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냉동기 꺼진 엉터리 냉동차

입력 2006.06.28 (22:10) 수정 2006.06.2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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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냉동식품을 싣고도 냉동기는 작동시키지 않는 엉터리 냉동차가 달리고 있습니다.

냉동식품을 한여름에 이렇게 운반할 경우 식품 안전은 어떻게 될까요? 현장추적으로 김명주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대형 냉장 창고.

돼지고기 등 냉동 식품 상자들이 냉동차에 분주하게 실리고 있습니다.

이 상자들은 수도권 일대 급식업체나 식품도매업체에 운반됩니다.

과연 목적지까지 냉동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까?

단속반과 함께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냉동차의 짐칸을 열어 봤습니다.

요란해야 할 냉동기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냉동고 안의 온도는 섭씨 9.6도.

냉동식품 보관기준 온도인 영하 18도보다 27도 이상 높습니다.

쫄면 재료들이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지경입니다.

<녹취>냉동차 운전자 : "점심먹고 오면서 졸려서 깜박 했어요. (냉동기를 안 키고 다니시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돼지 고기를 싣고 가던 냉동차.

역시 냉동기는 꺼져 있습니다.

<녹취>냉동차 운전자 : "(냉동기를 안 키셨어요?) 원래 키고 다녀야 되는데 지금 나와가지고 이제 지금 키고 서울 가려고 하는데..."

냉동기가 고장이 나 미지근한 바람이 나오는 경우도 다반삽니다.

심지어 온도기록계 센서까지 조작해 주문 업체의 눈을 속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국천(냉동기 제조업체 대표) : "원래 바람이 빨려 들어오는 부분에 달려 있어야 하는데 냉기가 바깥으로 나오는 부분에 달려 있으면 실제 온도보다 10도 정도가 더 내려간 것으로 온도기록계에 표시됩니다."

이처럼 냉동기를 켜지 않고 운행하는 것은 이들 업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녹취>냉장 창고 관계자 : "냉동기 키고 여름에 에어콘도 키면 차가 잘 안나가요. (냉동기 키고 나가는 차를) 요즘 거의 못 봤어요. 한 10%도 안될걸요."

냉동기를 켜지 않으면 기름값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운반된 냉동 식품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김성현(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가정의학과) : "냉동 식품이 해동 상태가 되면 장염 비브리오균이나 살모넬라 등의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엉터리 냉동차들이 식품 위생을 위협하고 있지만, 냉동기 가동 실태에 대한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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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냉동기 꺼진 엉터리 냉동차
    • 입력 2006-06-28 21:18:41
    • 수정2006-06-28 22:12:26
    뉴스 9
<앵커 멘트> 냉동식품을 싣고도 냉동기는 작동시키지 않는 엉터리 냉동차가 달리고 있습니다. 냉동식품을 한여름에 이렇게 운반할 경우 식품 안전은 어떻게 될까요? 현장추적으로 김명주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대형 냉장 창고. 돼지고기 등 냉동 식품 상자들이 냉동차에 분주하게 실리고 있습니다. 이 상자들은 수도권 일대 급식업체나 식품도매업체에 운반됩니다. 과연 목적지까지 냉동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까? 단속반과 함께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냉동차의 짐칸을 열어 봤습니다. 요란해야 할 냉동기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냉동고 안의 온도는 섭씨 9.6도. 냉동식품 보관기준 온도인 영하 18도보다 27도 이상 높습니다. 쫄면 재료들이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지경입니다. <녹취>냉동차 운전자 : "점심먹고 오면서 졸려서 깜박 했어요. (냉동기를 안 키고 다니시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돼지 고기를 싣고 가던 냉동차. 역시 냉동기는 꺼져 있습니다. <녹취>냉동차 운전자 : "(냉동기를 안 키셨어요?) 원래 키고 다녀야 되는데 지금 나와가지고 이제 지금 키고 서울 가려고 하는데..." 냉동기가 고장이 나 미지근한 바람이 나오는 경우도 다반삽니다. 심지어 온도기록계 센서까지 조작해 주문 업체의 눈을 속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국천(냉동기 제조업체 대표) : "원래 바람이 빨려 들어오는 부분에 달려 있어야 하는데 냉기가 바깥으로 나오는 부분에 달려 있으면 실제 온도보다 10도 정도가 더 내려간 것으로 온도기록계에 표시됩니다." 이처럼 냉동기를 켜지 않고 운행하는 것은 이들 업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녹취>냉장 창고 관계자 : "냉동기 키고 여름에 에어콘도 키면 차가 잘 안나가요. (냉동기 키고 나가는 차를) 요즘 거의 못 봤어요. 한 10%도 안될걸요." 냉동기를 켜지 않으면 기름값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운반된 냉동 식품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김성현(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가정의학과) : "냉동 식품이 해동 상태가 되면 장염 비브리오균이나 살모넬라 등의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엉터리 냉동차들이 식품 위생을 위협하고 있지만, 냉동기 가동 실태에 대한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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