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이혼 결심 이유는 고부갈등 아닌 남편의 말실수

입력 2019.09.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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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이후 협의이혼 신청 증가. 가사노동의 남녀 불평등 문제로 여성들이 주로 신청
- 인내도 ‘여유’가 있어야... 평상시 소통 단절된 상황서 명절 증후군 겹치니 폭발
- 고부갈등 등은 1차적 원인...이로 인한 부부간 대화에서 ‘용납할 수 없는 한마디’로 큰 상처
- 부부가 ‘한 팀’인 것 명절 때 잊는 경우 많아. 대표적 실언 “엄마 말 틀린 것도 아니잖아”
- 이혼은 해방 아닌 시작. 현실의 억울함과 고통 끝내겠다는 단순한 생각이면 말리고 싶어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 -2>
■ 방송시간 : 9월 16일(월) 8:31~8:45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최유나 변호사 (이혼전문)



▷ 김경래 : 조국 장관 이야기 그만하고요. 정치 이야기 그만하고 오늘은 실생활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추석 명절 끝나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이거 저는 생각을 못했던 건데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대요. 실제로 그렇다고 하고요. 2016년도에는 무려 2배가 증가했대요, 명절이 끝나고 나서 협의이혼 신청건이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관련된 내용들을 SNS에서 웹툰을 연재하고 계신 분입니다. 최유나 이혼전문변호사님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유나 : 안녕하세요. 최유나 변호사입니다.

▷ 김경래 : 반갑습니다.

▶ 최유나 : 네, 반갑습니다.

▷ 김경래 : 이거는 아마 다들 궁금해하실 거라서 사생활이지만 여쭤보고 싶은데 결혼하신 건가요?

▶ 최유나 : 네, 결혼했고 아이도 있습니다.

▷ 김경래 : 이혼 안 하시고?

▶ 최유나 : 네, 아직.

▷ 김경래 : 죄송합니다, 농담. 아직이요? 알겠습니다. 이게 2016년도에 협의이혼 신청건수가 2배가 늘었다는 게 이게 추석 이후를 말씀하시는 거죠.

▶ 최유나 : 네, 그렇습니다.

▷ 김경래 : 왜 그랬어요? 2016년도에.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

▶ 최유나 : 꼭 그때 무슨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일반적으로 명절, 추석이든 설이든 그 전월 대비해서 한 20%에서 30%가량 이혼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잠깐만. 이야기 끝내기 전에 최유나 변호사님께서는 이혼전문변호사라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이혼 소송만 담당하세요? 다른 건 안 하시고.

▶ 최유나 : 변호사 초창기 때는 이런저런 사건을 많이 하고 변호사협회에 이혼 전문으로 등록을 하고 나서부터는 계속 이혼 사건만 전담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특별히 계기가. 돈이... 그런 건 아니고?

▶ 최유나 : 네, 돈보다는 좀 적성에 제가 그게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 김경래 : 그래요?

▶ 최유나 : 아무래도 민사나 형사 같은 경우에는 딱 어떤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가는 사건들인데 이혼 사건 같은 경우에 좀 더 변호사가 개입할 여지가 많고 좀 중재를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까 제가 그 부분에 있어서 좀 흥미가 많이 가더라고요.

▷ 김경래 : 중재를 잘하시는군요?

▶ 최유나 : 네, 그런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웹툰 그리시잖아요. 저도 오늘 방송 시작하기 전에 한두 개 이렇게 봤는데 그림을 직접 그리시는 거예요?

▶ 최유나 : 아니요, 그림은 제가 그리지는 않고 글만 씁니다.

▷ 김경래 : 아, 저 놀랐잖아요.

▶ 최유나 : 그럴 리가요.

▷ 김경래 : 그림도 잘 그리시는구나. 그러니까 시나리오를 쓰시고 그림은 따로 그리시는군요?

▶ 최유나 : 네, 그렇습니다.

▷ 김경래 : 주로 이혼과 관련된 소송들 이야기를 다루는 건가요?

▶ 최유나 : 네, 재판과 그 재판에서 있었던 사람들의 마음이라든지 이런 것을 좀 표현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반응이 굉장히 뜨겁다면서요?

▶ 최유나 : 네, 생각도 못했는데 16만 5천 명이 보고 계시더라고요.

▷ 김경래 : 팔로워가?

▶ 최유나 : 네.

▷ 김경래 : 사람들이 이혼에 관심이 많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 최유나 : 그렇다는 이야기겠죠.

▷ 김경래 : 왜 그런 거예요?

▶ 최유나 : SNS 같은 경우에는 사실 꼭 30대, 40대보다는 20대도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요새 이혼에도 관심이 많으시지만 비혼주의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시잖아요, 20대에. 사실 SNS에서는 그런 분들이 굉장히 많이 보고 계시고 제가 책으로 내고 나서는 30대, 40대 기혼분들이 더 많으시더라고요.

▷ 김경래 : 말 나온 김에 재판 내용을 주로 다룬다고 하셨잖아요. 이혼 소송 중에 굉장히 인상에 남는다, 기억에 남는다 이런 소송이 있었습니까?

▶ 최유나 : 기억에 남는 사건이 굉장히 많기는 한데.

▷ 김경래 : 한 가지만 소개해주세요.

▶ 최유나 : 요새 황혼이혼이 굉장히 많거든요. 결혼생활 20년, 30년 하고 나서 황혼이혼 하시는 분들이.

▷ 김경래 : 무섭네요.

▶ 최유나 : 네, 최근에 정말 증가가 많은 추세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여성분들은 이혼을 굉장히 강력히 원하시고 아버님들은 원하지 않으시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보는데 재판에서 이제 어쨌든 서로 극명하게 대치하다가 마지막에 이혼하기로 도장을 찍으시면서 좀 서로 미안했다, 고마웠다, 나랑 살아줘서 고마웠다 이런 이야기하시는 것들을 보면 저도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 김경래 : 그렇군요. 이혼이라고 해서 또 삭막하게 끝나는 것만은 아니군요.

▶ 최유나 : 대부분 삭막하게 끝나기는 합니다만 간혹 이제 좀 그래도 그런 경우가 있어서 이별이 꼭 아름다울 수는 없지만 일생일대에 거쳐서 한 사람이랑 살다 보니까 잘 정리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하시더라고요.

▷ 김경래 : 그렇군요. 이야기를 다시 본론으로 끌고 오겠습니다. 추석 명절 이후에, 그러니까 아까 명절 이후에 2016년은 특이하게 2배나 늘었지만 보통도 한 20~30%는 는다 협의이혼 신청 건수가. 상담도 당연히 늘겠죠?

▶ 최유나 : 네, 굉장히 많이 늡니다.

▷ 김경래 : 구체적으로 어떤 걸 명절을 계기로 해서 갖고 오는 거예요, 상담을 하러.

▶ 최유나 : 이제 가장 큰 건 아무래도 가사 부담, 그러니까 제사라든지 가사 노동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남녀 불평등 문제로 많이 오시고.

▷ 김경래 : 요즘도요?

▶ 최유나 : 네, 그런데 명절에는 특히 여성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반적인 이혼 사유는 남성분들, 여성분들 사실 거의 반반에 가까운 것 같은데 명절 이혼에는 정말 압도적으로 여성분들이 많습니다.

▷ 김경래 : 아니, 그런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이거는 이렇게 이야기하면 제가 또 욕먹을 것 같은데 추석이나 설이 1년에 2번인데 잠깐 며칠 참으면 되는데 그거 가지고 또 이혼까지 생각하는 건 좀 과한 거 아니냐? 어떻게 보세요.

▶ 최유나 : 그러니까 이제 참는다는 것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제가 소송을 통해서, 상담을 통해서 느끼는 건 인내라는 게 사실은 여유에서 오더라고요. 평소에 어떤 좀 생활에, 꼭 경제적인 걸 떠나서 정서적인 여유가 있고 서로 소통이 잘되고 이러면 참아지고 당연히 그런 부분은 아무 일도 아닌 건데 꼭 명절이 딱 어떤 이혼의 원인이라기보다도 서로 여유가 너무 없고 소통이 단절된 상태에서 다른 원인이 추가되다 보니까 이혼에 이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이혼을 하는 게 아니라 쌓여왔던 갈등이 명절에 기폭제가 되어서 이렇게 폭발한다 이렇게 보면 되나요?

▶ 최유나 : 네, 그렇죠. 그리고 또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부들이 요새 이혼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 김경래 : 그래요?

▶ 최유나 : 아무래도 이제 어린아이를 육아하다 보니까 서로 마음에 여유가 너무 없고 그래서 명절에 부모님들의 어떤 말 한마디라든지 그냥 무심코 던진 그런 이야기들 가지고 좀 갈등이 많이 빚어집니다.

▷ 김경래 : 변호사님도 결혼생활을 하시고 그러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갈등이... 아, 이렇게 여쭤보면 안 되겠구나. 이거 대답하시면 안 되는 부분이구나.

▶ 최유나 : 저희 시부모님이 듣고 계셔서요.

▷ 김경래 : 이게 아까 말씀하신 왜 명절 때 이렇게 이혼 상담을 새삼스럽게 하거나 그거를 계기로 해서 신청하는 사람들이 젊은 세대들이 많아요? 나이드신 분들이 많아요? 어떻습니까.

▶ 최유나 : 명절에는 좀 젊은 세대분들과 아예 좀 황혼이혼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중간층보다는.

▷ 김경래 : 그래요?

▶ 최유나 : 아예 30대 초반, 중반이랑 아니면 50~60대 넘어선 분들이 굉장히 많이 오시는 것 같습니다. 이거는 제 주관적인 통계이기는 한데.

▷ 김경래 : 그러니까 본인이 상담을 한 경험치로 보면?

▶ 최유나 : 네.

▷ 김경래 : 그렇군요. 왜 그렇다고 생각을 하세요, 그거? 한번 생각해 보셨을 것 같은데.

▶ 최유나 : 사실 황혼이혼을 하시는 분들은 명절 전에 이미 많이들 결심을 하신 상태에서 좀 혼인 기간이 20년, 30년 이렇게 되다 보면 이혼을 꼭 '나 지금 힘든 일 있으니까 이혼해야지' 이게 아니라 한 10년 전, 5년 전부터 준비를 하시거든요. 내가 어느 시점에 할 건데 아이들도 좀 커야 하고 자녀들도 대학도 보내야 하고 결혼도 시켜야지 하면서 기다리고 계시다가 명절에 어떤 작은 사소한 논쟁으로 그냥 결심을 하셔버리고 오시더라고요. 젊은 세대들은 제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육아 문제, 명절 때도 여성분들이 아이를 안고 업고 전을 부치고 이러시면서 아, 힘들다 이렇게 하면서 좀 결혼생활을 그만하기를 마음먹으시고.

▷ 김경래 : 그런데 많이 나아졌다, 그러니까 개선이 됐다고 생각을 했는데. 예를 들어 가사라든가 명절 때 가사도 마찬가지고요. 육아도 분담하는 것들이 많이 예전보다 여성이 독박육아, 독박가사 이런 건 좀 많이 줄었지 않느냐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는 또 그렇지 않은가 봐요?

▶ 최유나 : 반반인 것 같습니다. 많이 바뀌기도 했고 제 주변에도 사실 제 지인들도 남성분들이 육아 스트레스 받는 분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 김경래 : 그렇죠. 주변에도 그래요, 저도.

▶ 최유나 : 사실은 거의 뭐 개인 시간이 없을 정도로 남성분이든 여성분이든 다 육아에 목매고 있는 건 마찬가지인데 어쨌든 간에 객관적으로 여성분들이 그것에 대해 할애하는 시간이 더 많고 맞벌이 부부가 늘다 보니까 예전보다 분담이 많아졌다 하더라도 또 경제적인 부분도 분담을 하고 있으니까 불평등하다 이렇게 여기시는 분들이 줄지는 않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면 명절 때, 그러니까 평상시에 잘하는 건 기본인데 명절 때 어떤 위기를 잘 관리하고 이러려면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최유나 : 저를 찾아오셔서 상담을 하시는 분들이 결국은 고부갈등, 장서갈등, 형제간의 비교 이런 것들이 원인이라고 하시지만 그거를 통해서 부부간에 대화를 했을 때 결국은 용납할 수 없는 한마디에 상처를 받아서 아내 또는 남편이 그것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하고 이야기를 하느냐 그것 때문에 이혼에 이르게 되시더라고요. 그래서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들보다는 근본적으로 배우자의 어떤 이야기에 대해서 한 편이 되어 주고. 물론 그게 100% 해주기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좀 '우리 엄마 말이 틀린 말은 아니잖아.'라는 말. 특히 여성분들, 남성분들 다 그게 제일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뭐 틀린 말도 아닌데 그거를 가지고 이렇게 발끈하냐.' 제가 항상 듣는 이야기가 그거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이야기를 좀.

▷ 김경래 : '너 자격지심 있구나' 이런 거요?

▶ 최유나 : 네, '왜 혼자 괜히 그렇게 생각해' 이런 이야기들.

▷ 김경래 : 그 말 한마디 때문에. 물론 쌓여왔던 것도 있겠지만 그 말 한마디가 굉장히 중요하군요. 거기까지,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는지 안 가는지 결정하는 거.

▶ 최유나 : 그렇죠.

▷ 김경래 : 그러면 말을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예쁜 말인가요?

▶ 최유나 :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부부가 한 팀인 것이 부부생활의 본질인데 명절 때는 그거를 잊기가 쉽거든요. 왜냐하면 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고 또 오랜만에 친정이든 본가든 본인 집에 가 있으면 편하거든요. 그래서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그런 것들 때문에. 말을 좀 할 때 항상 우리가 가장 작은 가족의 단위고 한 팀이라는 게 서로 간에 믿음이 있으면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부부싸움이라는 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부대끼면서 살다 보면. 이게 최 변호사님께서 말씀하신 건지 모르겠는데 잘 싸우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잘 싸우는 사람들이 이혼을 안 한다 이런 말을 어디서 제가 들었어요. 이게 최 변호사님이 하신 말씀이신가요?

▶ 최유나 : 네, 제가.

▷ 김경래 : 그래요? 유명하신 분이군요.

▶ 최유나 : 에세이에 제가 글로 적은 건데 그게 이제 댓글에 보면 뭐 이렇게 잘 싸운다는 것에 대해서 좀 안 좋은 악플도 많았어요. 싸우는 사람이랑 결혼을 하라 그러지? 그런데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사실 어떤 갈등이 딱 발생했을 때 아, 우리 부부는 이제 좀 극단으로 치닫고 있구나. 지금 결혼생활이 실패로 가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갈등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다만 그 갈등을 대처하는 스킬을 점점 개발해서 상대방이 결국 원하는 것을 점점 알아갈 것이고 또 절대 넘지 않아야 하는 선을 또 알 것인데 꼭 싸울 때 그거를 넘거든요. 그런 것들을 서로 조심하면서 잘 싸워나가다 보면 결국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중간쯤에서 만나지 않을까 그런 취지에서 한번 글을 써봤습니다.

▷ 김경래 : 잘 싸우는 사람이 이혼하지 않는다. 이 '잘'이라는 게 자주 싸운다는 뜻이 아니죠?

▶ 최유나 : 네, 그렇죠.

▷ 김경래 : 그렇죠? 두 가지를 여쭙고 마무리를 하면 될 것 같은데 하나는 이혼을 지금 생각하는 사람들 혹은 진행 중인 사람들 이런 사람들, 물론 이제 케이스 바이 케이스니까 딱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씀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혼을 진행하거나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 그것부터 먼저 들어보죠.

▶ 최유나 :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혼이라는 것이 어떤 결과치가 아니라 시작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은 게.

▷ 김경래 : 그거는 무슨 말이에요?

▶ 최유나 :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너무 힘들고 나만 고통 받는 것 같고 이런 마음에 그 탈출구로서, 해방으로서 이혼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어떤 특별한 사유가 없이도. 그런 분들은 사실 이혼 소송을 하시면서도 후회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또 내가 괜히 자존심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딱히 여기 와서 또 사과하기도 뭐 하고 이러다가 그냥 이혼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이혼을 하고 나면 그때부터가 시작이지 않습니까? 자기 인생의 또 다른. 그런데 그 시작인 측면에서 봤을 때 내가 정말 다음 국면으로 갔을 때 더 잘할 수 있고 내 인생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하면 주변에서도 그렇고 저 또한 응원해 드리는 게 맞지만 그것이 아니라 다만 지금 현실이 고통스럽고 이혼을 하면 이게 다 해결될 것 같다는 그냥 생각으로 이혼을 결심하시는 거면 한 번 더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유일한 탈출구 이렇게 여기면 이혼 자체가 또 후회를 할 수 있다?

▶ 최유나 : 네.

▷ 김경래 : 또 하나는 이게 방송을 들으시는 분 중에 젊은 분들은 그런 생각이 들 거예요. 도대체 어떤 사람하고 결혼을 하면 이혼을 안 하고 잘살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 본인만의 통계가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좀 충고를 해 주신다면요.

▶ 최유나 : 그런데 저는 옛날 어른들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시잖아요.

▷ 김경래 : 그놈이 그놈이다.

▶ 최유나 : 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제가 소송하면서 정말 많이 느끼는 게 그게 결국은 결국 다 사람이 똑같이 자기밖에 모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서 꼭 어떤 특정한 사람을 골라야 결혼의 성공 이런 건 저는 없는 것 같고 다만 연애를 할 때 항상 좋은 것만 볼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서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거랑 같은 맥락인데 그런 게 좀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이혼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러면 최유나 변호사님께 한번. 인스타그램으로 연재를 하시는 거죠?

▶ 최유나 : 네, 그렇습니다.

▷ 김경래 : 제목이 뭐예요? 웹툰.

▶ 최유나 : 제목이 메리지레드입니다.

▷ 김경래 : 붉은 결혼?

▶ 최유나 : 그냥 결혼생활에 빨간 경보등이 켜졌다, 제가 지은 말인데요. 그런 의미입니다.

▷ 김경래 : 그렇군요. 좀 고민이 되시는 분은 웹툰을 한번 읽어보시면서 생각을 정리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 최유나 : 네.

▷ 김경래 : 오늘 명절 끝나고 나서 정신 없으실 텐데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최유나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이혼전문변호사였습니다. 최유나 변호사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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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이혼 결심 이유는 고부갈등 아닌 남편의 말실수
    • 입력 2019-09-16 10:09:36
    최강시사
- 명절 이후 협의이혼 신청 증가. 가사노동의 남녀 불평등 문제로 여성들이 주로 신청
- 인내도 ‘여유’가 있어야... 평상시 소통 단절된 상황서 명절 증후군 겹치니 폭발
- 고부갈등 등은 1차적 원인...이로 인한 부부간 대화에서 ‘용납할 수 없는 한마디’로 큰 상처
- 부부가 ‘한 팀’인 것 명절 때 잊는 경우 많아. 대표적 실언 “엄마 말 틀린 것도 아니잖아”
- 이혼은 해방 아닌 시작. 현실의 억울함과 고통 끝내겠다는 단순한 생각이면 말리고 싶어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 -2>
■ 방송시간 : 9월 16일(월) 8:31~8:45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최유나 변호사 (이혼전문)



▷ 김경래 : 조국 장관 이야기 그만하고요. 정치 이야기 그만하고 오늘은 실생활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추석 명절 끝나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이거 저는 생각을 못했던 건데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대요. 실제로 그렇다고 하고요. 2016년도에는 무려 2배가 증가했대요, 명절이 끝나고 나서 협의이혼 신청건이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관련된 내용들을 SNS에서 웹툰을 연재하고 계신 분입니다. 최유나 이혼전문변호사님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유나 : 안녕하세요. 최유나 변호사입니다.

▷ 김경래 : 반갑습니다.

▶ 최유나 : 네, 반갑습니다.

▷ 김경래 : 이거는 아마 다들 궁금해하실 거라서 사생활이지만 여쭤보고 싶은데 결혼하신 건가요?

▶ 최유나 : 네, 결혼했고 아이도 있습니다.

▷ 김경래 : 이혼 안 하시고?

▶ 최유나 : 네, 아직.

▷ 김경래 : 죄송합니다, 농담. 아직이요? 알겠습니다. 이게 2016년도에 협의이혼 신청건수가 2배가 늘었다는 게 이게 추석 이후를 말씀하시는 거죠.

▶ 최유나 : 네, 그렇습니다.

▷ 김경래 : 왜 그랬어요? 2016년도에.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

▶ 최유나 : 꼭 그때 무슨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일반적으로 명절, 추석이든 설이든 그 전월 대비해서 한 20%에서 30%가량 이혼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잠깐만. 이야기 끝내기 전에 최유나 변호사님께서는 이혼전문변호사라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이혼 소송만 담당하세요? 다른 건 안 하시고.

▶ 최유나 : 변호사 초창기 때는 이런저런 사건을 많이 하고 변호사협회에 이혼 전문으로 등록을 하고 나서부터는 계속 이혼 사건만 전담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특별히 계기가. 돈이... 그런 건 아니고?

▶ 최유나 : 네, 돈보다는 좀 적성에 제가 그게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 김경래 : 그래요?

▶ 최유나 : 아무래도 민사나 형사 같은 경우에는 딱 어떤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가는 사건들인데 이혼 사건 같은 경우에 좀 더 변호사가 개입할 여지가 많고 좀 중재를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까 제가 그 부분에 있어서 좀 흥미가 많이 가더라고요.

▷ 김경래 : 중재를 잘하시는군요?

▶ 최유나 : 네, 그런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웹툰 그리시잖아요. 저도 오늘 방송 시작하기 전에 한두 개 이렇게 봤는데 그림을 직접 그리시는 거예요?

▶ 최유나 : 아니요, 그림은 제가 그리지는 않고 글만 씁니다.

▷ 김경래 : 아, 저 놀랐잖아요.

▶ 최유나 : 그럴 리가요.

▷ 김경래 : 그림도 잘 그리시는구나. 그러니까 시나리오를 쓰시고 그림은 따로 그리시는군요?

▶ 최유나 : 네, 그렇습니다.

▷ 김경래 : 주로 이혼과 관련된 소송들 이야기를 다루는 건가요?

▶ 최유나 : 네, 재판과 그 재판에서 있었던 사람들의 마음이라든지 이런 것을 좀 표현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반응이 굉장히 뜨겁다면서요?

▶ 최유나 : 네, 생각도 못했는데 16만 5천 명이 보고 계시더라고요.

▷ 김경래 : 팔로워가?

▶ 최유나 : 네.

▷ 김경래 : 사람들이 이혼에 관심이 많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 최유나 : 그렇다는 이야기겠죠.

▷ 김경래 : 왜 그런 거예요?

▶ 최유나 : SNS 같은 경우에는 사실 꼭 30대, 40대보다는 20대도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요새 이혼에도 관심이 많으시지만 비혼주의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시잖아요, 20대에. 사실 SNS에서는 그런 분들이 굉장히 많이 보고 계시고 제가 책으로 내고 나서는 30대, 40대 기혼분들이 더 많으시더라고요.

▷ 김경래 : 말 나온 김에 재판 내용을 주로 다룬다고 하셨잖아요. 이혼 소송 중에 굉장히 인상에 남는다, 기억에 남는다 이런 소송이 있었습니까?

▶ 최유나 : 기억에 남는 사건이 굉장히 많기는 한데.

▷ 김경래 : 한 가지만 소개해주세요.

▶ 최유나 : 요새 황혼이혼이 굉장히 많거든요. 결혼생활 20년, 30년 하고 나서 황혼이혼 하시는 분들이.

▷ 김경래 : 무섭네요.

▶ 최유나 : 네, 최근에 정말 증가가 많은 추세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여성분들은 이혼을 굉장히 강력히 원하시고 아버님들은 원하지 않으시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보는데 재판에서 이제 어쨌든 서로 극명하게 대치하다가 마지막에 이혼하기로 도장을 찍으시면서 좀 서로 미안했다, 고마웠다, 나랑 살아줘서 고마웠다 이런 이야기하시는 것들을 보면 저도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 김경래 : 그렇군요. 이혼이라고 해서 또 삭막하게 끝나는 것만은 아니군요.

▶ 최유나 : 대부분 삭막하게 끝나기는 합니다만 간혹 이제 좀 그래도 그런 경우가 있어서 이별이 꼭 아름다울 수는 없지만 일생일대에 거쳐서 한 사람이랑 살다 보니까 잘 정리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하시더라고요.

▷ 김경래 : 그렇군요. 이야기를 다시 본론으로 끌고 오겠습니다. 추석 명절 이후에, 그러니까 아까 명절 이후에 2016년은 특이하게 2배나 늘었지만 보통도 한 20~30%는 는다 협의이혼 신청 건수가. 상담도 당연히 늘겠죠?

▶ 최유나 : 네, 굉장히 많이 늡니다.

▷ 김경래 : 구체적으로 어떤 걸 명절을 계기로 해서 갖고 오는 거예요, 상담을 하러.

▶ 최유나 : 이제 가장 큰 건 아무래도 가사 부담, 그러니까 제사라든지 가사 노동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남녀 불평등 문제로 많이 오시고.

▷ 김경래 : 요즘도요?

▶ 최유나 : 네, 그런데 명절에는 특히 여성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반적인 이혼 사유는 남성분들, 여성분들 사실 거의 반반에 가까운 것 같은데 명절 이혼에는 정말 압도적으로 여성분들이 많습니다.

▷ 김경래 : 아니, 그런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이거는 이렇게 이야기하면 제가 또 욕먹을 것 같은데 추석이나 설이 1년에 2번인데 잠깐 며칠 참으면 되는데 그거 가지고 또 이혼까지 생각하는 건 좀 과한 거 아니냐? 어떻게 보세요.

▶ 최유나 : 그러니까 이제 참는다는 것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제가 소송을 통해서, 상담을 통해서 느끼는 건 인내라는 게 사실은 여유에서 오더라고요. 평소에 어떤 좀 생활에, 꼭 경제적인 걸 떠나서 정서적인 여유가 있고 서로 소통이 잘되고 이러면 참아지고 당연히 그런 부분은 아무 일도 아닌 건데 꼭 명절이 딱 어떤 이혼의 원인이라기보다도 서로 여유가 너무 없고 소통이 단절된 상태에서 다른 원인이 추가되다 보니까 이혼에 이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이혼을 하는 게 아니라 쌓여왔던 갈등이 명절에 기폭제가 되어서 이렇게 폭발한다 이렇게 보면 되나요?

▶ 최유나 : 네, 그렇죠. 그리고 또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부들이 요새 이혼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 김경래 : 그래요?

▶ 최유나 : 아무래도 이제 어린아이를 육아하다 보니까 서로 마음에 여유가 너무 없고 그래서 명절에 부모님들의 어떤 말 한마디라든지 그냥 무심코 던진 그런 이야기들 가지고 좀 갈등이 많이 빚어집니다.

▷ 김경래 : 변호사님도 결혼생활을 하시고 그러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갈등이... 아, 이렇게 여쭤보면 안 되겠구나. 이거 대답하시면 안 되는 부분이구나.

▶ 최유나 : 저희 시부모님이 듣고 계셔서요.

▷ 김경래 : 이게 아까 말씀하신 왜 명절 때 이렇게 이혼 상담을 새삼스럽게 하거나 그거를 계기로 해서 신청하는 사람들이 젊은 세대들이 많아요? 나이드신 분들이 많아요? 어떻습니까.

▶ 최유나 : 명절에는 좀 젊은 세대분들과 아예 좀 황혼이혼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중간층보다는.

▷ 김경래 : 그래요?

▶ 최유나 : 아예 30대 초반, 중반이랑 아니면 50~60대 넘어선 분들이 굉장히 많이 오시는 것 같습니다. 이거는 제 주관적인 통계이기는 한데.

▷ 김경래 : 그러니까 본인이 상담을 한 경험치로 보면?

▶ 최유나 : 네.

▷ 김경래 : 그렇군요. 왜 그렇다고 생각을 하세요, 그거? 한번 생각해 보셨을 것 같은데.

▶ 최유나 : 사실 황혼이혼을 하시는 분들은 명절 전에 이미 많이들 결심을 하신 상태에서 좀 혼인 기간이 20년, 30년 이렇게 되다 보면 이혼을 꼭 '나 지금 힘든 일 있으니까 이혼해야지' 이게 아니라 한 10년 전, 5년 전부터 준비를 하시거든요. 내가 어느 시점에 할 건데 아이들도 좀 커야 하고 자녀들도 대학도 보내야 하고 결혼도 시켜야지 하면서 기다리고 계시다가 명절에 어떤 작은 사소한 논쟁으로 그냥 결심을 하셔버리고 오시더라고요. 젊은 세대들은 제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육아 문제, 명절 때도 여성분들이 아이를 안고 업고 전을 부치고 이러시면서 아, 힘들다 이렇게 하면서 좀 결혼생활을 그만하기를 마음먹으시고.

▷ 김경래 : 그런데 많이 나아졌다, 그러니까 개선이 됐다고 생각을 했는데. 예를 들어 가사라든가 명절 때 가사도 마찬가지고요. 육아도 분담하는 것들이 많이 예전보다 여성이 독박육아, 독박가사 이런 건 좀 많이 줄었지 않느냐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는 또 그렇지 않은가 봐요?

▶ 최유나 : 반반인 것 같습니다. 많이 바뀌기도 했고 제 주변에도 사실 제 지인들도 남성분들이 육아 스트레스 받는 분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 김경래 : 그렇죠. 주변에도 그래요, 저도.

▶ 최유나 : 사실은 거의 뭐 개인 시간이 없을 정도로 남성분이든 여성분이든 다 육아에 목매고 있는 건 마찬가지인데 어쨌든 간에 객관적으로 여성분들이 그것에 대해 할애하는 시간이 더 많고 맞벌이 부부가 늘다 보니까 예전보다 분담이 많아졌다 하더라도 또 경제적인 부분도 분담을 하고 있으니까 불평등하다 이렇게 여기시는 분들이 줄지는 않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면 명절 때, 그러니까 평상시에 잘하는 건 기본인데 명절 때 어떤 위기를 잘 관리하고 이러려면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최유나 : 저를 찾아오셔서 상담을 하시는 분들이 결국은 고부갈등, 장서갈등, 형제간의 비교 이런 것들이 원인이라고 하시지만 그거를 통해서 부부간에 대화를 했을 때 결국은 용납할 수 없는 한마디에 상처를 받아서 아내 또는 남편이 그것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하고 이야기를 하느냐 그것 때문에 이혼에 이르게 되시더라고요. 그래서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들보다는 근본적으로 배우자의 어떤 이야기에 대해서 한 편이 되어 주고. 물론 그게 100% 해주기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좀 '우리 엄마 말이 틀린 말은 아니잖아.'라는 말. 특히 여성분들, 남성분들 다 그게 제일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뭐 틀린 말도 아닌데 그거를 가지고 이렇게 발끈하냐.' 제가 항상 듣는 이야기가 그거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이야기를 좀.

▷ 김경래 : '너 자격지심 있구나' 이런 거요?

▶ 최유나 : 네, '왜 혼자 괜히 그렇게 생각해' 이런 이야기들.

▷ 김경래 : 그 말 한마디 때문에. 물론 쌓여왔던 것도 있겠지만 그 말 한마디가 굉장히 중요하군요. 거기까지,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는지 안 가는지 결정하는 거.

▶ 최유나 : 그렇죠.

▷ 김경래 : 그러면 말을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예쁜 말인가요?

▶ 최유나 :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부부가 한 팀인 것이 부부생활의 본질인데 명절 때는 그거를 잊기가 쉽거든요. 왜냐하면 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고 또 오랜만에 친정이든 본가든 본인 집에 가 있으면 편하거든요. 그래서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그런 것들 때문에. 말을 좀 할 때 항상 우리가 가장 작은 가족의 단위고 한 팀이라는 게 서로 간에 믿음이 있으면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부부싸움이라는 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부대끼면서 살다 보면. 이게 최 변호사님께서 말씀하신 건지 모르겠는데 잘 싸우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잘 싸우는 사람들이 이혼을 안 한다 이런 말을 어디서 제가 들었어요. 이게 최 변호사님이 하신 말씀이신가요?

▶ 최유나 : 네, 제가.

▷ 김경래 : 그래요? 유명하신 분이군요.

▶ 최유나 : 에세이에 제가 글로 적은 건데 그게 이제 댓글에 보면 뭐 이렇게 잘 싸운다는 것에 대해서 좀 안 좋은 악플도 많았어요. 싸우는 사람이랑 결혼을 하라 그러지? 그런데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사실 어떤 갈등이 딱 발생했을 때 아, 우리 부부는 이제 좀 극단으로 치닫고 있구나. 지금 결혼생활이 실패로 가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갈등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다만 그 갈등을 대처하는 스킬을 점점 개발해서 상대방이 결국 원하는 것을 점점 알아갈 것이고 또 절대 넘지 않아야 하는 선을 또 알 것인데 꼭 싸울 때 그거를 넘거든요. 그런 것들을 서로 조심하면서 잘 싸워나가다 보면 결국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중간쯤에서 만나지 않을까 그런 취지에서 한번 글을 써봤습니다.

▷ 김경래 : 잘 싸우는 사람이 이혼하지 않는다. 이 '잘'이라는 게 자주 싸운다는 뜻이 아니죠?

▶ 최유나 : 네, 그렇죠.

▷ 김경래 : 그렇죠? 두 가지를 여쭙고 마무리를 하면 될 것 같은데 하나는 이혼을 지금 생각하는 사람들 혹은 진행 중인 사람들 이런 사람들, 물론 이제 케이스 바이 케이스니까 딱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씀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혼을 진행하거나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 그것부터 먼저 들어보죠.

▶ 최유나 :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혼이라는 것이 어떤 결과치가 아니라 시작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은 게.

▷ 김경래 : 그거는 무슨 말이에요?

▶ 최유나 :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너무 힘들고 나만 고통 받는 것 같고 이런 마음에 그 탈출구로서, 해방으로서 이혼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어떤 특별한 사유가 없이도. 그런 분들은 사실 이혼 소송을 하시면서도 후회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또 내가 괜히 자존심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딱히 여기 와서 또 사과하기도 뭐 하고 이러다가 그냥 이혼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이혼을 하고 나면 그때부터가 시작이지 않습니까? 자기 인생의 또 다른. 그런데 그 시작인 측면에서 봤을 때 내가 정말 다음 국면으로 갔을 때 더 잘할 수 있고 내 인생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하면 주변에서도 그렇고 저 또한 응원해 드리는 게 맞지만 그것이 아니라 다만 지금 현실이 고통스럽고 이혼을 하면 이게 다 해결될 것 같다는 그냥 생각으로 이혼을 결심하시는 거면 한 번 더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유일한 탈출구 이렇게 여기면 이혼 자체가 또 후회를 할 수 있다?

▶ 최유나 : 네.

▷ 김경래 : 또 하나는 이게 방송을 들으시는 분 중에 젊은 분들은 그런 생각이 들 거예요. 도대체 어떤 사람하고 결혼을 하면 이혼을 안 하고 잘살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 본인만의 통계가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좀 충고를 해 주신다면요.

▶ 최유나 : 그런데 저는 옛날 어른들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시잖아요.

▷ 김경래 : 그놈이 그놈이다.

▶ 최유나 : 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제가 소송하면서 정말 많이 느끼는 게 그게 결국은 결국 다 사람이 똑같이 자기밖에 모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서 꼭 어떤 특정한 사람을 골라야 결혼의 성공 이런 건 저는 없는 것 같고 다만 연애를 할 때 항상 좋은 것만 볼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서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거랑 같은 맥락인데 그런 게 좀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이혼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러면 최유나 변호사님께 한번. 인스타그램으로 연재를 하시는 거죠?

▶ 최유나 : 네, 그렇습니다.

▷ 김경래 : 제목이 뭐예요? 웹툰.

▶ 최유나 : 제목이 메리지레드입니다.

▷ 김경래 : 붉은 결혼?

▶ 최유나 : 그냥 결혼생활에 빨간 경보등이 켜졌다, 제가 지은 말인데요. 그런 의미입니다.

▷ 김경래 : 그렇군요. 좀 고민이 되시는 분은 웹툰을 한번 읽어보시면서 생각을 정리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 최유나 : 네.

▷ 김경래 : 오늘 명절 끝나고 나서 정신 없으실 텐데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최유나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이혼전문변호사였습니다. 최유나 변호사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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