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영하 3도 ‘강추위’…타이완은 한파에 4백여 명 사망

[앵커]

북극발 한파가 아열대 지역까지 영향을 주며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워낙 따뜻하던 지역이다 보니 타이완에선 기온이 영상 10도 아래로 내려갔는데도 4백 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태국에서도 일부 지역은 영하로 떨어지며 2명이 숨졌습니다.

방콕 정윤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늘 아침 태국 방콕의 도심 거리.

대부분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긴소매 옷을 입었습니다.

두꺼운 자켓을 껴입은 사람들도 눈에 띕니다.

기온이 19도까지 내려가며 추워졌기 때문입니다.

[비라야 라사미/태국 방콕 : "지난해에는 이렇게 오랜 기간 춥지 않았는데 올해는 너무 길어요. 샤워를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태국의 겨울철 평균 기온은 25도 안팎.

하지만 어제 수도 방콕의 공항 인근은 9도까지 내려갔고, 북부 펫차분 지역에선 영하 3도까지 떨어지며 서리가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날씨는 이곳 태국인들에게 사실상 강추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북동부 부리람주에서 60대 남성이, 동부 나콘라차시마주에서 50대 남성이 같은 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태국 채널3 방송 : "추운 날씨가 원인입니다. (사망한) 69살의 남성은 집 근처 도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타이완에서도 연일 10도를 밑도는 이례적인 추위가 이어지면서 올들어 4백 명 넘게 숨졌습니다.

현지 매체는 갑작스런 추위에 따른 심혈관 질환 등이 원인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을 거쳐 내려온 북극발 한파가 아열대 지역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

[낏띠웃 차러이토이/태국 쭐라롱껀대학교 환경연구소 교수 : "기후변화가 라니냐 같은 현상을 더욱 심각하게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동남아 각국의 기상 당국은 외출할 때 모자와 마스크를 쓰는 등 체온 유지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김시온/촬영:KEMIN/통역:NICHMON/영상출처:태국 채널3·타이랏TV·타이완 TV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