 경암여상이 결국 지원학생이 없어 문을 닫은 것은 이 회사가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의 경우 기능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산라인에서 젊은 여성을 찾아보기 어렵고 대신 거의 모두 4,50대의 중년 여성들로 채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공장이 지금 제대로 가동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홍기춘(세풍 합판사업본부 이사) :
네, 그렇습니다. 보시다시피 일부 기계가 쉬고 있습니다.
김봉규 기자 :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요?
홍기춘(세풍 합판사업본부 이사) :
네, 저희가 한 70%정도 밖에 지금 확보를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 각 동.면.읍사무소를 우리가 돌아다니면서 홍보를 많이 해 봤지마는 그렇게 확보가 쉽지가 않은 그런 상태입니다.
김봉규 기자 :
부산에 있는 산업체 부설학교인 태화여상입니다.
신발업체인 태화가 지난 84년에 설립한 태화여상도 학생 수가 많았을 때에는 900명이 넘었으나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어 현재는 재학생이 123명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올해에는 지원자가 없어 신입생을 모집조차 하지 못해 앞으로 폐교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이상만(태화여상 교감) :
이제는 그 가정의 경제적인 여건의 수준이 굉장히 좋아졌고 또 자녀들도 옛날처럼 뭐 만능이 돼있는 게 아니고 옛날 산아제한 하던 게 지금도 나타나기 시작하고 또 요즘 그 학생들이 보면 힘든 일을 굉장히 기피합니다.
그래 지금 어느 산업체에서나 지금 사회적인 문제가 돼 있습니다마는 힘든 일 보다는 어떻게 하든 뭐 쉽게 적당히 이래 할 수 있는 이런 길을 많이 찾다가 보니까 실질적으로 그 학생들이 참 낮에 일하면서 저녁에 배우는 근로학생수가 줄어들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올해는 더 힘들고 가면 갈수록 이 산업체 부설학교가 신입생 모집, 학생모집이 굉장히 힘들지 않나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김봉규 기자 :
이처럼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듦에 따라 2층으로 된 학교건물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입생을 뽑지 못해 1학년 교실이 있던 2층은 모두 빈 채로 있고, 2,3학년이 쓰는 1층도 교실의 반이 주인을 맞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로청소년들에게 일하면서 배울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나 74년부터 설립되기 시작한 산업체 부설 학교는 섬유업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체를 중심으로 앞다투어 학교를 설립해 지난 88년에는 모두 43개 학교에 학생 수가 4만 7천여 명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제조업체에 밀어닥친 인력난과 경제여건 상승으로 전반적인 학력이 높아짐에 따라 학생 수가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3만 3천 명으로 줄었습니다.
마산에 있는 한일여자고등학교입니다.
산업체 부설학교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한일합섬이 설립한 이 학교도 88년까지는 7,200여 명의 학생들이 있었으나 차츰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는 4,500여 명의 재학생이 다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올해 전문대학 과정인 한일여자전문대학을 설립해 420명의 근로자를 학생으로 모집했습니다. 이 전문대학은 다른 산업체의 부설학교처럼 무료로 교육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아직 정식 전문대학으로 인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일반 전문대학과 똑같은 커리큘럼을 적용해 전산과정, 관광경영학과 등 3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대학 과정을 설립하신 취지는 무엇인지요?
송호연(한일합섬학교 법인사) :
학생들에게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연장해줌으로 인해서 학생들에게 어떤 자긍심도 심어줄 수 있고 기업적인 면에 있어서는 오늘날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입장인데 이런 축적되는 인력이 이런 산업체 부설 전문대학을 설립함으로 인해서 이 학생들이 다른 기업으로나 또는 다른데 빠져나가지 않는데도 목적이 있고 이렇게 하며는 국가나 사회에 이바지하는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봉규 기자 :
수고하십니다. 지금 하시는 일이 어떤 일이지요?
김소영(한일전문대 1년) :
네, 세제 결함에다 시험하고 있습니다.
김봉규 기자 :
전문대학에 지금 다니고 있으세요?
김소영(한일전문대 1년) :
네, 가정학과에 있어요.
김봉규 기자 :
학교로 들어가시게 된 동기는 무언지요?
김소영(한일전문대 1년) :
물론 배우고 싶어서 들어갔고요, 또 나한테 이런 기회가 주어져 가지고요, 지금은 열심히 하고 있어요.
김봉규 기자 :
일하면서 공부하느라고 굉장히 어려움이 많을 텐데 어떠세요?
김소영(한일전문대 1년) :
네, 물론 힘들어요. 하지만요 우리가 배우고 싶어서 이런데 들어왔기 때문에요 또 열심히 하고 모든 애들이요 의욕이 차 있기 때문에요 지금은 그리 힘든지 모르겠어요.
이진이(한일전문대 1년) :
요새 회사도 굉장히 어려울 텐데 많은 투자를 해가지고 우리들에게 이런 배움의 과정을 만들어 주셔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거기에 힘 얻어서 우리가 더 열심히 회사에도 충실하고 또 학문도 닦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만족을 합니다.
김봉규 기자 :
산업체 부설학교는 그동안 근로청소년들에게 일하면서 배운다는 자긍심도 심어주고 업체에게는 우수한 기능 인력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은 근로청소년이 있는 한 산업체 부설학교는 계속 운영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산업체 부설학교에 투자된 시설들을 놀리지 않고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중.고 과정 중심으로 돼 있는 것을 전문대학 등 다른 기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문자(부산 태화여상 3년) :
마음이 아프죠. 이런 산업체 학교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같이 가난한 학생들이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인데 이런 학교가 없다면 그런 애들은 어디서 공부할 수 있을까요.
김봉규 기자 :
9시 뉴스현장 김봉규입니다.
각 플랫폼 별 많이 본 기사 (최근 1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