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빈틈에 ‘대마 향’ 액상까지…“마약 호기심 우려”

입력 2024.09.17 (21:26)

수정 2024.09.17 (21:40)

[앵커]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일부 제품이 '담배'로 관리되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사이 이젠 마약의 한 종류인 '대마'향이 난다는 액상 전자담배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박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전자담배 판매점.

매장 한쪽에 일곱 갈래 나뭇잎 문양이 담긴 홍보물이 눈에 띕니다.

'대마 향'이 난다는 전자담배 액상을 팔고 있습니다.

[액상전자담배 판매점주/음성변조 : "액상 (판매) 회사에서도 저희한테 납품할 때 허가받은 거랑 보여주면서. (안전하다고?) 네네…."]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한 온라인 쇼핑몰, 대마가 합법인 미국 LA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맡던 향이라는 사용 후기를 내세우며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성규/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 : "대마의 향을 경험할 수 있게끔 해준다는 것 자체는 마약에 대한 관심과 또 실제로 사용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7월부터 음료나 식품에 대마나 마약 같은 문구를 쓰지 못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습니다.

'마약' 용어가 자칫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하지만 전자담배 액상은 규제 대상에 빠져 있습니다.

전자담배 액상은 식품표시광고법 대상이 아니라 '담배'로 관리해야 한다는 건데, 그렇다고 담배로 규제받는 것도 아닙니다.

현행법상 담뱃잎에서 추출한 천연 니코틴이 아닌 화학적 '합성 니코틴'으로 만들어져 공산품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입니다.

[송언석/국회 기획재정위원/국민의힘 :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마약 향' 담배에 대해서는 광고뿐만이 아니라 제조·판매·수입까지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합니다)."]

현재 22대 국회에는 합성 니코틴을 담배에 포함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 5건이 발의돼 논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 고형석/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김정현/자료조사:유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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