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노동자 사망’ 쿠팡 첫 근로감독…“야간 업무 줄여야”

입력 2025.01.14 (21:48) 수정 2025.01.1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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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로켓배송'으로 알려진 쿠팡CLS에 대해 첫 근로감독을 실시했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의 잇단 사망으로 과로사 문제 등 논란이 컸었는데, 이들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볼 수 없다면서도, 밤샘 근무가 과도하다며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김채린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쿠팡CLS 대리점 '로켓배송' 기사 41살 정슬기 씨가 숨졌습니다.

배송 일을 시작한 지 1년 한 달을 넘겼을 때였습니다.

정 씨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승인한 근로복지공단 판정서입니다.

주 6일 고정 야간 근무, 사망 전 한 달은 주 74시간 넘게 일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고 정슬기 씨 아내/지난해 7월 : "한 3~4주 만에 거의 10kg이 빠졌으니까요. 운전하다가 본인이 모르게 눈을 감고 있대요. 그런 상태로 운전한다고…."]

쿠팡 물류센터 등에선 이후 배송기사, 일용직 노동자 등 4명이 더 숨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고용노동부는 쿠팡CLS를 상대로 첫 '24시간 배송' 근로감독에 나섰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우선, 배송 기사들이 사실상 사측의 감독을 받는 근로자로 일한 게 아니냐는 '불법 파견' 의혹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안전조치 미비와, 산업재해를 기간 내에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해선 관련자를 입건하거나 과태료 처분했습니다.

야간 업무에 대해선 주 5일만 하거나 배송 방식을 조정하라며 개선안 마련도 요구했습니다.

노동계는 정부 조사가 오히려 쿠팡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적이 미달하면 배송 구역을 회수할 수 있는 '클렌징' 제도.

정식 업무가 아닌 분류작업까지 기사가 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들은 손도 못 댔다는 겁니다.

[정금석/고 정슬기 씨 아버지 : "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사람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까지 왔거든요. 본질을 벗어난 걸 가지고 (근로감독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쿠팡에서 일하다 노동자들이 계속 죽는 거잖아요."]

쿠팡 측은 현장 의견을 수렴해 개선책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김성일 김지훈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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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노동자 사망’ 쿠팡 첫 근로감독…“야간 업무 줄여야”
    • 입력 2025-01-14 21:48:57
    • 수정2025-01-14 22:01:50
    뉴스 9
[앵커]

정부가 '로켓배송'으로 알려진 쿠팡CLS에 대해 첫 근로감독을 실시했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의 잇단 사망으로 과로사 문제 등 논란이 컸었는데, 이들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볼 수 없다면서도, 밤샘 근무가 과도하다며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김채린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쿠팡CLS 대리점 '로켓배송' 기사 41살 정슬기 씨가 숨졌습니다.

배송 일을 시작한 지 1년 한 달을 넘겼을 때였습니다.

정 씨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승인한 근로복지공단 판정서입니다.

주 6일 고정 야간 근무, 사망 전 한 달은 주 74시간 넘게 일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고 정슬기 씨 아내/지난해 7월 : "한 3~4주 만에 거의 10kg이 빠졌으니까요. 운전하다가 본인이 모르게 눈을 감고 있대요. 그런 상태로 운전한다고…."]

쿠팡 물류센터 등에선 이후 배송기사, 일용직 노동자 등 4명이 더 숨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고용노동부는 쿠팡CLS를 상대로 첫 '24시간 배송' 근로감독에 나섰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우선, 배송 기사들이 사실상 사측의 감독을 받는 근로자로 일한 게 아니냐는 '불법 파견' 의혹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안전조치 미비와, 산업재해를 기간 내에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해선 관련자를 입건하거나 과태료 처분했습니다.

야간 업무에 대해선 주 5일만 하거나 배송 방식을 조정하라며 개선안 마련도 요구했습니다.

노동계는 정부 조사가 오히려 쿠팡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적이 미달하면 배송 구역을 회수할 수 있는 '클렌징' 제도.

정식 업무가 아닌 분류작업까지 기사가 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들은 손도 못 댔다는 겁니다.

[정금석/고 정슬기 씨 아버지 : "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사람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까지 왔거든요. 본질을 벗어난 걸 가지고 (근로감독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쿠팡에서 일하다 노동자들이 계속 죽는 거잖아요."]

쿠팡 측은 현장 의견을 수렴해 개선책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김성일 김지훈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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