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임직원의 ‘갑질’…비리 제보했더니 일감 보복?

입력 2019.03.19 (21:22) 수정 2019.03.1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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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대기업이 회사에 접수된 임원급의 비리를 처리하는 자세를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삼성화재 자회사의 한 임원이 부인 이름으로 자동차 수리업체를 차렸고, 삼성화재는 이 업체를 조직적으로 도와줍니다.

이 비리를 제보한 협력업체는 그 이후 일감이 뚝 끊겨 폐업할 처지에 놓입니다.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감이 없어 썰렁한 자동차 변속기 수리업체.

3년간 사업을 이어왔지만 최근 일감이 뚝 끊겼습니다.

이대로라면 문을 닫아야 할 상황.

약 두 달 전 삼성화재 본사에 자회사 임원인 이 모 씨의 비리를 제보한 이후 경영난이 시작됐습니다.

[협력업체 대표/음성변조 :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불이익을 받더라도 내가 당신 먹여 살릴 테니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싸우라고."]

제보 내용은 자동차 수리를 맡기는 업무를 총괄하는 삼성화재의 자회사 임원 이 씨가 부인 명의로 자동차 변속기 수리 업체를 차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보 이후 지금까지 삼성화재에서 의뢰된 수리는 단 한 건.

한 달 평균 6건씩 들어오던 것에 크게 못 미칩니다.

[협력업체 대표/음성변조 : "전체 일감의 80%가 삼성 일이었는데 제보 이후에 안 들어오니까 제보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실제 임원 이 씨의 업체 설립 당시 삼성화재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대물 보상을 담당하는 부서장이 지역 센터장들을 소집해 임원의 퇴직 프로그램이니 이 업체를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겁니다.

해당 업체 정보를 담은 공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수리가 필요할 때 활용하길 바란다는 문구도 적혀있습니다.

삼성화재 측은 일이 없어 일감을 못 준 것뿐이라며 새로운 업체를 소개하는 것도 일상적이라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업체를 소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내부 직원의 전언입니다.

삼성화재는 해당 임원을 아무런 징계 없이 사직 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가 뒤늦게 관리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한건탁/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책임 : "애니카 손사는 해당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검해서 특정 업체가 부당하게 혜택을 받거나 불이익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임원은 현재 자신의 배우자 명의의 업체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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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화재 임직원의 ‘갑질’…비리 제보했더니 일감 보복?
    • 입력 2019-03-19 21:25:03
    • 수정2019-03-19 22: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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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대기업이 회사에 접수된 임원급의 비리를 처리하는 자세를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삼성화재 자회사의 한 임원이 부인 이름으로 자동차 수리업체를 차렸고, 삼성화재는 이 업체를 조직적으로 도와줍니다.

이 비리를 제보한 협력업체는 그 이후 일감이 뚝 끊겨 폐업할 처지에 놓입니다.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감이 없어 썰렁한 자동차 변속기 수리업체.

3년간 사업을 이어왔지만 최근 일감이 뚝 끊겼습니다.

이대로라면 문을 닫아야 할 상황.

약 두 달 전 삼성화재 본사에 자회사 임원인 이 모 씨의 비리를 제보한 이후 경영난이 시작됐습니다.

[협력업체 대표/음성변조 :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불이익을 받더라도 내가 당신 먹여 살릴 테니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싸우라고."]

제보 내용은 자동차 수리를 맡기는 업무를 총괄하는 삼성화재의 자회사 임원 이 씨가 부인 명의로 자동차 변속기 수리 업체를 차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보 이후 지금까지 삼성화재에서 의뢰된 수리는 단 한 건.

한 달 평균 6건씩 들어오던 것에 크게 못 미칩니다.

[협력업체 대표/음성변조 : "전체 일감의 80%가 삼성 일이었는데 제보 이후에 안 들어오니까 제보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실제 임원 이 씨의 업체 설립 당시 삼성화재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대물 보상을 담당하는 부서장이 지역 센터장들을 소집해 임원의 퇴직 프로그램이니 이 업체를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겁니다.

해당 업체 정보를 담은 공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수리가 필요할 때 활용하길 바란다는 문구도 적혀있습니다.

삼성화재 측은 일이 없어 일감을 못 준 것뿐이라며 새로운 업체를 소개하는 것도 일상적이라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업체를 소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내부 직원의 전언입니다.

삼성화재는 해당 임원을 아무런 징계 없이 사직 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가 뒤늦게 관리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한건탁/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책임 : "애니카 손사는 해당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검해서 특정 업체가 부당하게 혜택을 받거나 불이익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임원은 현재 자신의 배우자 명의의 업체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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