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 원장 영결식 “과학자 성과 휘둘리지 말아야”

입력 2012.07.1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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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최초로 씨감자 배양에 성공한 정혁 박사의 영결식이 오늘 대전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엄수됐습니다.

한 과학자의 불행한 죽음을 두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감자 박사로 유명한 정혁 생명공학연구원장의 영결식.

갑작스런 죽음에 연구원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전재흥 : "고통과 슬픔으로 몰래 우셨을 원장님. 죄송합니다. 이제 다 내려놓고 가십시오."

고인은 20여년전 국내 최초로 씨감자 배양에 성공한 뒤 인공 씨감자 연구에 매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씨감자 기술을 이전받은 벤처 기업의 경영과 연구기관 통폐합설 등 연구 외적인 문제로 심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던중 지난 6일 연구원 건물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인터뷰> 김현순(한국생명공학연구원 그린바이오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실용화를 목전에 있는데 이렇게 홀연히 떠나셔서 너무나 애통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과학자로서 누구보다 올곧은 삶을 살아온 고인의 죽음 뒤에는 우리나라 연구환경이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다고 과학계는 말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에서 최고 업적을 자랑하던 생명과학자와 초전도체 연구 권위자인 물리학자도 연구 실적 압박 등으로 최근 세상을 떠났습니다.

실제로 많은 과학자들은 신기술 연구보다 관리나 운영 등 행정업무에 더 시달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김진수(서울대 화학부 교수/벤처기업 툴젠 창업자) : "연구도 관리해야되고 투자도 받아야되고 그런 일들을 연구자 혼자 하는 것이 굉장히 큰 업무 부담이 됩니다."

성과주의에 급급해 과학자들을 연구실 밖으로 내모는 정부 정책과 풍토가 달라져야한다고 과학계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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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혁 원장 영결식 “과학자 성과 휘둘리지 말아야”
    • 입력 2012-07-10 21: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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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최초로 씨감자 배양에 성공한 정혁 박사의 영결식이 오늘 대전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엄수됐습니다. 한 과학자의 불행한 죽음을 두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감자 박사로 유명한 정혁 생명공학연구원장의 영결식. 갑작스런 죽음에 연구원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전재흥 : "고통과 슬픔으로 몰래 우셨을 원장님. 죄송합니다. 이제 다 내려놓고 가십시오." 고인은 20여년전 국내 최초로 씨감자 배양에 성공한 뒤 인공 씨감자 연구에 매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씨감자 기술을 이전받은 벤처 기업의 경영과 연구기관 통폐합설 등 연구 외적인 문제로 심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던중 지난 6일 연구원 건물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인터뷰> 김현순(한국생명공학연구원 그린바이오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실용화를 목전에 있는데 이렇게 홀연히 떠나셔서 너무나 애통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과학자로서 누구보다 올곧은 삶을 살아온 고인의 죽음 뒤에는 우리나라 연구환경이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다고 과학계는 말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에서 최고 업적을 자랑하던 생명과학자와 초전도체 연구 권위자인 물리학자도 연구 실적 압박 등으로 최근 세상을 떠났습니다. 실제로 많은 과학자들은 신기술 연구보다 관리나 운영 등 행정업무에 더 시달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김진수(서울대 화학부 교수/벤처기업 툴젠 창업자) : "연구도 관리해야되고 투자도 받아야되고 그런 일들을 연구자 혼자 하는 것이 굉장히 큰 업무 부담이 됩니다." 성과주의에 급급해 과학자들을 연구실 밖으로 내모는 정부 정책과 풍토가 달라져야한다고 과학계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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