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정직의 가치

입력 2006.03.1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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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기 해설위원]

영국의 사립학교는 미래의 영국을 이끌 지도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서 유명합니다. 사립학교에서는 두 가지 스포츠를 필수로 가르칩니다. 하나는 골프이고 다른 하나는 조정경기입니다. 골프를 통해 정직성을 길러주고 조정경기를 통해서는 단결심과 협동정신을 심어주기 위해섭니다. 골프를 통해 정직의 가치를 터득한 영국의 지도자들은 정직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깁니다.

정치지도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면 정치생명이 끝납니다. 3.1절 골프파문으로 결국 이해찬 총리가 사퇴했습니다. 골프파문이 총리사퇴까지 발전된 데는 관련자들의 거짓말이 한몫 했습니다.

처음부터 솔직히 인정하고 이해를 구하는 겸손을 보였더라면 사태가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연일 새로운 의혹이 불거져 나온 데도 거짓 해명이나 번복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습니다.

또 공직자로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잃어버린 것입니다.‘영’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공무수행자체가 부적절했습니다.

아프리카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노무현 대통령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총리사퇴를 결정한 것입니다. 당연한 결정이자 순리로 받아들여집니다.

골프파문으로 한동안 어수선했던 국정이 하루속히 안정되기를 기대합니다.총리의 사퇴로 정치적인 책임은 일단 매듭지어 졌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의혹들에 대해 규명해야 합니다. 골프파문과 관련해 로비가 있었는지, 주가조작이 있었는지,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누가 개입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내야 합니다.

물론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서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씻어줘야 할 것입니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간 만큼 야권도 수사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골프파문을 계속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할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것입니다. 골프파문정리와 함께 한나라당도 여기자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최연희 의원문제를 조속히 정리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여야모두에게 부담이 돼온 현안을 매듭짓고 정치가 올바른 궤도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시스템이 정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후임총리인선도 늦출 이유가 없습니다. 참여정부 후반기는 정쟁보다는 그동안 벌여놓은 국가정책과제를 마무리짓는 시깁니다. 따라서 후임총리는 실무적으로는 민생을 챙기고, 여야를 아우르는 인품을 갖춘 화합형 인물이 적합하다고 봅니다.

이제 분권형체제와 비대해진 총리실에 대한 검토작업도 이뤄져야 합니다. 보름 동안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골프파문을 계기로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법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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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정직의 가치
    • 입력 2006-03-16 07: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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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기 해설위원] 영국의 사립학교는 미래의 영국을 이끌 지도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서 유명합니다. 사립학교에서는 두 가지 스포츠를 필수로 가르칩니다. 하나는 골프이고 다른 하나는 조정경기입니다. 골프를 통해 정직성을 길러주고 조정경기를 통해서는 단결심과 협동정신을 심어주기 위해섭니다. 골프를 통해 정직의 가치를 터득한 영국의 지도자들은 정직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깁니다. 정치지도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면 정치생명이 끝납니다. 3.1절 골프파문으로 결국 이해찬 총리가 사퇴했습니다. 골프파문이 총리사퇴까지 발전된 데는 관련자들의 거짓말이 한몫 했습니다. 처음부터 솔직히 인정하고 이해를 구하는 겸손을 보였더라면 사태가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연일 새로운 의혹이 불거져 나온 데도 거짓 해명이나 번복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습니다. 또 공직자로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잃어버린 것입니다.‘영’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공무수행자체가 부적절했습니다. 아프리카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노무현 대통령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총리사퇴를 결정한 것입니다. 당연한 결정이자 순리로 받아들여집니다. 골프파문으로 한동안 어수선했던 국정이 하루속히 안정되기를 기대합니다.총리의 사퇴로 정치적인 책임은 일단 매듭지어 졌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의혹들에 대해 규명해야 합니다. 골프파문과 관련해 로비가 있었는지, 주가조작이 있었는지,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누가 개입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내야 합니다. 물론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서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씻어줘야 할 것입니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간 만큼 야권도 수사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골프파문을 계속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할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것입니다. 골프파문정리와 함께 한나라당도 여기자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최연희 의원문제를 조속히 정리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여야모두에게 부담이 돼온 현안을 매듭짓고 정치가 올바른 궤도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시스템이 정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후임총리인선도 늦출 이유가 없습니다. 참여정부 후반기는 정쟁보다는 그동안 벌여놓은 국가정책과제를 마무리짓는 시깁니다. 따라서 후임총리는 실무적으로는 민생을 챙기고, 여야를 아우르는 인품을 갖춘 화합형 인물이 적합하다고 봅니다. 이제 분권형체제와 비대해진 총리실에 대한 검토작업도 이뤄져야 합니다. 보름 동안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골프파문을 계기로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법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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