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은 최대, 판매는 차질…온누리상품권 ‘엇박자’

[앵커]

27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설 연휴, 엿새가 됐습니다.

명절을 전후해 내수를 살려보잔 취지인데, 비슷한 소비 촉진책이 오늘(9일) 또 나왔습니다.

과일과 고기 같은 16대 설 성수품의 비축 물량을 평소보다 50% 더 풀어서 가격 인하를 유도합니다.

주요 농·축·수산물은 20%씩 할인합니다.

정부 예산 9백억 원을 씁니다.

농협과 수협에서 '반값' 선물세트를 팔고, 영상 통화를 무료로 하는 지원책도 내놨습니다.

여기에, 힘을 준 대책 한 가지 더, 온누리상품권입니다.

전통시장 살리자며 역대 최대로 발행하기로는 했지만, 정작 현장은 준비가 덜 된 상태입니다.

말 뿐인 대책이 되는 건 아닐지, 최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설을 앞두고 내일(10일), 온누리상품권 할인 판매가 시작됩니다.

지난해 추석과 마찬가지로 할인율을 15%로 높입니다.

10만 원짜리 상품권을 8만 5천 원에 살 기회.

단, 카드형과 모바일형만 됩니다.

[신선자/전통시장 소비자 : "많이 할인을 해 주면 더 많이 사죠. 50만 원짜리면 거기서 몇 프로를 해주면 그게 결국 나한테 플러스 되는 건데…."]

올해 발행 목표액은 5조 5천억 원.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6배 넘게 늘었습니다.

명절 대목 전통시장에선 없으면 안 될 존재가 됐습니다.

[이옥연/전통시장 상인 : "할인이 높아질 때 상품권을 가지고 오셔서 사용하는 분들이 많고."]

문제는 역대 최대로 잡은 발행 목표가 제대로 소화될 거냐는 점입니다.

온누리상품권은 종이형, 모바일형, 카드형, 세 종류.

종이형은 문제가 없지만, 모바일형은 모레(11일)부터, 카드형은 다음달 8일부터 '선물하기'가 막힙니다.

다음달 15일부터~28일까지는 판매가 전면 중단됩니다.

온누리상품권으로 설 소비 촉진해보자는 계획이 무색해지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된 건 오는 3월부터 온누리 상품권 사업 운영자가 한국조폐공사로 통합되면서 데이터 이관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조폐공사가 기존 사업자에게서 데이터를 넘겨 받아야 하는데, 사업권 이관 갈등이 길어진 탓입니다.

[이주영/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품권사업실장 : "기업 구매나 이런 쪽에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카드형을 최대한 활용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유도를…."]

올해 발행 목표액 중 카드·모바일형의 비중은 75%가 넘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고석훈 여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