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먹튀’…주가조작단 검거

입력 2017.10.19 (12:01) 수정 2017.10.1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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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를 조작해 상한가를 만들어 챙기던 주가조작단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금융조사부는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로 권 모(43) 씨 등 8명을 구속기소 하는 등 18명을 재판에 넘기고 1명을 기소 중지했다.

권 씨 등은 2012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78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해 78억여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가 변동성이 강한 정치인 테마주나 중소형주를 주로 노리면서, 신규로 상장되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시장에 풀린 물량이 많지 않은 주식을 노려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작할 종목을 선정하면 하루에서 3일 정도 주가 조작을 준비해서 허위로 물량을 주문하거나, 주식시장에 풀린 매도 물량을 모두 사들이는 등의 방식으로 주가를 전일 종가보다 30%를 올려 상한가를 만들었다.

당일 장 중에는 상한가를 형성한 주식 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고, 장 종료 이후 시간 외 장에서도 마치 해당 종목이 실제로 인기가 있는 것처럼 높은 가격에 주문을 걸어뒀다가 거래가 체결되기 전에 취소하거나 실제로 매수하는 방식으로 주가 관리를 계속 했다. 이렇게 해서 다음 날 개장 직후에도 기대심리로 몰렸던 사람들이 시초가에 팔고 나가지 않도록 조정했다.

이들은 이후 분할 매도(물량을 나눠서 파는 방식)로 주가 조작에 들어간 물량을 빼내면서 부당하게 수익을 실현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 조직은 20명 정도의 규모를 유지하면서, 작업할 때 많게는 20억~30억 원 정도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한 종목에 들어가면 대체로 5명이 한 조가 돼서 움직이면서 단체 채팅방으로 매수 매도 주문 시점과 물량을 소통했다. 이렇게 조작할 때 1인당 5천만 원에서 2억 원까지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 이후의 수익은 다음 작업에 필요한 수준만 남기고 철저히 나눠 가져 뒷말을 없앴다. 5년여 동안 조직이 운영되면서 조직에서 이탈한 사람은 개인 사정으로 나간 1명뿐이었다.

이들은 '스승' 권 씨를 구심점으로 뭉쳤다. 스승은 단기 조작에 유용한 어록을 모아 책자로 만드는 등 새로 들어오는 조직원을 가르쳤다. 초기부터 잘 배운 '고수' 혹은 '고수 3인방'은 이후 새로 들어온 '제자'들을 가르쳤다.

검찰 관계자는 "부당 이득금 78억여 원에 대해 철저히 환수하도록 하겠다"면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악영향을 미치는 금융시장의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각종 불법행위에 대하여 엄정 대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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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한가 ‘먹튀’…주가조작단 검거
    • 입력 2017-10-19 12:01:12
    • 수정2017-10-19 12:43:30
    사회
주가를 조작해 상한가를 만들어 챙기던 주가조작단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금융조사부는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로 권 모(43) 씨 등 8명을 구속기소 하는 등 18명을 재판에 넘기고 1명을 기소 중지했다.

권 씨 등은 2012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78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해 78억여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가 변동성이 강한 정치인 테마주나 중소형주를 주로 노리면서, 신규로 상장되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시장에 풀린 물량이 많지 않은 주식을 노려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작할 종목을 선정하면 하루에서 3일 정도 주가 조작을 준비해서 허위로 물량을 주문하거나, 주식시장에 풀린 매도 물량을 모두 사들이는 등의 방식으로 주가를 전일 종가보다 30%를 올려 상한가를 만들었다.

당일 장 중에는 상한가를 형성한 주식 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고, 장 종료 이후 시간 외 장에서도 마치 해당 종목이 실제로 인기가 있는 것처럼 높은 가격에 주문을 걸어뒀다가 거래가 체결되기 전에 취소하거나 실제로 매수하는 방식으로 주가 관리를 계속 했다. 이렇게 해서 다음 날 개장 직후에도 기대심리로 몰렸던 사람들이 시초가에 팔고 나가지 않도록 조정했다.

이들은 이후 분할 매도(물량을 나눠서 파는 방식)로 주가 조작에 들어간 물량을 빼내면서 부당하게 수익을 실현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 조직은 20명 정도의 규모를 유지하면서, 작업할 때 많게는 20억~30억 원 정도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한 종목에 들어가면 대체로 5명이 한 조가 돼서 움직이면서 단체 채팅방으로 매수 매도 주문 시점과 물량을 소통했다. 이렇게 조작할 때 1인당 5천만 원에서 2억 원까지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 이후의 수익은 다음 작업에 필요한 수준만 남기고 철저히 나눠 가져 뒷말을 없앴다. 5년여 동안 조직이 운영되면서 조직에서 이탈한 사람은 개인 사정으로 나간 1명뿐이었다.

이들은 '스승' 권 씨를 구심점으로 뭉쳤다. 스승은 단기 조작에 유용한 어록을 모아 책자로 만드는 등 새로 들어오는 조직원을 가르쳤다. 초기부터 잘 배운 '고수' 혹은 '고수 3인방'은 이후 새로 들어온 '제자'들을 가르쳤다.

검찰 관계자는 "부당 이득금 78억여 원에 대해 철저히 환수하도록 하겠다"면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악영향을 미치는 금융시장의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각종 불법행위에 대하여 엄정 대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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