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인들을 불러 모아놓고 건강식품을 비싸게 파는 이른바 '떴다방'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과학 실험까지 하며 효과를 보여주곤 가격을 최대 25배까지 부풀려 판매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서귀포시의 한 건물.
마이크를 잡은 남성이 자신을 의료 전공자로 소개하면서 건강기능 식품이 치료제라도 되는 것처럼 홍보합니다.
["보건대학교 방사선과, X-RAY, MRI, CT를 찍는 대학을 갔습니다."]
이번엔 강사가 리트머스 시험지를 액체에 넣습니다.
["발효 홍삼에 넣으면 색상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박수 한번 주세요!"]
중장년층 여성들이 귀를 기울입니다.
하지만 리트머스 시험지가 붉게 변한 건 홍삼진액에 미리 식초를 타뒀기 때문이었습니다.
현장을 덮친 자치 경찰.
["그대로 두세요. 그대로!"]
허위, 과대 광고를 해 노인들에게 건강식품 등을 비싸게 판다는 제보를 접수해 출동한 겁니다.
이른바 '떴다방' 일당은 주로 60대 이상 여성들에게 4만 원짜리 사향단을 무려 25배 부풀린 98만 원에 팔았고, 저렴한 보정 속옷은 디스크에 좋다며 68만 원에 팔았습니다.
이들은 이 같은 회원증을 발급해 출입을 철저히 관리하며 장기간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치약에 안대, 100만 원대 수의까지 판매한 물품이 170여 개.
3년간 피해자가 1,700명이 넘고 부당 이득은 26억 원에 이릅니다.
[박태언/제주자치경찰단 기획민생수사팀장 : "자녀분들이나 주변 분들이 집에 건강기능식품이라든가 생활품, 가전제품 이런 걸 짧은 기간 안에 너무 많이 사면 한 번씩 관심을."]
자치경찰은 30대 업체 대표와 70대 강사를 구속하고, 19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 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