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사고 잇따른 B-737맥스…전 세계 ‘비행금지’ 후폭풍

입력 2019.03.19 (18:07) 수정 2019.03.19 (18: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잇따른 추락 사고를 일으킨 보잉 737 맥스 여객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해당 여객기의 운항이 금지된 가운데, 해당 기종을 들여오려던 국내 항공사들도 도입을 일제히 중단했는데요.

마지막까지 버티던 미국마저 운항 정지 조치를 내리고 전방위적인 조사에 나서는 등,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국토부 출입하고 있는 이슬기 기자와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단 최근에 있었던 추락사고 내용을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가 처음 사고를 일으킨 건 지난해 10월 29일 인도네시아에서였는데요.

저비용항공사죠, 라이언에어 소속 737 맥스 8이 자카르타에서 이륙한 지 10여 분 만에 인근 해상에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탑승객 전원인 189명이 숨졌고요.

그리고 넉 달여 뒤인 지난 10일에 또 추락사고가 난 겁니다.

승무원 157명을 태우고 에티오피아 나이로비로 향하던 같은 기종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했거든요.

마찬가지로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였습니다.

[앵커]

안타까운 일인데요.

사고 원인의 윤곽이 좀 나왔습니까?

[기자]

사실 항공기 사고라는 게 가끔씩 나기도 하고, 전혀 없었던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유달리 파장이 컸던 이유는 굉장히 짧은 기간에 잇따라 일어난 두 건의 사고가 상당히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는 점 때문입니다.

일단 둘 다 비행을 시작한 지 10분 남짓한 시간에 사고가 났거든요.

사실상 이륙하자마자 추락한 거죠.

비행 기록을 검토해보니까 사고 직전에 비행기가 불규칙하게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나타났다고 하거든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와 에티오피아 교통부 등도 이런 유사성을 모두 인정한 상황입니다.

[앵커]

사고가 난 737 맥스는 최신 기종이라는데, 최신 기종이면 사고 확률이 더 낮게, 안전하게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사고가 난 보잉 737 맥스 여객기는 지금 세계적으로 제일 잘 나가는 최신 항공기입니다.

그래서 더 충격이 컸는데요.

전문가들은 최신 항공기라고 해서 사고의 확률이 더 낮아지는 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역설적이죠.

비행기를 타면 보통 기장이 안내방송도 하고, 직접 조종도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최신 여객기들은 대부분 자동항법장치를 이용합니다.

뜰 때부터 내릴 때까지 거의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거죠.

비행기가 사실상 날아다니는 거대한 전자장비인 셈입니다.

최신 기종인 737맥스 역시 비행기가 급하강하면 자동으로 그걸 감지해서 고도를 다시 높이는 첨단 시스템이 있는데요.

이 시스템에 뭔가 에러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동항법시스템이 워낙 기능도 많고 복잡하다 보니까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오래 걸리는 거죠.

[앵커]

국내 항공사 상황을 정리해 볼까요.

운항 중이던 여객기는 이미 중단을 했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737 맥스를 보유하고 있던 이스타항공은 지난 12일에 해당 여객기 2대의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해당 기종을 들여올 예정이던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도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도입을 중단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불과 석 달 전에 737 맥스를 들여오면서 축하파티도 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죠.

최신 기종을 도입한다고요.

근데 어떻게 보면 날벼락을 맞은 셈이죠.

외신을 보면 보잉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곧 실시한다, 이런 뉴스들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제가 조금 전 직접 확인을 해봤는데 실제로 보잉에서 아직 연락을 받은 건 없다고 합니다.

국토부도 마찬가지고요.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봐도 이 업그레이드가 간단하게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여객기 한 대 한 대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거라는 얘기입니다.

[앵커]

보잉사가 받을 타격이 만만치 않겠네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최근 항공업계에서는 대형 여객기가 아니라 경제성이 높은 소형 여객기가 대세거든요.

승객은 최대한 많이 태우면서 연비까지 좋은 737맥스는 이런 트렌드에 딱 맞는 보잉사의 베스트셀러였던 셈이죠.

항공 전문 사이트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마지막 사고가 나기 전 일주일 동안 해당 여객기가 전 세계적으로 8,500편 이상 운항을 했다고 합니다.

에어버스와 함께 사실상 전 세계 항공시장을 과점해왔던 보잉으로서는 정말 뼈아픈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요.

보잉은 또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를 순방할 때마다 '보잉 세일즈맨'을 자처할 정도니까요.

그런데 737맥스가 문제가 생기니까 중국이 제일 먼저 운항을 정지했거든요.

중국이 총대를 메니까 다른 나라들도 뒤를 따랐고요.

이걸 중미 무역전쟁과 연관 지어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국도 독자적인 여객기 개발과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잉의 과점에 금이 가고 항공기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포인트 경제] 사고 잇따른 B-737맥스…전 세계 ‘비행금지’ 후폭풍
    • 입력 2019-03-19 18:09:15
    • 수정2019-03-19 18:17:23
    통합뉴스룸ET
[앵커]

최근 잇따른 추락 사고를 일으킨 보잉 737 맥스 여객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해당 여객기의 운항이 금지된 가운데, 해당 기종을 들여오려던 국내 항공사들도 도입을 일제히 중단했는데요.

마지막까지 버티던 미국마저 운항 정지 조치를 내리고 전방위적인 조사에 나서는 등,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국토부 출입하고 있는 이슬기 기자와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단 최근에 있었던 추락사고 내용을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가 처음 사고를 일으킨 건 지난해 10월 29일 인도네시아에서였는데요.

저비용항공사죠, 라이언에어 소속 737 맥스 8이 자카르타에서 이륙한 지 10여 분 만에 인근 해상에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탑승객 전원인 189명이 숨졌고요.

그리고 넉 달여 뒤인 지난 10일에 또 추락사고가 난 겁니다.

승무원 157명을 태우고 에티오피아 나이로비로 향하던 같은 기종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했거든요.

마찬가지로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였습니다.

[앵커]

안타까운 일인데요.

사고 원인의 윤곽이 좀 나왔습니까?

[기자]

사실 항공기 사고라는 게 가끔씩 나기도 하고, 전혀 없었던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유달리 파장이 컸던 이유는 굉장히 짧은 기간에 잇따라 일어난 두 건의 사고가 상당히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는 점 때문입니다.

일단 둘 다 비행을 시작한 지 10분 남짓한 시간에 사고가 났거든요.

사실상 이륙하자마자 추락한 거죠.

비행 기록을 검토해보니까 사고 직전에 비행기가 불규칙하게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나타났다고 하거든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와 에티오피아 교통부 등도 이런 유사성을 모두 인정한 상황입니다.

[앵커]

사고가 난 737 맥스는 최신 기종이라는데, 최신 기종이면 사고 확률이 더 낮게, 안전하게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사고가 난 보잉 737 맥스 여객기는 지금 세계적으로 제일 잘 나가는 최신 항공기입니다.

그래서 더 충격이 컸는데요.

전문가들은 최신 항공기라고 해서 사고의 확률이 더 낮아지는 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역설적이죠.

비행기를 타면 보통 기장이 안내방송도 하고, 직접 조종도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최신 여객기들은 대부분 자동항법장치를 이용합니다.

뜰 때부터 내릴 때까지 거의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거죠.

비행기가 사실상 날아다니는 거대한 전자장비인 셈입니다.

최신 기종인 737맥스 역시 비행기가 급하강하면 자동으로 그걸 감지해서 고도를 다시 높이는 첨단 시스템이 있는데요.

이 시스템에 뭔가 에러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동항법시스템이 워낙 기능도 많고 복잡하다 보니까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오래 걸리는 거죠.

[앵커]

국내 항공사 상황을 정리해 볼까요.

운항 중이던 여객기는 이미 중단을 했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737 맥스를 보유하고 있던 이스타항공은 지난 12일에 해당 여객기 2대의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해당 기종을 들여올 예정이던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도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도입을 중단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불과 석 달 전에 737 맥스를 들여오면서 축하파티도 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죠.

최신 기종을 도입한다고요.

근데 어떻게 보면 날벼락을 맞은 셈이죠.

외신을 보면 보잉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곧 실시한다, 이런 뉴스들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제가 조금 전 직접 확인을 해봤는데 실제로 보잉에서 아직 연락을 받은 건 없다고 합니다.

국토부도 마찬가지고요.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봐도 이 업그레이드가 간단하게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여객기 한 대 한 대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거라는 얘기입니다.

[앵커]

보잉사가 받을 타격이 만만치 않겠네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최근 항공업계에서는 대형 여객기가 아니라 경제성이 높은 소형 여객기가 대세거든요.

승객은 최대한 많이 태우면서 연비까지 좋은 737맥스는 이런 트렌드에 딱 맞는 보잉사의 베스트셀러였던 셈이죠.

항공 전문 사이트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마지막 사고가 나기 전 일주일 동안 해당 여객기가 전 세계적으로 8,500편 이상 운항을 했다고 합니다.

에어버스와 함께 사실상 전 세계 항공시장을 과점해왔던 보잉으로서는 정말 뼈아픈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요.

보잉은 또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를 순방할 때마다 '보잉 세일즈맨'을 자처할 정도니까요.

그런데 737맥스가 문제가 생기니까 중국이 제일 먼저 운항을 정지했거든요.

중국이 총대를 메니까 다른 나라들도 뒤를 따랐고요.

이걸 중미 무역전쟁과 연관 지어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국도 독자적인 여객기 개발과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잉의 과점에 금이 가고 항공기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