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외환 당국 개입 약일까? 독일까?

입력 2008.07.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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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면서 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과연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종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 주들어 환율이 하루에 최대 30원까지 급락하자 외환 딜러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처럼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 원인은 정부의 고강도 시장 개입 때문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천50원대로 마감됐던 환율은 월요일 정부의 외환보유액 동원 발표가 나오면서 천42원대로 떨어졌고, 이틀 연속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으로 결국 천2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나흘만에 50원 가까이 급락한 셈입니다.

이처럼 정부가 공격적으로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물가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성장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고집해 온 정부가 물가안정으로 정책을 바꾼뒤 반대로 환율하락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종구(재정부 국제금융국장) : "종전 상황이 어떻게 됐던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가안정 기조인 만큼 거기에 따라서 외환시장 정책을 운용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외환시장에서는 정부가 1달러에 천원 이하로 목표를 잡고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윤진(산업은행 외환 딜러) : "외환당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계속될 경우 세 자리 수 안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정부의 강도높은 외환시장 개입으로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오히려 금융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기외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과도한 직접 개입으로 지금껏 쌓아온 외환보유고만 축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정부는 현재 외환 보유고가 2,581억 달러로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가 2,156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인터뷰> 김윤기(대신경제연 경제조사실장) : "환투기 세력에게 질 경우에는 오히려 환 개입을 하지 못한 것만 못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환율하락이 외국인들이 달러를 값싸게 살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면서 주식이나 채권을 팔고 한국을 빠져나갈 기회를 주고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정부가 공개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환투기세력에 전략이 노출된 것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전민규(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 "정부의 외환 방어능력이 충분치 못하다고 만약에 투기세력들이 판단하게 된다면 마치 제2 외환위기를 맞는 것처럼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환율 개입에 앞서 그 부작용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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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외환 당국 개입 약일까? 독일까?
    • 입력 2008-07-10 20: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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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면서 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과연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종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 주들어 환율이 하루에 최대 30원까지 급락하자 외환 딜러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처럼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 원인은 정부의 고강도 시장 개입 때문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천50원대로 마감됐던 환율은 월요일 정부의 외환보유액 동원 발표가 나오면서 천42원대로 떨어졌고, 이틀 연속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으로 결국 천2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나흘만에 50원 가까이 급락한 셈입니다. 이처럼 정부가 공격적으로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물가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성장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고집해 온 정부가 물가안정으로 정책을 바꾼뒤 반대로 환율하락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종구(재정부 국제금융국장) : "종전 상황이 어떻게 됐던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가안정 기조인 만큼 거기에 따라서 외환시장 정책을 운용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외환시장에서는 정부가 1달러에 천원 이하로 목표를 잡고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윤진(산업은행 외환 딜러) : "외환당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계속될 경우 세 자리 수 안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정부의 강도높은 외환시장 개입으로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오히려 금융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기외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과도한 직접 개입으로 지금껏 쌓아온 외환보유고만 축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정부는 현재 외환 보유고가 2,581억 달러로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가 2,156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인터뷰> 김윤기(대신경제연 경제조사실장) : "환투기 세력에게 질 경우에는 오히려 환 개입을 하지 못한 것만 못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환율하락이 외국인들이 달러를 값싸게 살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면서 주식이나 채권을 팔고 한국을 빠져나갈 기회를 주고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정부가 공개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환투기세력에 전략이 노출된 것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전민규(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 "정부의 외환 방어능력이 충분치 못하다고 만약에 투기세력들이 판단하게 된다면 마치 제2 외환위기를 맞는 것처럼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환율 개입에 앞서 그 부작용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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