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사람 살려”…아내 겁주려다 저승길 문턱까지 간 남편

입력 2018.02.22 (14: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21일 새벽 2시 30분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의 모 아파트 9층.

A(39) 씨는 아내 B(33) 씨와 집에서 술을 마셨다. 부부는 처음에는 술잔을 부딪치며 기분 좋게 술을 마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로 언성이 높아졌고 부부 싸움으로 번졌다. 행복하게 시작한 술자리였지만, 부부는 결국 얼굴을 붉히며 술자리를 끝내야 했다.

부부 싸움으로 화가 난 A 씨는 아내가 화장실을 간 사이 집 베란다로 몸을 옮겼다. 갑자기 그는 난간을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시작했다. 자칫 하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6층까지 내려가던 A 씨는 힘이 빠졌고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화장실을 다녀온 아내는 베란다 밖에서 들리는 남편의 다급한 목소리와 6층에 매달려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바로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해 1층에 매트리스를 설치했다. 이어 6층으로 이동해 자고 있는 집주인을 깨워 문을 열고 들어가 6층에서 A 씨를 구조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던 중 순간 화가 나 아내에게 겁을 주려고 이런 행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아내를 겁주려다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A 씨를 구조하면서 6층 화분이 깨졌지만, 아내 B 씨가 배상해주기로 약속하고 다른 피해가 없어 그대로 훈방조치 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어 "A 씨가 술은 마셨지만, 만취 상태는 아니었다"며 "한바탕 소동을 일으킨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를 마친 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사이좋게 귀가했다”고 덧붙였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건후] “사람 살려”…아내 겁주려다 저승길 문턱까지 간 남편
    • 입력 2018-02-22 14:39:16
    취재후·사건후
지난 21일 새벽 2시 30분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의 모 아파트 9층.

A(39) 씨는 아내 B(33) 씨와 집에서 술을 마셨다. 부부는 처음에는 술잔을 부딪치며 기분 좋게 술을 마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로 언성이 높아졌고 부부 싸움으로 번졌다. 행복하게 시작한 술자리였지만, 부부는 결국 얼굴을 붉히며 술자리를 끝내야 했다.

부부 싸움으로 화가 난 A 씨는 아내가 화장실을 간 사이 집 베란다로 몸을 옮겼다. 갑자기 그는 난간을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시작했다. 자칫 하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6층까지 내려가던 A 씨는 힘이 빠졌고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화장실을 다녀온 아내는 베란다 밖에서 들리는 남편의 다급한 목소리와 6층에 매달려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바로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해 1층에 매트리스를 설치했다. 이어 6층으로 이동해 자고 있는 집주인을 깨워 문을 열고 들어가 6층에서 A 씨를 구조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던 중 순간 화가 나 아내에게 겁을 주려고 이런 행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아내를 겁주려다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A 씨를 구조하면서 6층 화분이 깨졌지만, 아내 B 씨가 배상해주기로 약속하고 다른 피해가 없어 그대로 훈방조치 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어 "A 씨가 술은 마셨지만, 만취 상태는 아니었다"며 "한바탕 소동을 일으킨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를 마친 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사이좋게 귀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