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에 ‘충격·공포’

입력 2009.02.04 (21:57) 수정 2009.02.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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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여년 전 화성 연쇄 살인 사건에 이어 이번 강호순 사건까지, 모두 경기 서남부 지역이 주무대였습니다.

충격과 공포로 뒤덮인 경기 서남부 지역의 밤을 최문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안산시 외곽의 한적한 주택가.

인근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이 알려진 이후 주민들은 밖에 나서기를 꺼립니다.

<녹취> 안산시 사사동 주민 : "쓰레기 버리는 것도 낮에 버리고요. 밤에는 절대 안 나와요. 등산도 많이 하는데 그것도 지금 많이 꺼리거든요."

해가 진 뒤, 버스 정류장엔 인적이 끊겼습니다.

이곳은 지난 2007년 1월 강호순이 박 모 여인을 차에 태워 납치한 곳입니다.

지금부터 버스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30분을 기다렸지만, 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이 왜 강호순의 차를 탔는지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합니다.

전철역으로 아내를 마중 나온 남편. 아내가 늦은 밤 퇴근해야 하는게 안타깝고, 또 두렵습니다.

<인터뷰> 박찬웅(안산시 월피동) : "같이 맞벌이를 해야 하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위험하지만 사정이 그러다 보니 다니는 거죠."

밤 10시가 지나 마을버스에 올랐습니다.

평소 이 시간엔 설 자리도 없을만큼 꽉 찬다던데 어제는 꽤 한산했습니다

<인터뷰> 박옥림(마을버스 기사) : "저녁 이후에 손님이 별로 없어요. (사건 이후에 많이?) 네, 식당들도 장사도 안되고,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손님들이 안 다니는 거죠."

예전엔 안그랬는데, 귀갓길이 요즘처럼 무서웠던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성애(서울 흑석동) : "여기 안 사는데, 얘가 자기 집 가자고 해서, 무섭다고…."

군포에서 만난 노래방 도우미는 일 나서기가 두렵다고 말합니다.

강호순에게 희생된 배 모씨를 잘 알고 지냈던 터여선지 공포감은 더합니다.

<녹취> 노래방 도우미 : "모르는 손님은 들어가려고 하지도 않아요. 왔다가도 가버려요."

범죄에 대한 불안감은 치안당국을 믿지 못하겠다는 불만으로 직결됩니다.

이 편의점은 어제 강도를 당했지만, 경찰지구대와 연결되는 직통 전화는 어쩐 일인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편의점 운영자 : "직통전화를 우리는 믿고 신청해 놓고 항상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것마저 안되면 아무런 안전 대비가 없다는 거죠."

공포와 불안에, 치안 전반에 대한 불신까지….

이 지역 주민들이 연쇄살인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해보였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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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에 ‘충격·공포’
    • 입력 2009-02-04 20:54:19
    • 수정2009-02-04 22:00:20
    뉴스 9
<앵커 멘트> 20여년 전 화성 연쇄 살인 사건에 이어 이번 강호순 사건까지, 모두 경기 서남부 지역이 주무대였습니다. 충격과 공포로 뒤덮인 경기 서남부 지역의 밤을 최문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안산시 외곽의 한적한 주택가. 인근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이 알려진 이후 주민들은 밖에 나서기를 꺼립니다. <녹취> 안산시 사사동 주민 : "쓰레기 버리는 것도 낮에 버리고요. 밤에는 절대 안 나와요. 등산도 많이 하는데 그것도 지금 많이 꺼리거든요." 해가 진 뒤, 버스 정류장엔 인적이 끊겼습니다. 이곳은 지난 2007년 1월 강호순이 박 모 여인을 차에 태워 납치한 곳입니다. 지금부터 버스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30분을 기다렸지만, 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이 왜 강호순의 차를 탔는지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합니다. 전철역으로 아내를 마중 나온 남편. 아내가 늦은 밤 퇴근해야 하는게 안타깝고, 또 두렵습니다. <인터뷰> 박찬웅(안산시 월피동) : "같이 맞벌이를 해야 하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위험하지만 사정이 그러다 보니 다니는 거죠." 밤 10시가 지나 마을버스에 올랐습니다. 평소 이 시간엔 설 자리도 없을만큼 꽉 찬다던데 어제는 꽤 한산했습니다 <인터뷰> 박옥림(마을버스 기사) : "저녁 이후에 손님이 별로 없어요. (사건 이후에 많이?) 네, 식당들도 장사도 안되고,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손님들이 안 다니는 거죠." 예전엔 안그랬는데, 귀갓길이 요즘처럼 무서웠던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성애(서울 흑석동) : "여기 안 사는데, 얘가 자기 집 가자고 해서, 무섭다고…." 군포에서 만난 노래방 도우미는 일 나서기가 두렵다고 말합니다. 강호순에게 희생된 배 모씨를 잘 알고 지냈던 터여선지 공포감은 더합니다. <녹취> 노래방 도우미 : "모르는 손님은 들어가려고 하지도 않아요. 왔다가도 가버려요." 범죄에 대한 불안감은 치안당국을 믿지 못하겠다는 불만으로 직결됩니다. 이 편의점은 어제 강도를 당했지만, 경찰지구대와 연결되는 직통 전화는 어쩐 일인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편의점 운영자 : "직통전화를 우리는 믿고 신청해 놓고 항상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것마저 안되면 아무런 안전 대비가 없다는 거죠." 공포와 불안에, 치안 전반에 대한 불신까지…. 이 지역 주민들이 연쇄살인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해보였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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