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109주년…유해 발굴은 ‘지지부진’

[앵커]

오늘은 안중근 의사가 중국 뤼순감옥에서 순국한 지 꼭 109년이 되는 날입니다.

안 의사는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에도 동양평화를 염원하며 마지막 기도를 올렸는데요.

국권이 회복되면 조국에 유해를 묻어달라던 유언은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까요?

뤼순에서 김명주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1909년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다롄으로 압송된 이후 뤼순 감옥에 수감됐습니다.

144일 동안 이 독방에서 전쟁 없는 세상을 염원하며 동양평화론을 집필했습니다.

안 의사 독방은 보시다시피 간수부장실 바로 옆에 붙어 있습니다.

감옥 측도 당시 안 의사의 범죄 혐의가 가볍지 않다고 보고 특별 관리를 한 것입니다.

109년 전 3월 26일 오전 10시 안 의사는 고향에서 보내온 명주옷을 입고 사형장에 들어섰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동양평화를 위해 마지막 기도를 올렸습니다.

[김월배/하얼빈이공대 교수 : "(검찰관이)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뭐냐고 하자 (안 의사는) 내가 죽어도 너희가 일본으로 돌아가서 동양 평화를 위해 힘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형 선고를 받고도 항소를 포기하면서 집필했던 유묵 가운데 7점은 당시 일본 검찰관이나 통역, 심지어 간수들에게까지 건네졌습니다.

안 의사의 애국정신과 사상적 깊이는 뤼순 감옥을 찾아온 일본인들에게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오쿠보 아쯔시/일본인 방문객 : "국가를 위해 조선을 위해 자유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정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한이 추진 중인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발굴 사업은 아직 더디기만 한 상황.

올해 뤼순 감옥에서 열린 109주년 추모식은 그래서 더욱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뤼순에서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