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에도 귀한 배…‘역대 최대’ 할인 받으려면?

입력 2025.01.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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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니 벌써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설 명절 연휴 앞에 낀 월요일인 1월 27일을 임시 휴일로 지정하며 내수 진작을 꾀하고 있는데요.

연휴야 반갑지만, '안 오른 게 없다'는 한탄 속에 명절을 준비해야 할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 지난해는 '金사과' 올해는 '金배'?

마트에 나가보니 올해는 배 값이 많이 오른 게 눈에 띕니다.

지난해에는 사과 값이 많이 뛰어 '金사과' 라는 말이 흔하게 들렸던 데 비해 올해는 배 값이 비쌉니다.

사과 값은 평년보다는 6% 비싼 수준이지만, 지난해보다는 7%가 내렸습니다.


올해 배 값이 많이 오른 건 지난여름 유난했던 폭염의 영향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배 생산량이 17만 8천 톤으로 한해 전보다 2.9% 정도 감소했다고 12월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재배 면적이 줄고 전례 없는 폭염에 배 생산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배 물량은 이보다 훨씬 많이 줄어든 것 보입니다.

포장한 상태로 저온 창고 등에 저장했던 배를 꺼내본 결과, 햇볕에 타서 못 쓰게 된 물량이 상당량 확인된 겁니다.

한 해에 한 번, 가을에 수확해서 일 년 내내 소비하는 배는 물량을 늘릴 방법도 없어 올가을까지는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마트에서는 배가 햇볕에 타서 검게 변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안내판까지 내걸었습니다.

배가 검게 변한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하는 하나로마트 안내판배가 검게 변한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하는 하나로마트 안내판

이렇게 배 값이 강세를 보이자, 농식품부는 유통업체들에 낱개 판매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파는 세 개나 두 개들이 포장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배를 낱개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9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확인한 제수용 배 3개는 2만 6,800원이었는데 하나씩 포장해서 파는 배는 1만 2,800원이었습니다.

사실 하나만 사기에도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하지만 꼭 필요하다면 하나씩 구입할 수 있게 판매하고 있다고, 하나로마트 측은 설명했습니다.

제수용으로 크고 깨끗한 배를 낱개 포장으로 팔고 있다.  가격은 1만 2,800원제수용으로 크고 깨끗한 배를 낱개 포장으로 팔고 있다. 가격은 1만 2,800원

농식품부는 또한 사과와 배를 함께 넣는 '전통적인' 과일 선물 세트 대신, 배를 뺀 과일 세트를 많이 만들어 판매할 것을 유통업체들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에도 사과·배 선물 세트가 아니라 다른 과일들을 이용해서 선물 세트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마트에는 천혜향이나 황금향 등의 만감류를 넣거나 샤인머스켓 등을 넣은 과일 선물 세트가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사과-배 조합 대신 다른 과일들을 넣은 과일 선물 세트전통적인 사과-배 조합 대신 다른 과일들을 넣은 과일 선물 세트

또 배추 소비자가격은 1포기에 평균 5,367원으로 지난해보다 70%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고, 무도 하나에 3,415원으로 89%가 올랐습니다.

농식품부는 일반 가정에서 김장을 마치고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인데도 이렇게 무 배춧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설 대목 등을 앞두고 중간 유통업체들이 물량을 덜 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설 성수품 공급 늘리고 할인 지원도 '역대 최대'로

이에 따라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설 명절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배추 4,500톤과 무 5,500톤을 공급하고 사과 3만 톤과 배 1만 톤도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 설에 많이 찾는 성수품 10가지를 16만 8천 톤 공급해서, 공급량을 평상시의 1.6배로 늘리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명태와 오징어 등 수산물 6가지도 9만 톤 공급해서, 평상시보다 1.1배로 공급을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쉬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예산을 900억 원을 투입하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할인 지원은 대형 마트나 전통 시장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혜택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농축산물 4만 원(정부 지원 2만 원+마트 할인 2만 원), 수산물 5만 원(정부 지원 2만 원 + 마트 할인 3만 원)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는 이 할인 한도가 일주일 단위로 적용되기 때문에, 설 명절까지 남은 3주에 걸쳐서 매주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복잡한 할인 지원…꼼꼼히 확인해서 혜택 챙겨야

전통시장에서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농산물 할인 상품권, 줄여서 '농할' 상품권이나 수산대전 상품권을 구입해야 합니다.

제로페이 앱에서 농할 상품권(30% 할인 판매)이나 수산대전 상품권(20% 할인)을 구입해서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농·축·수산물을 구입하면 그만큼의 할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면 온누리 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할인 행사는 1월 23일부터 27일까지입니다.

전국의 전통시장 천여 곳 가운데 온누리 상품권 환급행사에 참여하는 시장은 160곳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의 120곳보다는 늘었지만, 아직도 20%가 되지 않아 우리 동네 전통시장이 환급행사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참여하는 시장은 ‘농축산물 할인 지원‘(sale.foodnuri.go.kr)과 ‘대한민국 수산대전‘(fsale.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최대 50% 할인'을 내세우고 있지만, 동네에 있는 시장이 참여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는 없겠죠.

게다가 매주 할인 품목이 달라지기 때문에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정부 할인 지원'이라는 표시를 확인해야 합니다.

매주 할인 품목이 바뀌기 때문에 정부 할인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미리 확인해야 한다.  무는 이틀만 할인한다는 안내문매주 할인 품목이 바뀌기 때문에 정부 할인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미리 확인해야 한다. 무는 이틀만 할인한다는 안내문

또 이번 '역대 최대 규모 할인 지원' 대상에 배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농식품부는 배는 물량이 적어서 할인 대상이 아니라고 미리 밝혔습니다.

■ 올해도 '배 없는' 차례상…씁쓸하지만, 의례에는 어긋남 없어

차례상을 준비하다 보면 '홍동백서' '조율이시'와 같은 말을 많이 떠올리게 됩니다만, 유교의 본산 성균관은 이런 표현이 나와 있는 예법서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차례상에 '조율이시' 즉 대추 밤 배 감을 올려야 한다는 것은 예법에 따라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차례상은 제사상과는 다르기 때문에 정성이 중요할 뿐이고 간소하게 차리는 것이 맞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래서 기름에 부치는 전을 올리지 말라, 나물은 한 가지만 올리라고 조언하고 있는데요. 과일도 4가지를 놓으면 된다고 했지, 그 종류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즉 바나나나 감귤 등 계절에 맞고 조상과 자손 모두 좋아하는 것으로 차례를 지내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퇴계 이황 종가 차례상을 보면, 과일 4가지를 하나씩만 담아서 아예 한 접시에 올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올해도 차례상에 배를 올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꼭 배를 올리지 않아도 의례를 거스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래픽:이재희/촬영기자:정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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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설에도 귀한 배…‘역대 최대’ 할인 받으려면?
    • 입력 2025-01-10 07: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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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니 벌써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설 명절 연휴 앞에 낀 월요일인 1월 27일을 임시 휴일로 지정하며 내수 진작을 꾀하고 있는데요.

연휴야 반갑지만, '안 오른 게 없다'는 한탄 속에 명절을 준비해야 할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 지난해는 '金사과' 올해는 '金배'?

마트에 나가보니 올해는 배 값이 많이 오른 게 눈에 띕니다.

지난해에는 사과 값이 많이 뛰어 '金사과' 라는 말이 흔하게 들렸던 데 비해 올해는 배 값이 비쌉니다.

사과 값은 평년보다는 6% 비싼 수준이지만, 지난해보다는 7%가 내렸습니다.


올해 배 값이 많이 오른 건 지난여름 유난했던 폭염의 영향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배 생산량이 17만 8천 톤으로 한해 전보다 2.9% 정도 감소했다고 12월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재배 면적이 줄고 전례 없는 폭염에 배 생산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배 물량은 이보다 훨씬 많이 줄어든 것 보입니다.

포장한 상태로 저온 창고 등에 저장했던 배를 꺼내본 결과, 햇볕에 타서 못 쓰게 된 물량이 상당량 확인된 겁니다.

한 해에 한 번, 가을에 수확해서 일 년 내내 소비하는 배는 물량을 늘릴 방법도 없어 올가을까지는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마트에서는 배가 햇볕에 타서 검게 변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안내판까지 내걸었습니다.

배가 검게 변한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하는 하나로마트 안내판
이렇게 배 값이 강세를 보이자, 농식품부는 유통업체들에 낱개 판매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파는 세 개나 두 개들이 포장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배를 낱개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9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확인한 제수용 배 3개는 2만 6,800원이었는데 하나씩 포장해서 파는 배는 1만 2,800원이었습니다.

사실 하나만 사기에도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하지만 꼭 필요하다면 하나씩 구입할 수 있게 판매하고 있다고, 하나로마트 측은 설명했습니다.

제수용으로 크고 깨끗한 배를 낱개 포장으로 팔고 있다.  가격은 1만 2,800원
농식품부는 또한 사과와 배를 함께 넣는 '전통적인' 과일 선물 세트 대신, 배를 뺀 과일 세트를 많이 만들어 판매할 것을 유통업체들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에도 사과·배 선물 세트가 아니라 다른 과일들을 이용해서 선물 세트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마트에는 천혜향이나 황금향 등의 만감류를 넣거나 샤인머스켓 등을 넣은 과일 선물 세트가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사과-배 조합 대신 다른 과일들을 넣은 과일 선물 세트
또 배추 소비자가격은 1포기에 평균 5,367원으로 지난해보다 70%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고, 무도 하나에 3,415원으로 89%가 올랐습니다.

농식품부는 일반 가정에서 김장을 마치고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인데도 이렇게 무 배춧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설 대목 등을 앞두고 중간 유통업체들이 물량을 덜 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설 성수품 공급 늘리고 할인 지원도 '역대 최대'로

이에 따라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설 명절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배추 4,500톤과 무 5,500톤을 공급하고 사과 3만 톤과 배 1만 톤도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 설에 많이 찾는 성수품 10가지를 16만 8천 톤 공급해서, 공급량을 평상시의 1.6배로 늘리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명태와 오징어 등 수산물 6가지도 9만 톤 공급해서, 평상시보다 1.1배로 공급을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쉬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예산을 900억 원을 투입하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할인 지원은 대형 마트나 전통 시장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혜택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농축산물 4만 원(정부 지원 2만 원+마트 할인 2만 원), 수산물 5만 원(정부 지원 2만 원 + 마트 할인 3만 원)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는 이 할인 한도가 일주일 단위로 적용되기 때문에, 설 명절까지 남은 3주에 걸쳐서 매주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복잡한 할인 지원…꼼꼼히 확인해서 혜택 챙겨야

전통시장에서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농산물 할인 상품권, 줄여서 '농할' 상품권이나 수산대전 상품권을 구입해야 합니다.

제로페이 앱에서 농할 상품권(30% 할인 판매)이나 수산대전 상품권(20% 할인)을 구입해서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농·축·수산물을 구입하면 그만큼의 할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면 온누리 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할인 행사는 1월 23일부터 27일까지입니다.

전국의 전통시장 천여 곳 가운데 온누리 상품권 환급행사에 참여하는 시장은 160곳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의 120곳보다는 늘었지만, 아직도 20%가 되지 않아 우리 동네 전통시장이 환급행사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참여하는 시장은 ‘농축산물 할인 지원‘(sale.foodnuri.go.kr)과 ‘대한민국 수산대전‘(fsale.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최대 50% 할인'을 내세우고 있지만, 동네에 있는 시장이 참여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는 없겠죠.

게다가 매주 할인 품목이 달라지기 때문에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정부 할인 지원'이라는 표시를 확인해야 합니다.

매주 할인 품목이 바뀌기 때문에 정부 할인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미리 확인해야 한다.  무는 이틀만 할인한다는 안내문
또 이번 '역대 최대 규모 할인 지원' 대상에 배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농식품부는 배는 물량이 적어서 할인 대상이 아니라고 미리 밝혔습니다.

■ 올해도 '배 없는' 차례상…씁쓸하지만, 의례에는 어긋남 없어

차례상을 준비하다 보면 '홍동백서' '조율이시'와 같은 말을 많이 떠올리게 됩니다만, 유교의 본산 성균관은 이런 표현이 나와 있는 예법서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차례상에 '조율이시' 즉 대추 밤 배 감을 올려야 한다는 것은 예법에 따라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차례상은 제사상과는 다르기 때문에 정성이 중요할 뿐이고 간소하게 차리는 것이 맞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래서 기름에 부치는 전을 올리지 말라, 나물은 한 가지만 올리라고 조언하고 있는데요. 과일도 4가지를 놓으면 된다고 했지, 그 종류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즉 바나나나 감귤 등 계절에 맞고 조상과 자손 모두 좋아하는 것으로 차례를 지내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퇴계 이황 종가 차례상을 보면, 과일 4가지를 하나씩만 담아서 아예 한 접시에 올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올해도 차례상에 배를 올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꼭 배를 올리지 않아도 의례를 거스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래픽:이재희/촬영기자:정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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