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미사일 쏜 북한…트럼프 취임 맞춰 또 쏠까? [뒷北뉴스]
입력 2025.01.11 (07:01)
수정 2025.01.1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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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일 만입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지난 6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평양 일대에서 날아올라 1,100㎞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떨어졌습니다. 절묘한 타이밍입니다. 우리 군은 약 3주 전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포착했습니다. 꾸물대던 북한은 해를 넘겨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2주 앞두고,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에 와 있을 시간을 선택해 미사일을 쐈습니다.
■ 미국 직접 언급 없이 수위 조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주목할 만한 지점들은 있습니다. 북한은 발사 다음 날(7일) 노동신문 보도에서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뺐습니다. 2022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때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로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던 북한입니다.
하지만 이번 보도에서는 미사일이 노리는 대상으로 괌 미군 기지가 있는 태평양을 언급하면서도, '잠재적인 적수'와 '임의의 적수들', '현시기 적대 세력들'로 모호하게 표현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공격용, 위협용이라기보다는 방어용, 억제용이라고 메시지를 낸 셈입니다.
■ 트럼프 취임 전 추가 도발?
궁금한 건 새해엔 얼마나 많이 쏠 거냐는 겁니다. 올해는 북한이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2021~2025)의 마지막 해입니다. 당 창건 80주년으로 북한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정주년(5년·10년마다 꺾이는 해)이기도 합니다. 상징성 있는 해인 만큼 적극적으로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 구체적인 움직임은 트럼프 취임 직전에 이뤄질 거란 의견도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 군축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트럼프 취임 전 두 차례 정도 고강도 무력시위 가능성이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열린 황해남도 재령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 내부 상황·국제 정세가 주요 변수
하지만 북한 사정도 녹록지 않다는 게 변수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지방 경제 육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방 발전 20×10 정책(매년 20개 시군에 현대적 공장을 지어 10년 안에 농촌 생활 수준을 획기적으로 발전)'입니다. 새해 미사일 발사 이후 김 위원장의 첫 외부 공식 일정도 이 정책으로 지어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공장들이 속속 지어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면서 "국제 정세 변화로 도발할 명분이 줄어든다면 (미사일 발사 보다) 경제 육성에 더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이 가장 강력한 변수인 건 사실입니다. 트럼프 외교안보라인에 6년 전 '하노이 회담' 실무를 맡았던 알렉스 웡(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지명되는 등 북미 대화 가능성도 일부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상 북한은 미국 대통령 취임 전후로 주요 무기를 발사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핵보유국으로 대등함을 강조하며 협상 구도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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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5-01-11 07:02:43
63일 만입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지난 6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평양 일대에서 날아올라 1,100㎞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떨어졌습니다. 절묘한 타이밍입니다. 우리 군은 약 3주 전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포착했습니다. 꾸물대던 북한은 해를 넘겨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2주 앞두고,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에 와 있을 시간을 선택해 미사일을 쐈습니다.
■ 미국 직접 언급 없이 수위 조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주목할 만한 지점들은 있습니다. 북한은 발사 다음 날(7일) 노동신문 보도에서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뺐습니다. 2022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때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로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던 북한입니다.
하지만 이번 보도에서는 미사일이 노리는 대상으로 괌 미군 기지가 있는 태평양을 언급하면서도, '잠재적인 적수'와 '임의의 적수들', '현시기 적대 세력들'로 모호하게 표현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공격용, 위협용이라기보다는 방어용, 억제용이라고 메시지를 낸 셈입니다.
■ 트럼프 취임 전 추가 도발?
궁금한 건 새해엔 얼마나 많이 쏠 거냐는 겁니다. 올해는 북한이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2021~2025)의 마지막 해입니다. 당 창건 80주년으로 북한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정주년(5년·10년마다 꺾이는 해)이기도 합니다. 상징성 있는 해인 만큼 적극적으로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 구체적인 움직임은 트럼프 취임 직전에 이뤄질 거란 의견도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 군축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트럼프 취임 전 두 차례 정도 고강도 무력시위 가능성이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 내부 상황·국제 정세가 주요 변수
하지만 북한 사정도 녹록지 않다는 게 변수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지방 경제 육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방 발전 20×10 정책(매년 20개 시군에 현대적 공장을 지어 10년 안에 농촌 생활 수준을 획기적으로 발전)'입니다. 새해 미사일 발사 이후 김 위원장의 첫 외부 공식 일정도 이 정책으로 지어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공장들이 속속 지어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면서 "국제 정세 변화로 도발할 명분이 줄어든다면 (미사일 발사 보다) 경제 육성에 더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이 가장 강력한 변수인 건 사실입니다. 트럼프 외교안보라인에 6년 전 '하노이 회담' 실무를 맡았던 알렉스 웡(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지명되는 등 북미 대화 가능성도 일부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상 북한은 미국 대통령 취임 전후로 주요 무기를 발사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핵보유국으로 대등함을 강조하며 협상 구도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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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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