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주인은 해외출장 중…부동산 애널의 경고

입력 2018.06.25 (14:01) 수정 2018.06.2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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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택공급은 기존 주택 보유자가 매도하는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주택가격이 오른 이유는 다주택자를 포함한 주택공급자들이 추가 가격상승을 기대하면서 매도 물량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증권회사에서 건설·부동산 업종 분석을 담당하는 미래에셋대우 이광수 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책이 부동산 카페 등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아파트 시장의 향방을 놓고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중한 부동산 투자를 충고하는 내용이다.

그는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법칙’이라는 책을 통해 최근 아파트 시장에 대한 진단과 함께 매수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부동산 투자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원칙을 가지고 접근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적었다.

“최근 강남 집값 오른 원인을 공급부족에서 찾는 건 오류”

이 연구원의 주장 중 눈길이 가는 대목은 최근 몇 년 새 있었던 아파트값 급등의 원인이다.

그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이 급등한 이유는 투기적 수요 때문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이유는 공급이 빠르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것.

여기서 공급 감소는 신규 아파트 공급부족보다는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철회했음을 뜻한다. 그는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대거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따라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수요 변동 없이 단기 공급감소(주인들의 매물 철회)로 형성된 가격은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수요가 만드는 가격은 안정적이지만 공급 원인으로 형성되는 가격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이런 관점에서 최근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폭등에 가까운 부동산 가격 상승은 거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아파트 고점 가능성의 또 다른 근거는 정부의 태도다.

그는 “정부와 절대 맞서 싸우지 마라”고 충고한다.

부동산 정책이 한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러나 정책 영향을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그동안은 규제가 발표되면 움츠렸다가 아니다 싶으면 다시 뛰어드는 등 규제를 무섭게 생각했다. 완화 정책이 발표되면 지금 같은 부동산 불경기에 ‘뭐 되겠어“”라며 무시했다. 장기간에 걸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낸 투자자는 정책의 변화를 잘 감지하고 투자한 사람들이었다.

이 연구원은 “정책을 무시하지 마라. 대신 쫄지도 마라”고 말한다.

강남 집주인은 해외 출장 중

책 서문에는 이런 사례가 나온다.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를 사려고 결심한 혁재 부부. 개인 사정으로 매수를 2주 미루다 낭패’를 봤다. 그 새 2억 원이 오른 것이다. 부부는 2억 원을 더 주고라도 아파트를 사겠다며 2평 남짓한 부동산 중개업소로 간다.

중개업소 대표의 말은 이렇다. “제가 사모님한테 말씀드렸는데, 갑자기 매도자 남편이 미국으로 출장을 가셨대요. 그래서 집을 파실지는 내일 알려주신다고 하네요. 이거 어떡하죠. 죄송해서”

혁재가 회의 중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아내는 “개포동 아파트, 집 주인이 연락이 왔는데 1억 원 더 올려주면 계약하겠다는데 ‘고 말한다. 남편은 "뭐? 하루 만에 1억 원이 올라? 자기야 우리 하지 말자. 이건 아닌 거 같아”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사례를 소개하며 부동산 투자에서 심리 변화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투자 법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감정에 휘둘려 매수, 매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목해야 할 지표는 거래량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지표로 거래량을 꼽는다. 거래량이 중요한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거래가 많이 되는 아파트일수록 가격 변화가 커지고 그에 따른 가격변화가 생길 수 있다.

거래량과 함께 잘 봐야 하는 것이 거래회전율이다. 이는 전체 아파트 대비 매매거래된 주택수가 얼마나 되느냐를 보는 지표다. 거래가 활발한 정도를 나타낸다.

최근 서울에서 거래 회전율이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강서구, 은평구, 성북구, 강북구다. 반면 강남, 서초, 과천시 등 상대적으로 투기 공급이 많은 지역은 거래 회전율이 낮게 나타난다.

거래회전율이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건 투자 시점을 고려할 때도 중요하게 검토해야 한다. 거래회전율이 감소하는 경우는 수요자의 관심이 줄어들거나 매도 물량이 감소하는 경우인데 두 경우 모두 투자하는 입장에서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부동산은 겨울에 사야 한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 중요한 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품는 것이다. 그래야 수익을 낼 수 있다. 남들과 똑같이 사는 것이 옳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우리들에게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 두렵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모두 안 좋게 생각할 때가 최선의 타이밍이었다. 누가 집을 사나며 욕할 때 주택 가격이 가장 쌌다.

저자는 ”투자 의사결정에서 변명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대신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겨울에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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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집주인은 해외출장 중…부동산 애널의 경고
    • 입력 2018-06-25 14:01:58
    • 수정2018-06-27 21:28:17
    취재K
“주택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택공급은 기존 주택 보유자가 매도하는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주택가격이 오른 이유는 다주택자를 포함한 주택공급자들이 추가 가격상승을 기대하면서 매도 물량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증권회사에서 건설·부동산 업종 분석을 담당하는 미래에셋대우 이광수 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책이 부동산 카페 등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아파트 시장의 향방을 놓고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중한 부동산 투자를 충고하는 내용이다.

그는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법칙’이라는 책을 통해 최근 아파트 시장에 대한 진단과 함께 매수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부동산 투자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원칙을 가지고 접근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적었다.

“최근 강남 집값 오른 원인을 공급부족에서 찾는 건 오류”

이 연구원의 주장 중 눈길이 가는 대목은 최근 몇 년 새 있었던 아파트값 급등의 원인이다.

그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이 급등한 이유는 투기적 수요 때문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이유는 공급이 빠르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것.

여기서 공급 감소는 신규 아파트 공급부족보다는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철회했음을 뜻한다. 그는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대거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따라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수요 변동 없이 단기 공급감소(주인들의 매물 철회)로 형성된 가격은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수요가 만드는 가격은 안정적이지만 공급 원인으로 형성되는 가격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이런 관점에서 최근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폭등에 가까운 부동산 가격 상승은 거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아파트 고점 가능성의 또 다른 근거는 정부의 태도다.

그는 “정부와 절대 맞서 싸우지 마라”고 충고한다.

부동산 정책이 한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러나 정책 영향을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그동안은 규제가 발표되면 움츠렸다가 아니다 싶으면 다시 뛰어드는 등 규제를 무섭게 생각했다. 완화 정책이 발표되면 지금 같은 부동산 불경기에 ‘뭐 되겠어“”라며 무시했다. 장기간에 걸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낸 투자자는 정책의 변화를 잘 감지하고 투자한 사람들이었다.

이 연구원은 “정책을 무시하지 마라. 대신 쫄지도 마라”고 말한다.

강남 집주인은 해외 출장 중

책 서문에는 이런 사례가 나온다.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를 사려고 결심한 혁재 부부. 개인 사정으로 매수를 2주 미루다 낭패’를 봤다. 그 새 2억 원이 오른 것이다. 부부는 2억 원을 더 주고라도 아파트를 사겠다며 2평 남짓한 부동산 중개업소로 간다.

중개업소 대표의 말은 이렇다. “제가 사모님한테 말씀드렸는데, 갑자기 매도자 남편이 미국으로 출장을 가셨대요. 그래서 집을 파실지는 내일 알려주신다고 하네요. 이거 어떡하죠. 죄송해서”

혁재가 회의 중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아내는 “개포동 아파트, 집 주인이 연락이 왔는데 1억 원 더 올려주면 계약하겠다는데 ‘고 말한다. 남편은 "뭐? 하루 만에 1억 원이 올라? 자기야 우리 하지 말자. 이건 아닌 거 같아”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사례를 소개하며 부동산 투자에서 심리 변화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투자 법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감정에 휘둘려 매수, 매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목해야 할 지표는 거래량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지표로 거래량을 꼽는다. 거래량이 중요한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거래가 많이 되는 아파트일수록 가격 변화가 커지고 그에 따른 가격변화가 생길 수 있다.

거래량과 함께 잘 봐야 하는 것이 거래회전율이다. 이는 전체 아파트 대비 매매거래된 주택수가 얼마나 되느냐를 보는 지표다. 거래가 활발한 정도를 나타낸다.

최근 서울에서 거래 회전율이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강서구, 은평구, 성북구, 강북구다. 반면 강남, 서초, 과천시 등 상대적으로 투기 공급이 많은 지역은 거래 회전율이 낮게 나타난다.

거래회전율이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건 투자 시점을 고려할 때도 중요하게 검토해야 한다. 거래회전율이 감소하는 경우는 수요자의 관심이 줄어들거나 매도 물량이 감소하는 경우인데 두 경우 모두 투자하는 입장에서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부동산은 겨울에 사야 한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 중요한 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품는 것이다. 그래야 수익을 낼 수 있다. 남들과 똑같이 사는 것이 옳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우리들에게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 두렵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모두 안 좋게 생각할 때가 최선의 타이밍이었다. 누가 집을 사나며 욕할 때 주택 가격이 가장 쌌다.

저자는 ”투자 의사결정에서 변명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대신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겨울에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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