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빌딩에 밀려난 쪽방촌 사람들…쫓겨난 10명 어디에?
입력 2019.07.19 (21:42)
수정 2019.07.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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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심에는 화려한 빌딩 뿐만 아니라 빈곤층이 모여사는 쪽방촌도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인 쪽방촌이 개발로 인해 해체된다면, 주민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KBS 취재진이 고층빌딩을 짓는 과정에서 쫓겨난 쪽방촌 주민들의 행방을 추적해봤습니다.
주거빈곤 연속보도 첫 순서, 이슬기 기자입니다.
[연관 기사] [주거빈곤의 늪]
“살기도 빠듯”…열악한 고시원에 모여든 주거 난민들
“불날까 날아갈까”…열악한 비닐하우스 ‘안전 무방비’
[리포트]
서울역 맞은편의 한 쪽방촌, 다닥다닥 붙은 좁은 방에 한때 주민 200여 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28층짜리 빌딩 건설이 한창입니다.
64살 임 모 씨도 이곳 쪽방 주민이었습니다.
[임OO/쪽방촌 퇴거 주민 : "먹고 살겠다고 쪽방에 있었는데. 돈 많은 사람들이 내보내가지고 이렇게 화려하게... 우리는 씁쓸하죠, 마음이."]
4년 전, 당시 퇴거를 앞두고 한 시민단체가 주민 10명을 인터뷰했습니다.
한달 소득 65만 원에 방값으로 25만 원 가량을 냈고, 1명을 제외한 9명이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나이는 5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했지만,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건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취재진은 쫓겨난 10명이 어디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수소문했습니다.
["(여기 사셨던 분들 어디로 가신 거예요?) 다 이사 갔겠지, 뿔뿔이."]
94살 최 모 할머니는 친했던 두 할머니들과 함께 철거 지역과 인접한 다른 쪽방으로 이주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이 모 할머니는 이주한 지 한 달 만에 돌연 숨졌습니다.
[최OO 할머니/쪽방촌 퇴거 주민 : "이 건물이 사람들 다 쫓아내고 이렇게 지은 거야. 비우라고 하니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이리로 온 거야. 와서 서른 셋째 날인가 죽었어."]
10명 가운데 사망이 확인된 건 2명, 3명은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생존이 확인된 5명 가운데 4명은 다른 지역 쪽방으로 옮겼는데 또다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OO 할머니/쪽방촌 퇴거 주민 : "이 집도 이제 철거가 될 거예요. 곧 이제 나가라고 할 거예요."]
10명 가운데 더 나은 주거지를 찾은 사람은 지하 원룸에 정착한 1명 뿐이었습니다.
[박사라/'홈리스행동' 활동가 : "당장 살아야 하는 공간이 없어지고 굳건했던 공동체가 와해되고 삶이 아예 파괴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쪽방촌 자리에 빌딩을 짓기 위해 투입된 사업비는 2,400억 원.
부지 매입 비용으로만 1천억 원 이상이 들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10명 가운데 이사비를 받은 건 2명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도심에는 화려한 빌딩 뿐만 아니라 빈곤층이 모여사는 쪽방촌도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인 쪽방촌이 개발로 인해 해체된다면, 주민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KBS 취재진이 고층빌딩을 짓는 과정에서 쫓겨난 쪽방촌 주민들의 행방을 추적해봤습니다.
주거빈곤 연속보도 첫 순서, 이슬기 기자입니다.
[연관 기사] [주거빈곤의 늪]
“살기도 빠듯”…열악한 고시원에 모여든 주거 난민들
“불날까 날아갈까”…열악한 비닐하우스 ‘안전 무방비’
[리포트]
서울역 맞은편의 한 쪽방촌, 다닥다닥 붙은 좁은 방에 한때 주민 200여 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28층짜리 빌딩 건설이 한창입니다.
64살 임 모 씨도 이곳 쪽방 주민이었습니다.
[임OO/쪽방촌 퇴거 주민 : "먹고 살겠다고 쪽방에 있었는데. 돈 많은 사람들이 내보내가지고 이렇게 화려하게... 우리는 씁쓸하죠, 마음이."]
4년 전, 당시 퇴거를 앞두고 한 시민단체가 주민 10명을 인터뷰했습니다.
한달 소득 65만 원에 방값으로 25만 원 가량을 냈고, 1명을 제외한 9명이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나이는 5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했지만,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건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취재진은 쫓겨난 10명이 어디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수소문했습니다.
["(여기 사셨던 분들 어디로 가신 거예요?) 다 이사 갔겠지, 뿔뿔이."]
94살 최 모 할머니는 친했던 두 할머니들과 함께 철거 지역과 인접한 다른 쪽방으로 이주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이 모 할머니는 이주한 지 한 달 만에 돌연 숨졌습니다.
[최OO 할머니/쪽방촌 퇴거 주민 : "이 건물이 사람들 다 쫓아내고 이렇게 지은 거야. 비우라고 하니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이리로 온 거야. 와서 서른 셋째 날인가 죽었어."]
10명 가운데 사망이 확인된 건 2명, 3명은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생존이 확인된 5명 가운데 4명은 다른 지역 쪽방으로 옮겼는데 또다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OO 할머니/쪽방촌 퇴거 주민 : "이 집도 이제 철거가 될 거예요. 곧 이제 나가라고 할 거예요."]
10명 가운데 더 나은 주거지를 찾은 사람은 지하 원룸에 정착한 1명 뿐이었습니다.
[박사라/'홈리스행동' 활동가 : "당장 살아야 하는 공간이 없어지고 굳건했던 공동체가 와해되고 삶이 아예 파괴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쪽방촌 자리에 빌딩을 짓기 위해 투입된 사업비는 2,400억 원.
부지 매입 비용으로만 1천억 원 이상이 들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10명 가운데 이사비를 받은 건 2명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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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7-19 21:45:22
- 수정2019-07-29 09: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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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는 화려한 빌딩 뿐만 아니라 빈곤층이 모여사는 쪽방촌도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인 쪽방촌이 개발로 인해 해체된다면, 주민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KBS 취재진이 고층빌딩을 짓는 과정에서 쫓겨난 쪽방촌 주민들의 행방을 추적해봤습니다.
주거빈곤 연속보도 첫 순서, 이슬기 기자입니다.
[연관 기사] [주거빈곤의 늪]
“살기도 빠듯”…열악한 고시원에 모여든 주거 난민들
“불날까 날아갈까”…열악한 비닐하우스 ‘안전 무방비’
[리포트]
서울역 맞은편의 한 쪽방촌, 다닥다닥 붙은 좁은 방에 한때 주민 200여 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28층짜리 빌딩 건설이 한창입니다.
64살 임 모 씨도 이곳 쪽방 주민이었습니다.
[임OO/쪽방촌 퇴거 주민 : "먹고 살겠다고 쪽방에 있었는데. 돈 많은 사람들이 내보내가지고 이렇게 화려하게... 우리는 씁쓸하죠, 마음이."]
4년 전, 당시 퇴거를 앞두고 한 시민단체가 주민 10명을 인터뷰했습니다.
한달 소득 65만 원에 방값으로 25만 원 가량을 냈고, 1명을 제외한 9명이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나이는 5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했지만,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건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취재진은 쫓겨난 10명이 어디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수소문했습니다.
["(여기 사셨던 분들 어디로 가신 거예요?) 다 이사 갔겠지, 뿔뿔이."]
94살 최 모 할머니는 친했던 두 할머니들과 함께 철거 지역과 인접한 다른 쪽방으로 이주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이 모 할머니는 이주한 지 한 달 만에 돌연 숨졌습니다.
[최OO 할머니/쪽방촌 퇴거 주민 : "이 건물이 사람들 다 쫓아내고 이렇게 지은 거야. 비우라고 하니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이리로 온 거야. 와서 서른 셋째 날인가 죽었어."]
10명 가운데 사망이 확인된 건 2명, 3명은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생존이 확인된 5명 가운데 4명은 다른 지역 쪽방으로 옮겼는데 또다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OO 할머니/쪽방촌 퇴거 주민 : "이 집도 이제 철거가 될 거예요. 곧 이제 나가라고 할 거예요."]
10명 가운데 더 나은 주거지를 찾은 사람은 지하 원룸에 정착한 1명 뿐이었습니다.
[박사라/'홈리스행동' 활동가 : "당장 살아야 하는 공간이 없어지고 굳건했던 공동체가 와해되고 삶이 아예 파괴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쪽방촌 자리에 빌딩을 짓기 위해 투입된 사업비는 2,400억 원.
부지 매입 비용으로만 1천억 원 이상이 들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10명 가운데 이사비를 받은 건 2명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도심에는 화려한 빌딩 뿐만 아니라 빈곤층이 모여사는 쪽방촌도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인 쪽방촌이 개발로 인해 해체된다면, 주민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KBS 취재진이 고층빌딩을 짓는 과정에서 쫓겨난 쪽방촌 주민들의 행방을 추적해봤습니다.
주거빈곤 연속보도 첫 순서, 이슬기 기자입니다.
[연관 기사] [주거빈곤의 늪]
“살기도 빠듯”…열악한 고시원에 모여든 주거 난민들
“불날까 날아갈까”…열악한 비닐하우스 ‘안전 무방비’
[리포트]
서울역 맞은편의 한 쪽방촌, 다닥다닥 붙은 좁은 방에 한때 주민 200여 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28층짜리 빌딩 건설이 한창입니다.
64살 임 모 씨도 이곳 쪽방 주민이었습니다.
[임OO/쪽방촌 퇴거 주민 : "먹고 살겠다고 쪽방에 있었는데. 돈 많은 사람들이 내보내가지고 이렇게 화려하게... 우리는 씁쓸하죠, 마음이."]
4년 전, 당시 퇴거를 앞두고 한 시민단체가 주민 10명을 인터뷰했습니다.
한달 소득 65만 원에 방값으로 25만 원 가량을 냈고, 1명을 제외한 9명이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나이는 5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했지만,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건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취재진은 쫓겨난 10명이 어디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수소문했습니다.
["(여기 사셨던 분들 어디로 가신 거예요?) 다 이사 갔겠지, 뿔뿔이."]
94살 최 모 할머니는 친했던 두 할머니들과 함께 철거 지역과 인접한 다른 쪽방으로 이주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이 모 할머니는 이주한 지 한 달 만에 돌연 숨졌습니다.
[최OO 할머니/쪽방촌 퇴거 주민 : "이 건물이 사람들 다 쫓아내고 이렇게 지은 거야. 비우라고 하니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이리로 온 거야. 와서 서른 셋째 날인가 죽었어."]
10명 가운데 사망이 확인된 건 2명, 3명은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생존이 확인된 5명 가운데 4명은 다른 지역 쪽방으로 옮겼는데 또다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OO 할머니/쪽방촌 퇴거 주민 : "이 집도 이제 철거가 될 거예요. 곧 이제 나가라고 할 거예요."]
10명 가운데 더 나은 주거지를 찾은 사람은 지하 원룸에 정착한 1명 뿐이었습니다.
[박사라/'홈리스행동' 활동가 : "당장 살아야 하는 공간이 없어지고 굳건했던 공동체가 와해되고 삶이 아예 파괴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쪽방촌 자리에 빌딩을 짓기 위해 투입된 사업비는 2,400억 원.
부지 매입 비용으로만 1천억 원 이상이 들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10명 가운데 이사비를 받은 건 2명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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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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