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상봉·기자회견’ 北 의도는

입력 2006.06.29 (22:09) 수정 2006.06.3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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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이 김영남씨 모자 상봉을 받아들이고 기자회견까지 한 것은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북한의 의도를 김정환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상봉 당사자의 기자 회견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김영남 씨는 본인의 요청을 북측 적십자사가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족 문제가 정치화 국제 문제화되는 것을 막아달라 자신의 말을 더도 덜도 말고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보도해달라는 주문도 했습니다.

북측 당국의 주문으로도 들립니다.

먼저 메구미 씨를 비롯한 피랍 문제를 일본이 더 이상 국제 문제화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영남: "일부사람들은 나와 가족 문제를 정치와 국제 문제화해서 북을 반대하는데 써먹을려고 하고 있다."

아울러 미래지향적 관점이라는 말은 김씨의 입북 경위에 대해서도 따지지 말아달라는 뜻으로도 보입니다.

<인터뷰>김영남: "과거 대결의 시대에는 북남 사이에 별의별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콩이냐 팥이냐 과거사를 따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습니다."

납치도 월북도 아니라는 김 씨의 주장은 지난 00년 검거된 간첩 김동현이 자신이 직접 납치했다고 진술한 마당에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도 북측의 체면을 깎지 않으면서 납북자 문제를 실용적으로 풀겠다는 입장인 만큼 직접 반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위깁니다.

그보다는 이번 김영남 씨 가족의 상봉이 납북자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어가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따라, 생사 확인과 상봉, 송환이라는 단계적 해법을 검토하며, 오늘 기자 회견에 대한 국내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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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자상봉·기자회견’ 北 의도는
    • 입력 2006-06-29 21:01:34
    • 수정2006-06-30 06: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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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이 김영남씨 모자 상봉을 받아들이고 기자회견까지 한 것은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북한의 의도를 김정환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상봉 당사자의 기자 회견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김영남 씨는 본인의 요청을 북측 적십자사가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족 문제가 정치화 국제 문제화되는 것을 막아달라 자신의 말을 더도 덜도 말고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보도해달라는 주문도 했습니다. 북측 당국의 주문으로도 들립니다. 먼저 메구미 씨를 비롯한 피랍 문제를 일본이 더 이상 국제 문제화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영남: "일부사람들은 나와 가족 문제를 정치와 국제 문제화해서 북을 반대하는데 써먹을려고 하고 있다." 아울러 미래지향적 관점이라는 말은 김씨의 입북 경위에 대해서도 따지지 말아달라는 뜻으로도 보입니다. <인터뷰>김영남: "과거 대결의 시대에는 북남 사이에 별의별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콩이냐 팥이냐 과거사를 따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습니다." 납치도 월북도 아니라는 김 씨의 주장은 지난 00년 검거된 간첩 김동현이 자신이 직접 납치했다고 진술한 마당에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도 북측의 체면을 깎지 않으면서 납북자 문제를 실용적으로 풀겠다는 입장인 만큼 직접 반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위깁니다. 그보다는 이번 김영남 씨 가족의 상봉이 납북자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어가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따라, 생사 확인과 상봉, 송환이라는 단계적 해법을 검토하며, 오늘 기자 회견에 대한 국내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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