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올해만 4번째…‘새마을금고’ 잇따른 강도 이유?

입력 2018.07.23 (08:33) 수정 2018.07.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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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은행 강도가 은행 금고를 털고 도망가는 이야기 영화의 단골 소재죠.

그런데, 올해로 벌써 4번째 은행 강도가 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새마을금고 인데요.

다행히 범인이 모두 잡히기는 했지만 훔쳐간 돈은 일부만 돌아왔습니다.

끊이지 않는 은행 강도 사건, 이들은 왜 새마을금고를 노리고 있을까요.

뉴스따라잡기 오늘은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경북 영주의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9일, 경북 영주의 한 병원.

한 남성이 유유히 병원 문을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에워쌉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경찰들이) '잡아', '뛰어' 그런 소리 들리는 순간 어떻게 잡아 가지고 차에 타는 것만 봤어요."]

이 남성을 덮친 사람들은 바로 경찰들이었는데요,

시내 한복판에서 붙잡힌 남성은 36살 A 씨였습니다.

[A 씨/피의자/음성변저 : "죄송합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지난 16일 낮 12시 20분쯤 복면을 한 은행 강도가 영주의 한 새마을금고에 침입했습니다.

현장 직원 4명을 위협해 4천 3백여만 원을 빼앗아 달아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5초.

무엇보다 100m 이내에는 파출소까지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 시간 때에는 혼자 근무할 때 이웃 파출소하고 둘이 합동 근무를 해요. 합동 근무를 하면 관할이 넓어지잖아요."]

돈을 가방에 담는 동안 은행 직원도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출동한 건 7분이 지난 뒤였고, 강도는 은행 뒤쪽 담장을 넘어 미리 준비해 둔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상황이었습니다.

[김형동/경북 영주경찰서 수사과장 : "범인이 오토바이 타고 이동하는 도주로를 따라서 계속 CCTV를 추적해 수사해 온 (피의자의 이동) 방향이 영주 방향이었습니다."]

관내 CCTV 500여대를 분석하는 도중에 의외의 곳에서 단서가 나타났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인 15일 밤 10시 반쯤 경북 안동시내의 한 치킨 매장 앞.

영업이 한창일 시간에 복면을 한 남성이 매장 앞에 세워둔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오토바이 절도 피해자 [인터뷰] 처음에 지나갈 때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란 걸 몰랐는데 10시 22분에 한 번 가게 앞을 이렇게 배회하고 28분에 한 번 더 지나갑니다.

두 화면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매장 앞을 한번, 또 한번 지나가던 남성.

다시 3번째에는 복면을 하고 나타나더니 곧바로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그대로 달아나 버린 겁니다.

[김형동/경북 영주경찰서 수사과장 : "절도 사건을 서로 비교해보니깐 오토바이가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거기에 수사 초점을 맞췄습니다."]

CCTV에는 복면을 하기 전 용의자의 얼굴이 담겨있던 상황.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결국 범행 3일 만에 A 씨가 붙잡히게 된 겁니다.

도난당한 4천 3백만 원 가운데 회수된 돈은 700만 원 정도였습니다.

[김형동/경북 영주경찰서 수사과장 : "범죄 동기가 식당을 운영하다가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 돈이 필요하니깐 범행을 결심하게 된 거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A 씨.

범행 후 회사에 정상 출근하고 병원 치료를 받는 등 일상을 보냈는데요,

범행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입니다.

[김형동/경북 영주경찰서 수사과장 : "복면과 흉기를 준비하고 범행에 이용할 오토바이를 절취하고 도주 과정에서 필요시 복장을 환복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마을금고에 든 은행 강도. 이번이 올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5일, 이번에는 경북 영천의 한 새마을금고.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괴한이 은행창구를 뛰어넘어 들어오더니, 여직원을 인질로 삼은 뒤 흉기로 위협해 창구에 있던 돈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당시 범인은 범행 6시간 만에 붙잡혔는데요.

당시에도 훔쳐간 2천만 원 가운데 회수된 것은 7백만 원 정도.

그런데, 이 두 사건에는 유사점이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사건 당시에도 2명 근무했고, 그때 당시에는 청원 경찰이 없었는데…."]

모두 은행 근무 인원이 적었고, 보안 요원이나 청원 경찰 등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새마을금고 자체가 소규모이고 주변 지역에 위치해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청원경찰을 고용해서 근무하기에는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는 거죠."]

새마을금고는 지난 1월 울산, 2월 충남 아산, 6월 영천, 7월 영주까지 올해 들어서만 4차례 강도 사건이 이어졌습니다.

대도시보다는 지역의 중소도시, 대형 은행보다는 새마을금고 같은 작은 규모의 은행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은행 강도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범행이 발각될 위험이 좀 적고 자기들이 원하는 범행을 성공시킬 확률이 높다는 그런 판단을 하고 새마을금고를 노리는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측은 지난달 강도 사건과 모방 범죄를 막기 위해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음성변조 : "경비인력의 확대와 공동체 치안 활동의 확대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특히, 범죄의 표적이 되는 은행이 입는 피해도 문제지만, 동시에 지역 주민의 불안감도 커지는 만큼 보다 확실한 치안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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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올해만 4번째…‘새마을금고’ 잇따른 강도 이유?
    • 입력 2018-07-23 08:39:58
    • 수정2018-07-23 09: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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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은행 강도가 은행 금고를 털고 도망가는 이야기 영화의 단골 소재죠.

그런데, 올해로 벌써 4번째 은행 강도가 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새마을금고 인데요.

다행히 범인이 모두 잡히기는 했지만 훔쳐간 돈은 일부만 돌아왔습니다.

끊이지 않는 은행 강도 사건, 이들은 왜 새마을금고를 노리고 있을까요.

뉴스따라잡기 오늘은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경북 영주의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9일, 경북 영주의 한 병원.

한 남성이 유유히 병원 문을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에워쌉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경찰들이) '잡아', '뛰어' 그런 소리 들리는 순간 어떻게 잡아 가지고 차에 타는 것만 봤어요."]

이 남성을 덮친 사람들은 바로 경찰들이었는데요,

시내 한복판에서 붙잡힌 남성은 36살 A 씨였습니다.

[A 씨/피의자/음성변저 : "죄송합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지난 16일 낮 12시 20분쯤 복면을 한 은행 강도가 영주의 한 새마을금고에 침입했습니다.

현장 직원 4명을 위협해 4천 3백여만 원을 빼앗아 달아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5초.

무엇보다 100m 이내에는 파출소까지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 시간 때에는 혼자 근무할 때 이웃 파출소하고 둘이 합동 근무를 해요. 합동 근무를 하면 관할이 넓어지잖아요."]

돈을 가방에 담는 동안 은행 직원도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출동한 건 7분이 지난 뒤였고, 강도는 은행 뒤쪽 담장을 넘어 미리 준비해 둔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상황이었습니다.

[김형동/경북 영주경찰서 수사과장 : "범인이 오토바이 타고 이동하는 도주로를 따라서 계속 CCTV를 추적해 수사해 온 (피의자의 이동) 방향이 영주 방향이었습니다."]

관내 CCTV 500여대를 분석하는 도중에 의외의 곳에서 단서가 나타났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인 15일 밤 10시 반쯤 경북 안동시내의 한 치킨 매장 앞.

영업이 한창일 시간에 복면을 한 남성이 매장 앞에 세워둔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오토바이 절도 피해자 [인터뷰] 처음에 지나갈 때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란 걸 몰랐는데 10시 22분에 한 번 가게 앞을 이렇게 배회하고 28분에 한 번 더 지나갑니다.

두 화면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매장 앞을 한번, 또 한번 지나가던 남성.

다시 3번째에는 복면을 하고 나타나더니 곧바로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그대로 달아나 버린 겁니다.

[김형동/경북 영주경찰서 수사과장 : "절도 사건을 서로 비교해보니깐 오토바이가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거기에 수사 초점을 맞췄습니다."]

CCTV에는 복면을 하기 전 용의자의 얼굴이 담겨있던 상황.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결국 범행 3일 만에 A 씨가 붙잡히게 된 겁니다.

도난당한 4천 3백만 원 가운데 회수된 돈은 700만 원 정도였습니다.

[김형동/경북 영주경찰서 수사과장 : "범죄 동기가 식당을 운영하다가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 돈이 필요하니깐 범행을 결심하게 된 거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A 씨.

범행 후 회사에 정상 출근하고 병원 치료를 받는 등 일상을 보냈는데요,

범행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입니다.

[김형동/경북 영주경찰서 수사과장 : "복면과 흉기를 준비하고 범행에 이용할 오토바이를 절취하고 도주 과정에서 필요시 복장을 환복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마을금고에 든 은행 강도. 이번이 올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5일, 이번에는 경북 영천의 한 새마을금고.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괴한이 은행창구를 뛰어넘어 들어오더니, 여직원을 인질로 삼은 뒤 흉기로 위협해 창구에 있던 돈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당시 범인은 범행 6시간 만에 붙잡혔는데요.

당시에도 훔쳐간 2천만 원 가운데 회수된 것은 7백만 원 정도.

그런데, 이 두 사건에는 유사점이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사건 당시에도 2명 근무했고, 그때 당시에는 청원 경찰이 없었는데…."]

모두 은행 근무 인원이 적었고, 보안 요원이나 청원 경찰 등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새마을금고 자체가 소규모이고 주변 지역에 위치해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청원경찰을 고용해서 근무하기에는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는 거죠."]

새마을금고는 지난 1월 울산, 2월 충남 아산, 6월 영천, 7월 영주까지 올해 들어서만 4차례 강도 사건이 이어졌습니다.

대도시보다는 지역의 중소도시, 대형 은행보다는 새마을금고 같은 작은 규모의 은행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은행 강도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범행이 발각될 위험이 좀 적고 자기들이 원하는 범행을 성공시킬 확률이 높다는 그런 판단을 하고 새마을금고를 노리는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측은 지난달 강도 사건과 모방 범죄를 막기 위해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음성변조 : "경비인력의 확대와 공동체 치안 활동의 확대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특히, 범죄의 표적이 되는 은행이 입는 피해도 문제지만, 동시에 지역 주민의 불안감도 커지는 만큼 보다 확실한 치안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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