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대통령 지키는 ‘호위무사’?…경호원의 딜레마

입력 2025.01.08 (18:07) 수정 2025.01.0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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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슈픽입니다.

관객의 환호에 둘러싸인 유명 여가수.

갑자기 붉은 레이저가 그녀를 정조준합니다.

총탄을 대신 맞고 쓰러진 이는 여가수의 보디가드, 전직 '대통령 경호원' 출신이었습니다.

‘나를 죽여야 국가원수를 보호할 수 있다’, 2006년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 경호실이 발간한 책자 속 내용입니다.

윤석열에 대한 2차 영장 집행을 앞두고 대통령 경호처 소속 경호원들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겨냥한 테러 위험이 감지되자 자신의 몸을 그대로 방패로 만드는 이들 대통령 경호원 훈련 현장입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를 암살하려는 총탄이 날아왔을 때, 경호 요원들이 반사적으로 트럼프를 에워싸도록 한 그 훈련입니다.

경호원들 스스로 ‘죽는 훈련’이라고 부르는 이윱니다.

윤 대통령의 초대 경호처장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었습니다.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해 10월 : "우리 장관께서, 또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하는 거 보면 전두환, 차지철 같아서 아주 좋습니다."]

[김용현/당시 국방장관 : "감사합니다."]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차지철이 되지 마십시오."]

[김용현/당시 국방장관 : "저는 거기 발가락에도 못 따라갑니다."]

차지철.

박정희 대통령 당시 경호실장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시정..."]

당시 '피스톨 박’으로 불리던 박종규의 후임으로 경호 최고 책임자에 오릅니다.

자신의 방에 ‘각하를 지키는 것이 국가를 지키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걸어놨다던 그는 분에 넘치는 권력을 휘두르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KBS 9시 뉴스/2003년 10월 : "역사의 현장 만찬장 입구에 놓여 있는 한 구의 시신, 바로 차지철 경호실장입니다."]

장세동 실장 역시 5공의 이인자로 불릴 만큼 위세가 막강했습니다.

대통령의 평소 기분까지 경호의 영역이라고 밝혀 그에겐 '심기 경호’라는 말이 따라다녔습니다.

권력의 부침에 따라 명운을 함께 한 경호처가 최근 주목받은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입니다.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전 장관이 경호처장에 임명됐고, 경호처에 군과 경찰을 지휘 감독할 권한까지 부여하도록 시행령이 개정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하며, 대통령 경호처 소속 경호원들이 기로에 섰습니다.

1차 영장 집행 시도 때는 복무 수칙에 따라 윤 대통령 수호를 위한 방어선을 구축했습니다.

2차 영장 집행을 앞두고 깊은 침묵에 들어간 대통령 관저.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과 직업적 소명 사이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경호원들의 고심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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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픽] 대통령 지키는 ‘호위무사’?…경호원의 딜레마
    • 입력 2025-01-08 18:07:20
    • 수정2025-01-08 18: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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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환호에 둘러싸인 유명 여가수.

갑자기 붉은 레이저가 그녀를 정조준합니다.

총탄을 대신 맞고 쓰러진 이는 여가수의 보디가드, 전직 '대통령 경호원' 출신이었습니다.

‘나를 죽여야 국가원수를 보호할 수 있다’, 2006년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 경호실이 발간한 책자 속 내용입니다.

윤석열에 대한 2차 영장 집행을 앞두고 대통령 경호처 소속 경호원들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겨냥한 테러 위험이 감지되자 자신의 몸을 그대로 방패로 만드는 이들 대통령 경호원 훈련 현장입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를 암살하려는 총탄이 날아왔을 때, 경호 요원들이 반사적으로 트럼프를 에워싸도록 한 그 훈련입니다.

경호원들 스스로 ‘죽는 훈련’이라고 부르는 이윱니다.

윤 대통령의 초대 경호처장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었습니다.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해 10월 : "우리 장관께서, 또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하는 거 보면 전두환, 차지철 같아서 아주 좋습니다."]

[김용현/당시 국방장관 : "감사합니다."]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차지철이 되지 마십시오."]

[김용현/당시 국방장관 : "저는 거기 발가락에도 못 따라갑니다."]

차지철.

박정희 대통령 당시 경호실장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시정..."]

당시 '피스톨 박’으로 불리던 박종규의 후임으로 경호 최고 책임자에 오릅니다.

자신의 방에 ‘각하를 지키는 것이 국가를 지키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걸어놨다던 그는 분에 넘치는 권력을 휘두르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KBS 9시 뉴스/2003년 10월 : "역사의 현장 만찬장 입구에 놓여 있는 한 구의 시신, 바로 차지철 경호실장입니다."]

장세동 실장 역시 5공의 이인자로 불릴 만큼 위세가 막강했습니다.

대통령의 평소 기분까지 경호의 영역이라고 밝혀 그에겐 '심기 경호’라는 말이 따라다녔습니다.

권력의 부침에 따라 명운을 함께 한 경호처가 최근 주목받은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입니다.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전 장관이 경호처장에 임명됐고, 경호처에 군과 경찰을 지휘 감독할 권한까지 부여하도록 시행령이 개정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하며, 대통령 경호처 소속 경호원들이 기로에 섰습니다.

1차 영장 집행 시도 때는 복무 수칙에 따라 윤 대통령 수호를 위한 방어선을 구축했습니다.

2차 영장 집행을 앞두고 깊은 침묵에 들어간 대통령 관저.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과 직업적 소명 사이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경호원들의 고심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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