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외국인 감금·협박한 일당 실형

[앵커]

올해 초, 음성군 일대에서 미등록 외국인들을 협박하고 금품을 빼앗은 일당들이 재판을 받아왔는데요.

반성문을 수십 차례나 쓰면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실형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송근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러 남성이 외국인 한 명을 에워싸더니, 이내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황급히 달아나던 외국인은 결국, 남성들에게 붙잡힙니다.

이번에는 회색 승용차가 골목길에서 한 외국인을 뒤쫓습니다.

넘어진 외국인을 붙잡더니 심문하기 시작합니다.

A 씨 등 4명이 미등록 외국인, 이른바 불법 체류자들을 연행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도, 단속 권한을 가진 공무원도 아니었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이들이 지난 2월부터 음성군 일대에서 한 임의 단체 회원 행세를 하면서 미등록 외국인을 찾아 감금하고 협박했다고 밝혔습니다.

강제 추방될까 두려워하는 외국인 12명에게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1,700여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30여 차례 반성문을 내고, 형사 공탁을 하거나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면서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청주지방법원은 피고인 3명에게 징역 2년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1명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가장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불법 체류자의 약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법적인 보호를 요청하기 어려운 피해자들의 두려움도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그래픽:최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