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학교폭력, 부모·교사 모두 책임”

입력 2011.12.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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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구 중학생의 자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교폭력은 이미 도를 넘었습니다.



이 뉴스를 보시고 계시는 학부모들께서는 혹시 내 아이도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많을실텐데요.



먼저 우리나라 학교 폭력의 실태, 어느 정도인지 고은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집단 따돌림과 폭력에 시달려왔다는 15살 김 모 양.



지난달 가해 학생들의 이름을 적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김 양의 부모는 딸이 죽기 전 학교 측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호소합니다.



오히려, 지난 4월 학교에 피해 사실을 처음 알렸다가 선생님이 가해 학생을 추궁하면서 따돌림이 더욱 심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녹취> 김 모 양 어머니 : "교장실까지 가서 상의를 하고, 도와달라고 이렇게 구원 요청을 했는데 이게 도와주는 거냐고, 애를 죽이는 거 아니냐..."



경찰도 수사에 나섰지만, 학교 측의 비협조로 가해자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차 모 군(중학생) : "선생님들이 처음에는 (집단 따돌림)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렇게 심하게는 처벌을 안 하시는 것 같아요."



학교폭력 희생자는 네명에 한명꼴일 정도로 일상화됐습니다.



그러나, 학교 폭력 가해자는 가해 사실이 알려지더라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경우가 40퍼센트를 넘었고, 학교 처벌 4퍼센트, 경찰 조사 2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처벌이 없다보니 피해학생 절반 이상이 폭력을 당하고도 교사나 부모에게 도움조차 요청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학교폭력은 해마다 건수가 늘고 있고 위험 수위도 한계를 넘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계속해서 이영풍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자세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멘트>



저는 지금 중학교 교실에 나왔습니다.



중학교 학교 폭력은 초등학교나 고등학교보다 더 심각합니다.



지난해 발생한 학교폭력사건은 초등 231건, 고등학교 2216건인데 반해 중학교는 5376건이나 됩니다. 2배나 더 많습니다.



피해학생들이 학교폭력을 처음으로 경험한 시기도 중학교 1학년 때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도 교실이 43.8%, 학교 밖이 41.6%로 학교폭력은 이제 학교 담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도 우리보다 10년 앞서 이지메 현상을 경험했는데 그동안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를 홍수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내가 그렇게도 미웠니?"



2006년 후쿠오카현의 한 중2 남학생은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들에게 이런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이지메, 즉 언어나 신체적 폭력에 의한 자살이 6건 잇따르면서 일본은 다시한번 학교 폭력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철저히 피해자의 입장에서 한번이라도 괴롭힘을 당했다면 이지메로 간주하고 해결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학교 내 교사의 역할.



이지메는 해선안될 나쁜 일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심어주고,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가 상담자에 그치지말고, 해결사가 되라는 겁니다.



<인터뷰> 이자와(시민단체 대표) : "교사가 제대로 꾸짖는다면 이지메는 멈춰질 수 있습니다. 교사가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지메 가해 학생을 전학시킬 수 있도록 교장의 권한도 강화됐습니다.



이같은 조치 후 일본 정부는 연간 12만 건이던 학교 내 이지메가 지난해 7만여건으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실제 피해는 50만 건 이상일 것이라며 이지메 문제를 숨기거나 방치하는 교사와 학교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학교폭력을 해결하려면 이제 학부모와 교사 모두가 나서서 책임을 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질 못합니다.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할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9월,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울의 한 중학교.



학교 측은 10여 일이 지나서야 사건을 알게됐고, 이후에도 숨기는데 급급했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같이 남학생과 여학생이 장난으로 놀다가 그랬다고 진술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폭력으로 인지되는지 시점이 (불명확하다)"



불미스러운 사건은 일단 덮고보자는 식의 관행이 피해 학생을 이중으로 힘들게 합니다.



<녹취> "학생들도 다 알텐데, 학교에서 못봤다고 그러는데 그건 말이 안 되요."



학교폭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학교폭력 상담교사가 있는 곳은 전국 초중고의 1/3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박미라(박사/위센터장 위센터 교사) : "7명이 천 여명의 학생을 돌봐야 합니다."



무조건 자기 자녀들만 감싸고 도는 가해 학생 학부모의 태도도 바뀌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해 학생 부모도 소환해 자녀와 함께 특별 교육을 받게할 필요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 모씨 : "가해 학생 부모라는 사람들이 해도 해도 너무 합니다. 자식의 잘못을 나무라지는 못할 망정.."



대법원도 학교 폭력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가해 학생뿐 아니라 가해학생의 부모와 학교까지 공동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며 학부모와 교사의 책임을 강조하는 추셉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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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학교폭력, 부모·교사 모두 책임”
    • 입력 2011-12-28 22: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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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구 중학생의 자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교폭력은 이미 도를 넘었습니다.

이 뉴스를 보시고 계시는 학부모들께서는 혹시 내 아이도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많을실텐데요.

먼저 우리나라 학교 폭력의 실태, 어느 정도인지 고은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집단 따돌림과 폭력에 시달려왔다는 15살 김 모 양.

지난달 가해 학생들의 이름을 적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김 양의 부모는 딸이 죽기 전 학교 측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호소합니다.

오히려, 지난 4월 학교에 피해 사실을 처음 알렸다가 선생님이 가해 학생을 추궁하면서 따돌림이 더욱 심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녹취> 김 모 양 어머니 : "교장실까지 가서 상의를 하고, 도와달라고 이렇게 구원 요청을 했는데 이게 도와주는 거냐고, 애를 죽이는 거 아니냐..."

경찰도 수사에 나섰지만, 학교 측의 비협조로 가해자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차 모 군(중학생) : "선생님들이 처음에는 (집단 따돌림)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렇게 심하게는 처벌을 안 하시는 것 같아요."

학교폭력 희생자는 네명에 한명꼴일 정도로 일상화됐습니다.

그러나, 학교 폭력 가해자는 가해 사실이 알려지더라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경우가 40퍼센트를 넘었고, 학교 처벌 4퍼센트, 경찰 조사 2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처벌이 없다보니 피해학생 절반 이상이 폭력을 당하고도 교사나 부모에게 도움조차 요청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학교폭력은 해마다 건수가 늘고 있고 위험 수위도 한계를 넘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계속해서 이영풍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자세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멘트>

저는 지금 중학교 교실에 나왔습니다.

중학교 학교 폭력은 초등학교나 고등학교보다 더 심각합니다.

지난해 발생한 학교폭력사건은 초등 231건, 고등학교 2216건인데 반해 중학교는 5376건이나 됩니다. 2배나 더 많습니다.

피해학생들이 학교폭력을 처음으로 경험한 시기도 중학교 1학년 때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도 교실이 43.8%, 학교 밖이 41.6%로 학교폭력은 이제 학교 담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도 우리보다 10년 앞서 이지메 현상을 경험했는데 그동안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를 홍수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내가 그렇게도 미웠니?"

2006년 후쿠오카현의 한 중2 남학생은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들에게 이런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이지메, 즉 언어나 신체적 폭력에 의한 자살이 6건 잇따르면서 일본은 다시한번 학교 폭력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철저히 피해자의 입장에서 한번이라도 괴롭힘을 당했다면 이지메로 간주하고 해결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학교 내 교사의 역할.

이지메는 해선안될 나쁜 일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심어주고,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가 상담자에 그치지말고, 해결사가 되라는 겁니다.

<인터뷰> 이자와(시민단체 대표) : "교사가 제대로 꾸짖는다면 이지메는 멈춰질 수 있습니다. 교사가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지메 가해 학생을 전학시킬 수 있도록 교장의 권한도 강화됐습니다.

이같은 조치 후 일본 정부는 연간 12만 건이던 학교 내 이지메가 지난해 7만여건으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실제 피해는 50만 건 이상일 것이라며 이지메 문제를 숨기거나 방치하는 교사와 학교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학교폭력을 해결하려면 이제 학부모와 교사 모두가 나서서 책임을 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질 못합니다.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할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9월,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울의 한 중학교.

학교 측은 10여 일이 지나서야 사건을 알게됐고, 이후에도 숨기는데 급급했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같이 남학생과 여학생이 장난으로 놀다가 그랬다고 진술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폭력으로 인지되는지 시점이 (불명확하다)"

불미스러운 사건은 일단 덮고보자는 식의 관행이 피해 학생을 이중으로 힘들게 합니다.

<녹취> "학생들도 다 알텐데, 학교에서 못봤다고 그러는데 그건 말이 안 되요."

학교폭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학교폭력 상담교사가 있는 곳은 전국 초중고의 1/3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박미라(박사/위센터장 위센터 교사) : "7명이 천 여명의 학생을 돌봐야 합니다."

무조건 자기 자녀들만 감싸고 도는 가해 학생 학부모의 태도도 바뀌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해 학생 부모도 소환해 자녀와 함께 특별 교육을 받게할 필요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 모씨 : "가해 학생 부모라는 사람들이 해도 해도 너무 합니다. 자식의 잘못을 나무라지는 못할 망정.."

대법원도 학교 폭력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가해 학생뿐 아니라 가해학생의 부모와 학교까지 공동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며 학부모와 교사의 책임을 강조하는 추셉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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