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햄버거·아이폰 NO!”…빗나간 애국

입력 2016.07.20 (20:34) 수정 2016.07.2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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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패소 이후 중국인들이 '미국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며 스마트폰을 부수고, 햄버거 가게에서 영업을 방해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맹목적 국수주의의 확산에 관영 언론들까지 화들짝 놀라고 있습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중국을 돌려줘라! 미국을 거부한다!"

중국의 한 KFC 매장, 수십여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불매 운동을 벌이는 모습입니다.

KFC 매장을 향해 달걀을 던지고 불매 운동 현수막을 치우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햄버거를 먹는 손님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녹취> "KFC를 사 먹는건 미국 사람들한테 대포를 만들어주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도끼로 사정없이 부수고 있는 것도, 이 남성들이 망가뜨리는 핸드폰도 모두 아이폰입니다.

화면 중앙에는 "애국은 아이폰을 부수는 데서 시작한다"는 문구까지 나옵니다.

KFC에서 음식을 사먹지 말자, 애플 휴대전화를 부수자, 나이키 운동화를 신지 말자 등의 미국에 대한 반감은 남중국해 패소 판결 이후 나타난 현상입니다.

<녹취> "남중국해 판결, 알게 뭐야?"

중국 유명 SNS인 웨이보엔 오성홍기와 함께 "중국은 조금도 작아질 수 없다" 는 해시태그를 단 페이지가 생겼습니다.

중국을 용에 미국을 메기에 비유하며 용의 꼬리, 즉 중국의 일부분인 남중국해를 탐내지 말고 꺼지라는 내용을 담은 만평도 올라왔습니다.

남중국해 문제를 제소한 필리핀 산 망고나 바나나를 구매하지 말자고 하는가 하면, 필리핀 여행을 취소하자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우리나라의 물건에 대한 불매운동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를 넘은 국수주의의 화살이 엉뚱한 곳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빨리, 또 많이 먹기로 유명한 이 여성.

<녹취> "잘 먹겠습니다~ 바나나를 정말 좋아해서 기뻐요."

바나나 137개를 먹는 동영상을 올렸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바나나가 필리핀 산일 것이다, 137이라는 숫자가 중국의 13억 7천만이라는 인구를 의미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중국 반체제 예술가의 작품에 좋아요를 누른 것이 알려진 일본 배우 미즈하라 기코, 3년이나 지난일이었지만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지며 공개사과 했습니다.

<녹취> 미즈하라 키코(일본 배우) : "제가 한 일로 분노하신 중국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중국의 댓글부대, '우마오당'이라 불리는 이들이 조직적인 선동 글을 퍼뜨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중국 관영 통신인 신화통신은 이같은 불매운동은 '애국'의 바른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했고, 인민일보도 어리석은 애국이라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불붙은 국수주의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를 일입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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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햄버거·아이폰 NO!”…빗나간 애국
    • 입력 2016-07-20 20:29:54
    • 수정2016-07-20 20:41:32
    글로벌24
<앵커 멘트>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패소 이후 중국인들이 '미국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며 스마트폰을 부수고, 햄버거 가게에서 영업을 방해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맹목적 국수주의의 확산에 관영 언론들까지 화들짝 놀라고 있습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중국을 돌려줘라! 미국을 거부한다!"

중국의 한 KFC 매장, 수십여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불매 운동을 벌이는 모습입니다.

KFC 매장을 향해 달걀을 던지고 불매 운동 현수막을 치우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햄버거를 먹는 손님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녹취> "KFC를 사 먹는건 미국 사람들한테 대포를 만들어주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도끼로 사정없이 부수고 있는 것도, 이 남성들이 망가뜨리는 핸드폰도 모두 아이폰입니다.

화면 중앙에는 "애국은 아이폰을 부수는 데서 시작한다"는 문구까지 나옵니다.

KFC에서 음식을 사먹지 말자, 애플 휴대전화를 부수자, 나이키 운동화를 신지 말자 등의 미국에 대한 반감은 남중국해 패소 판결 이후 나타난 현상입니다.

<녹취> "남중국해 판결, 알게 뭐야?"

중국 유명 SNS인 웨이보엔 오성홍기와 함께 "중국은 조금도 작아질 수 없다" 는 해시태그를 단 페이지가 생겼습니다.

중국을 용에 미국을 메기에 비유하며 용의 꼬리, 즉 중국의 일부분인 남중국해를 탐내지 말고 꺼지라는 내용을 담은 만평도 올라왔습니다.

남중국해 문제를 제소한 필리핀 산 망고나 바나나를 구매하지 말자고 하는가 하면, 필리핀 여행을 취소하자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우리나라의 물건에 대한 불매운동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를 넘은 국수주의의 화살이 엉뚱한 곳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빨리, 또 많이 먹기로 유명한 이 여성.

<녹취> "잘 먹겠습니다~ 바나나를 정말 좋아해서 기뻐요."

바나나 137개를 먹는 동영상을 올렸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바나나가 필리핀 산일 것이다, 137이라는 숫자가 중국의 13억 7천만이라는 인구를 의미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중국 반체제 예술가의 작품에 좋아요를 누른 것이 알려진 일본 배우 미즈하라 기코, 3년이나 지난일이었지만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지며 공개사과 했습니다.

<녹취> 미즈하라 키코(일본 배우) : "제가 한 일로 분노하신 중국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중국의 댓글부대, '우마오당'이라 불리는 이들이 조직적인 선동 글을 퍼뜨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중국 관영 통신인 신화통신은 이같은 불매운동은 '애국'의 바른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했고, 인민일보도 어리석은 애국이라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불붙은 국수주의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를 일입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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