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해적’ 불가사리 피해 급증

입력 2008.03.25 (20:52) 수정 2008.03.2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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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해와 동해 바다에 널려 있는 불가사리들이 최근 서해안에서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해역에 서식하는 아무르 불가사리의 개체수가 급증해 어장을 황폐화 시키고 있습니다.

김종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덕교항에서 어선을 타고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용유도 앞바다.

이 해역에서는 몇 년 전만 해도 통발을 던져 놓으면 간재미와 우럭 등이 꽤 많이 잡혀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그물속에 불가사리만 가득합니다.

<녹취>조태진(선장) : "요즘에는 고기는 구경도 못하고요, 불가사리만 많이 들어와서 어민들에게 아무 돈벌이가 안되고 있습니다."

불가사리는 전복과 성게, 굴 등 어패류는 물론 어망에 들어있는 물고기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어장을 황폐화시킵니다.

생계가 걸려 있는 어민들은 불가사리 한 마리라도 더 잡아내겠다며 요즘 거의 매일 바다로 나갑니다.

본격적인 조업 전까지 어민들은 당번을 정해 매주 한 차례씩 바다와 해안가에서 불가사리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잡은 불가사리는 지자체 예산으로 킬로그램당 5백원에 수매하지만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습니다.

서해안은 남해나 동해에 비해 불가사리의 개체수는 적지만 포식성과 번식력이 아주 강한 러시아 산 아무르 불가사리가 몇 년전부터 급속히 늘어나 어장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해 바다의 수온 상승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불가사리 증식의 한 원인으로 꼽습니다.

서해의 표층 수온은 과거 38년 동안 약 0.98℃ 높아졌습니다.

상승폭도 남해와 동해보다 큽니다

<인터뷰>허승(박사/서해 수산연구소) : "지구 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했고 이에 따른 생태계 변화로 인한 해파리 특히 불가사리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불가사리로 인한 어업 피해액은 연간 100억 원.

어민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서해 바다밑이 불가사리로 뒤덮여 어장이 모두 망가질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뾰족한 퇴치 수단이 없어 걱정만 더해갑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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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 속 해적’ 불가사리 피해 급증
    • 입력 2008-03-25 20:13:20
    • 수정2008-03-25 21: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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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해와 동해 바다에 널려 있는 불가사리들이 최근 서해안에서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해역에 서식하는 아무르 불가사리의 개체수가 급증해 어장을 황폐화 시키고 있습니다. 김종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덕교항에서 어선을 타고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용유도 앞바다. 이 해역에서는 몇 년 전만 해도 통발을 던져 놓으면 간재미와 우럭 등이 꽤 많이 잡혀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그물속에 불가사리만 가득합니다. <녹취>조태진(선장) : "요즘에는 고기는 구경도 못하고요, 불가사리만 많이 들어와서 어민들에게 아무 돈벌이가 안되고 있습니다." 불가사리는 전복과 성게, 굴 등 어패류는 물론 어망에 들어있는 물고기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어장을 황폐화시킵니다. 생계가 걸려 있는 어민들은 불가사리 한 마리라도 더 잡아내겠다며 요즘 거의 매일 바다로 나갑니다. 본격적인 조업 전까지 어민들은 당번을 정해 매주 한 차례씩 바다와 해안가에서 불가사리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잡은 불가사리는 지자체 예산으로 킬로그램당 5백원에 수매하지만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습니다. 서해안은 남해나 동해에 비해 불가사리의 개체수는 적지만 포식성과 번식력이 아주 강한 러시아 산 아무르 불가사리가 몇 년전부터 급속히 늘어나 어장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해 바다의 수온 상승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불가사리 증식의 한 원인으로 꼽습니다. 서해의 표층 수온은 과거 38년 동안 약 0.98℃ 높아졌습니다. 상승폭도 남해와 동해보다 큽니다 <인터뷰>허승(박사/서해 수산연구소) : "지구 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했고 이에 따른 생태계 변화로 인한 해파리 특히 불가사리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불가사리로 인한 어업 피해액은 연간 100억 원. 어민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서해 바다밑이 불가사리로 뒤덮여 어장이 모두 망가질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뾰족한 퇴치 수단이 없어 걱정만 더해갑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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