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예술품’ 고철 팔아치운 해운대구, 비난 여론에 결국 사과

입력 2018.01.23 (15:57) 수정 2018.01.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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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청이 세계적 설치미술 거장 데니스 오펜하임의 '꽃의 내부' 철거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연관 기사] 세계적 거장 예술품을 ‘고철’로 처분했다고?…거센 비난 여론

해운대구, 조각품 철거 사과…"유족과 치유책 논의"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데니스 오펜하임의 '꽃의 내부'를 유족 등에게 통보하지 않고 철거한 데 대해 오펜하임 유족과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성찰의 계기로 삼아 유족과 미술계·문화계 관계자들의 상처를 조속히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백 청장은 "이번 일은 행정기관으로서 민원 해결에만 급급하다 보니 예술 작품에 대한 상식적인 절차를 소홀히 해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해운대구청은 이번 철거와 관련해 미국에 거주 중인 데니스 오펜하임의 유족 측과 접촉해 사과와 함께 치유책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산 지역 미술계·문화계 인사들과도 대책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2010년 9월 해운대를 방문한 데니스 오펜하임 씨가 배덕광 당시 해운대구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펜하임은 이듬해 1월 암으로 사망하면서 ‘꽃의 내부’는 그의 유작이 됐다.2010년 9월 해운대를 방문한 데니스 오펜하임 씨가 배덕광 당시 해운대구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펜하임은 이듬해 1월 암으로 사망하면서 ‘꽃의 내부’는 그의 유작이 됐다.

유명 조각가 작품 고철로 처분했다 '물의'

조각작품 '꽃의 내부'는 해운대구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 의뢰해 국제공모를 거쳐 2011년 3월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했다.

가로 8.5m, 세로 8m, 높이 6m 규모로, 스테인리스 스틸파이프와 폴리카보네이트 반달봉으로 만든 9개의 꽃잎 사이를 걸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작품이다.

작가인 오펜하임은 작품 완성을 목전에 두고 2011년 1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꽃의 내부'는 그의 유작이 됐다.

해운대구는 8억원을 들여 '꽃의 내부'를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하고 관광 볼거리로 활용했으나 2016년 10월 태풍 차바의 피해로 일부 훼손된 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이후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가 지난해 12월 해수욕장 호안도로 확장공사 과정에서 '꽃의 내부'를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고철로 처분해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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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장 예술품’ 고철 팔아치운 해운대구, 비난 여론에 결국 사과
    • 입력 2018-01-23 15:57:18
    • 수정2018-01-23 16: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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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청이 세계적 설치미술 거장 데니스 오펜하임의 '꽃의 내부' 철거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연관 기사] 세계적 거장 예술품을 ‘고철’로 처분했다고?…거센 비난 여론

해운대구, 조각품 철거 사과…"유족과 치유책 논의"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데니스 오펜하임의 '꽃의 내부'를 유족 등에게 통보하지 않고 철거한 데 대해 오펜하임 유족과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성찰의 계기로 삼아 유족과 미술계·문화계 관계자들의 상처를 조속히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백 청장은 "이번 일은 행정기관으로서 민원 해결에만 급급하다 보니 예술 작품에 대한 상식적인 절차를 소홀히 해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해운대구청은 이번 철거와 관련해 미국에 거주 중인 데니스 오펜하임의 유족 측과 접촉해 사과와 함께 치유책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산 지역 미술계·문화계 인사들과도 대책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2010년 9월 해운대를 방문한 데니스 오펜하임 씨가 배덕광 당시 해운대구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펜하임은 이듬해 1월 암으로 사망하면서 ‘꽃의 내부’는 그의 유작이 됐다.
유명 조각가 작품 고철로 처분했다 '물의'

조각작품 '꽃의 내부'는 해운대구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 의뢰해 국제공모를 거쳐 2011년 3월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했다.

가로 8.5m, 세로 8m, 높이 6m 규모로, 스테인리스 스틸파이프와 폴리카보네이트 반달봉으로 만든 9개의 꽃잎 사이를 걸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작품이다.

작가인 오펜하임은 작품 완성을 목전에 두고 2011년 1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꽃의 내부'는 그의 유작이 됐다.

해운대구는 8억원을 들여 '꽃의 내부'를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하고 관광 볼거리로 활용했으나 2016년 10월 태풍 차바의 피해로 일부 훼손된 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이후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가 지난해 12월 해수욕장 호안도로 확장공사 과정에서 '꽃의 내부'를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고철로 처분해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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