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통 우리의 기억 속에 장마는, 끈적하고 지루한 비의 연속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짧은 기간 예상을 초월하는 강도로 쏟아지는 강한 폭우의 양상입니다.
무엇이 이토록 장마를 극한으로 바꿨을까요.
이슬기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어둠 속에서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교량 아래로 거센 물결이 흐릅니다.
시간당 75밀리미터의 폭우가 쏟아진 경기도 가평.
이 시각 하늘에선 ‘절리저기압’이라 부르는 찬 공기 덩어리가 휴전선 부근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버티고 있었습니다.
이 저기압이 이례적으로 오랜 시간 정체하면서 비구름 역시 같은 지역에 계속 머물러 반복적으로 집중호우를 쏟아냈습니다.
[이창재/기상청 예보 분석관 : "여름철에 이렇게 차고 건조한 북쪽의 '절리저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 장시간 머무른 사례가 많지 않았었는데 이례적으로 좀 차고 건조한 공기가 계속해서 내려오다 보니까…."]
경남 산청 역시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강한 비구름뿐 아니라 인근에 '지리산'이라는 산악지형의 영향까지 겹쳤습니다.
습한 공기가 산악지형을 만나면 공기가 사면을 타고 더 빠르게 상승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비구름이 급격히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온난화로 대기 중의 수증기량이 많아진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수증기량이 많아질수록 단기간에 쏟아지는 폭우의 강도와 파괴력 역시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윤진호/광주과학기술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 "대기 중에 수증기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비가 올 수 있는 확률은 훨씬 더 높아지는 거니까 그 양도 늘어나는 거고…."]
기후변화로 극한 호우가 반복해 나타나는 일상이 된 만큼 이에 대응하는 주민 대피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촬영기자:고형석/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박미주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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