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바다에 가라앉은 화물선, 바닷속 수중생물 안식처로 변모

입력 1999.02.28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30년 전 바다에 가라앉은 화물선이 지금은 바닷속 온갖 수중 생물의 안식처가 됐습니다. 마치 해양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난파선의 비경을 김도엽 기자가 소개합니다.


⊙ 김도엽 기자 :

원자력 발전소가 눈앞으로 보이는 경북 울진의 앞바다. 수심 25m, 30년 전 가라앉은 화물선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름다운 부채 산호가 빽빽히 달라붙은 배의 표면은 바닷속 오랜 세월을 말해줍니다. 선체의 구멍을 통해 들어간 배 안쪽에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무리지어 있던 망상어 떼는 침입자가 들어오자 어지러이 흩어집니다. 그 아래쪽에 펼쳐진 말미잘의 숲 사이로 돌 돔이 유유히 헤엄을 칩니다. 바닥의 깨진 틈 속에는 괴도라치가 숨어 있습니다. 마치 수초같이 생긴 촉수를 물결에 내맡기며 눈을 껌뻑입니다. 배 안에 쌓여있는 둥근 파이프 무더기는 붕장어들의 집이 됐습니다. 팔뚝 길이만한 붕장어 한 쌍이 사이좋게 숨어 있습니다. 수많은 촉수를 가진 반투명 몸체의 갯민숭 달팽이입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는 같은 달팽이과의 군소가 해조를 입에 물고 있습니다. 모두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희귀종들입니다.


⊙ 조덕연 (해양생태 촬영전문가) :

난파선 작은 공간에 온갖 고기 종류들과 해양생물이 가득했었구요. 난파선 그 자체가 굉장히 훌륭한 어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김도엽 기자 :

이미 수중 생물의 보고가 된 30년 전의 난파선, 바닷속 아름다움을 가득 안고 잠들어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30년전 바다에 가라앉은 화물선, 바닷속 수중생물 안식처로 변모
    • 입력 1999-02-28 21:00:00
    뉴스 9

30년 전 바다에 가라앉은 화물선이 지금은 바닷속 온갖 수중 생물의 안식처가 됐습니다. 마치 해양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난파선의 비경을 김도엽 기자가 소개합니다.


⊙ 김도엽 기자 :

원자력 발전소가 눈앞으로 보이는 경북 울진의 앞바다. 수심 25m, 30년 전 가라앉은 화물선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름다운 부채 산호가 빽빽히 달라붙은 배의 표면은 바닷속 오랜 세월을 말해줍니다. 선체의 구멍을 통해 들어간 배 안쪽에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무리지어 있던 망상어 떼는 침입자가 들어오자 어지러이 흩어집니다. 그 아래쪽에 펼쳐진 말미잘의 숲 사이로 돌 돔이 유유히 헤엄을 칩니다. 바닥의 깨진 틈 속에는 괴도라치가 숨어 있습니다. 마치 수초같이 생긴 촉수를 물결에 내맡기며 눈을 껌뻑입니다. 배 안에 쌓여있는 둥근 파이프 무더기는 붕장어들의 집이 됐습니다. 팔뚝 길이만한 붕장어 한 쌍이 사이좋게 숨어 있습니다. 수많은 촉수를 가진 반투명 몸체의 갯민숭 달팽이입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는 같은 달팽이과의 군소가 해조를 입에 물고 있습니다. 모두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희귀종들입니다.


⊙ 조덕연 (해양생태 촬영전문가) :

난파선 작은 공간에 온갖 고기 종류들과 해양생물이 가득했었구요. 난파선 그 자체가 굉장히 훌륭한 어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김도엽 기자 :

이미 수중 생물의 보고가 된 30년 전의 난파선, 바닷속 아름다움을 가득 안고 잠들어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