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정치인들의 삭발과 단식, 어떻게 다를까?

입력 2019.09.18 (15:49) 수정 2019.09.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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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안 정치행위 단식과 삭발... 단식은 상대에게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외적 표출
- 삭발은 상대방과 상관없이 스스로의 결기 보여주는 내적 행위, 내부 결속의 의미 커
- 황교안 대표의 삭발이 릴레이 삭발로 이어지면서, 내적 결속의 성과 거둔 듯
- 반대로 머리나 수염 기르는 경우도... 대표적인 예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 때의 박원순
- 이미지 변신이 필요할 때,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걸 보여줄 때 쓰는 방법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이종근의 <그냥 갈 수 없잖아>
■ 방송시간 : 9월 18일(수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이종근 시사평론가



▷ 오태훈 : 오태훈의 시사본부 수요일에 새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뉴스를 살피다 보면 뉴스 안에 담긴 의미라든가 또 뉴스 이면의 시사점들 살펴보고 하죠. 한데 이것을 좀 냉철하게 분석하는 게 힘들 때도 있습니다. 뉴스를 하긴 하는데 그냥 놓치고 갈 수 없는 핵심 포인트, 이걸 좀 콕 집어서 해설해보고자 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와 함께 꼭 포인트를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려고 하는데요. 그냥 놓치고 갈 수 없다고 그래서 저희 제작진은 가칭 이종근의 <그냥 갈 수 없잖아> 이런 이름으로 한번 준비를 해봤는데,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애청자 여러분들께서 들어보시고 이런 코너 제목이면 좋겠다 하시면 또 의견 보내주시면 저희가 참고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에서 시사본부 1라디오 혹은 시사본부 검색하시면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다는 것 알려 드리고요. 이름하여 가칭 이종근의 <그냥 갈 수 없잖아> 이종근 시사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종근 : 안녕하십니까? 그냥 가지 마시고 채널 고정해 주십시오.

▷ 오태훈 : 고맙습니다. 정말 기대가 큰 코너인데 오늘 저희가 주제로 포인트로 짚어보고자 하는 것은 ‘삭발’입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반대 주장하면서 삭발을 했고 또 계속해서 삭발 릴레이가 한국당 쪽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파장이 계속되고 있죠?

▶ 이종근 :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 방금 전에 국회 부의장, 전 국회 부의장, 현 국회 부의장 그러니까 심재철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 함께 삭발을 했습니다.

▷ 오태훈 : 이미 삭발하셨어요?

▶ 이종근 : 네, 이로써 한국당 출신 정치인으로는 일곱 분이 지금 삭발을 한 셈이 됐고요. 내일도 전 울산시장이시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삭발을 한다고 하니까 진짜 말씀하신 대로 릴레이가 될 가능성이 커 보여요.

▷ 오태훈 : 이렇게 릴레이로 계속 삭발이 이어지고 또 제1야당의 당대표가 삭발한 것은 처음 아닙니까?

▶ 이종근 : 네, 아마도 황교안 대표가 삭발을 16일에 했을 때 검색어에 황교안 삭발 또는 삭발 이렇게 많이 오르게 된 게 다른 분들과 다른 점이 바로 지금 말씀하신 제1야당 대표가 삭발한 게 처음이었다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이번에 찾아봤어요. 그렇게 당대표가 안 했나 했는데 제가 사실 찾아본 것은 박찬종 전 의원이 떠올라서 당시 대표 아니었나? 왜냐하면 대선후보로 나오셨기 때문에 대표 아니었나하고 찾아봤더니 사실 그때가 삭발 정치의 거의 뭐라고 할까요? 효시라고 할까? 그 이전에는 주로 단식, 김영삼 대통령 기억하시죠? 정치인으로서 당대표 시절에 단식도 했고 했는데 박찬종 의원이 당시에 통일민주당 의원이었더라고요. 그리고 87년에 김대중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이 후보 단일화를 실패했잖아요. 그런데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면서 단식을 해요. 그래서 사실 그다음에 양당에 들어가지 않고 분당이 됐잖아요.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으로 나오면서 이 삭발이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인지가 돼서 대선후보로 가게 되는 하나의 상징적인 뭐라고 할까요? 밑거름이 된 그런 상황이었어요.

▷ 오태훈 : 하지만 제1야당 대표면 여러 가지 정치적인 입지도 있고 또 의정활동이라든가 아니면 의원들을 통해서라든가 다양한 정치적인 표출을 할 수 있는 입장이거든요. 한데 보통 삭발이라든가 단식 이런 건 노동자들이라든가 더 이상 자신의 투쟁을 알릴 수 없을 때 하는 그런 투쟁 방법인데 언제 이렇게 단식을 하고 언제 삭발하는지도 궁금하고 왜 이렇게 정치인들이 해야 되는지도 궁금하거든요.

▶ 이종근 : 일단 말씀하셨듯이 정치행태, 행위 중에 단식과 삭발이라는 두 가지 행위가 있는데 좀 다르죠. 어떻게 다르냐 하면 단식은 무엇인가를 먹지 아니하고 무한정 자신의 요구로 관철시키려고 할 때 해요. 그러니까 요구가 들어줄 때까지 해요. 물론 며칠 단식하겠다고 기한을 정하는 단식도 있지만 대개는 요구사항을 확실하게 제시를 하죠, 상대에게 정치적 상대에게 또는 집권여당에게 또는 정부에게. 그런데 삭발은 물론 요구는 있지만 그것을 들어주든 안 들어주든 행해져요, 단행해져요. 그러니까 단행되죠. 두 차이는 단식은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요구사항이 있기 때문에 상대에 대해서 하는 외적인 표출이에요. 그렇지만 삭발은 상대가 들어주든 안 들어주든 내가 결기를 보이는 내적인 어떤 행위. 그렇기 때문에 내가 결기를 보여서 대개는 당대표가 하지 아니하는 이유는 당대표는 리더이기 때문에 삭발이라든지 이렇게 단식이라든지 이런 모든 행위들을 조율해서 이끌어나가는 그런 역할이기 때문에 사실 잘 안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스스로 한 이유가 여러 가지가 또 본인한테는 있겠지만 아무튼 결과적으로 이번에 가장 크게 삭발을 한 이유가 내부결속 가장 클 거예요. 그러니까 국민들한테 보여주는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에 대해서 또는 한국당 정치인들에 대해서 당대표가 이렇게 지금 삭발을 했다는 메시지, 그게 바로 릴레이 삭발로 이어지는 하나의 계기가 됐기 때문에 그런 목적이 컸다면 어느 정도는 또 소기의 성과가 있지 않았나라고 보이는 거죠.

▷ 오태훈 : 청취자 최종우님께서 “내년 총선이 있으니까 공천받기 어려울까봐 감안해서 결정한 것 아닐까요? 안타깝습니다.” 5754님, “국회의원들 삭발, 단식은 이제 그만. 국격 떨어져요. 창피하니까 그냥 일을 하세요.” 0073님, “지금 코너 시사 족집게 어떨까요? 앞에 이름 붙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이런 의견도 보내주셨습니다. 참고하도록 하겠고요. 삭발은 뭔가 내 몸에 있는 것을 털어내는 깎는 건데 또 어떨 때는 수염을 기른다거나 머리를 기른다거나 이런 것도 하나의 투쟁 방식으로도 있지 않나요?

▶ 이종근 : 그렇습니다. 머리를 기르는 경우 한번 기억해보시면 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딱 떠올라요. 박원순 시장이 정치하기 전에 참여연대에 또 상임이사를 했고 또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재단을 이끌지 않았습니까? 그때를 기억하시면 반듯한 어떤 이미지, 깨끗한 이미지 그리고 시민활동가로서의 이미지 이런 이미지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몇 개월 동안 수염을 기르고 장발 머리를 깎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때 굉장히 놀랐죠. 그리고 안철수 안랩 대표하고 단일화를 이루죠.

▷ 오태훈 : 서울시장 후보로...

▶ 이종근 : 서울시장 후보에 단일화 기억하시죠?

▷ 오태훈 : 그때 맞습니다. 수염도 길게 길었습니다.

▶ 이종근 : 아니, 박원순 참여연대 이사장한테 이런 면모가 있어? 이렇게 놀란 사람들이 있어요. 그리고 후보 단일화 끌어안고 다시 깔끔해져서 시장 후보로 나와서 시장이 되죠. 지금 말씀 드린 게 바로 그거예요. 머리를 기르고 수염을 기르는 이유는 하나의 이미지 변신을 할 때 그러니까 박원순 시장 같은 경우는 내가 시민활동가인데 정치인이 되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것이 외적인 어떤 모습으로 내가 이런 결심을 하고 이런 상황들로서 새 사람으로 태어났다. 그러니까 대개는 신화에서 이런 게 있어요. 종교도 마찬가지지만 예수, 부처, 마호메트 모두 다 공통점이 뭐냐 하면 깨달음을 얻거나 혹은 하나의 어떤 신의 부름을 받거나 소명을 받거나 하기 직전에 광야에서 시련을 겪어요. 그 시련기를 거친 다음에 이게 바로 수염이 나타나든지 혹은 장발이 되든지 왜냐하면 그런 것들을 하지 아니하는 그렇게 돌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다음에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 하고. 그러니까 완전히 새 사람으로 부활했다, 다른 사람으로 태어났다 이것을 보여줄 때 사실은 수염을 기르고 나타나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변화나 변신 앞에 무언가 행위가 나오는 거군요.

▶ 이종근 : 그렇죠. 손학규 지금 대표도 민심 속으로 대장정, 민심 대장정을 할 때 몇 개월 동안 아무것도 안 깎았어요. 그리고 완전히 덥수룩한 얼굴 어느 정도 그게 손학규 대표로서는 어떤 상황이었느냐 하면 한국당이었죠. 한나라당 출신의 경기도 지사였잖아요. 그런데 지금 당을 바꿨죠, 완전히 다른 당으로. 그게 참 비판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때 대장정을 통해서 자신의 전 모습을 완전히 탈바꿈하는 그런 계기를 모티브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뭐라고 할까요? 이게 제의 같은 거죠, 의식 같은 것.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행위든 사실 그전에 부족국가 시절부터 있었던 DNA에 있던 그런 상황이거든요. 삭발 한 말씀만 드리면 삭발도 옛날에 제사장들이 제의를 치를 때 자신의 무엇인가를 희생을 해요. 예를 들어서 핏방울을 떨어뜨린다든지 또는 머리나 손톱을 깎는다든지 이런 행위들은 언제나 신한테 바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삭발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삭발도 역시 내 몸의 일부, 그러니까 머리털을 바친다, 이런 의미가 사실 그 안에 깔려 있는 거죠.

▷ 오태훈 : 하지만 그게 또 하나의 이미지로 작용하는 건데 그래서 그런가 지금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릴레이 삭발에 대해서 여러 가지 패러디물도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 이종근 : 제가 아까 소기의 성과 중에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성과가 황교안 대표의 패러디일 거예요. 아마 보신 분들은 아니, 이런 사진들이 있어라고 할 정도로 게리 올드만하고 또 최민수 씨 탤러트 합성을 해서 수염 덥수룩한 황교안 대표가 깎을 때 옆부터 깎았어요. 그런데 옆을 딱 깎은 상황에서 정지하니까 최근에 젊은이들한테 가장 인기 있는 머리 투블록이라고 하죠. 그 머리 상태가 딱 된 거예요. 거기다가 최민수 씨의 구레나룻을 딱 얹으니까 반응이 이거였어요. “아니, 이 사람이 누구야?” 이런 식이었던 반응. 물론 이게 진지한 의미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호응을 한다, 이것보다는 하나의 놀이 문화 있잖아요, 젊은이들은. 패러디 사진이라는 게 사실 놀이죠. 하지만 황교안 대표로서는 그간에 갖고 있던 이미지가 완전히 부잣집 도련님, 샌님, 온실 속의 화초 그리고 목소리는 조금 늘 단조롭고 머리는 2:8 가르마 이런 뭐라고 할까요? 고답적인 어떤 이미지에서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는 사람들이 나를 놀이 문화로 이끌어줬다? 이것은 정치인들한테는 굉장히 득이죠.

▷ 오태훈 : 김광철님, “국회를 무시하고 장관을 임명하는 청와대에 더 이상 항거할 방법이 없으니 삭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닐까요?”라고 의견 주셨고 4531번 쓰시는 분께서는 “차명진 전 의원도 삭발한다고 SNS에 글 남겼네요.”라고 의견 주셨습니다. 정복숙님은 “황교안 대표의 삭발에 좀 의아하긴 했습니다. 올해 이런 식으로 삭발이 유행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술 먹고 들어오면 저도 머리 빡빡 밀어볼까 싶습니다.”라는 의견도 보내주셨는데 그런데 여권 쪽에서는 비판도 많이 이어지고 있고 머리 깎은 김에 군대 가라, 이런 비판들도 많이 나왔잖아요.

▶ 이종근 : 지금 어떤 의미에서는 당들의 입장이 약간씩 달라요, 톤이. 저는 대통령이 강기정 정무수석을 시켜서 만류했던 것도 굉장히 저는 눈에 들어와요. 그런데 정의당이 가장 독하게 반응하고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정의당이 이번에 조국 장관을 데스노트에서 뺀 것이 정의당으로서는 좀 아픈 대목이거든요. 그래서 좀 더 공격적으로 반응하지 않나 싶고요.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늘 처음 준비를 해봤습니다. 가칭해서 이종근의 <그냥 갈 수 없잖아> 삭발의 정치학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들 짚어봤습니다. 오늘 순서 고맙습니다.

▶ 이종근 :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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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정치인들의 삭발과 단식, 어떻게 다를까?
    • 입력 2019-09-18 15:49:40
    • 수정2019-09-19 08:05:50
    최영일의 시사본부
- 대표적안 정치행위 단식과 삭발... 단식은 상대에게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외적 표출
- 삭발은 상대방과 상관없이 스스로의 결기 보여주는 내적 행위, 내부 결속의 의미 커
- 황교안 대표의 삭발이 릴레이 삭발로 이어지면서, 내적 결속의 성과 거둔 듯
- 반대로 머리나 수염 기르는 경우도... 대표적인 예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 때의 박원순
- 이미지 변신이 필요할 때,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걸 보여줄 때 쓰는 방법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이종근의 <그냥 갈 수 없잖아>
■ 방송시간 : 9월 18일(수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이종근 시사평론가



▷ 오태훈 : 오태훈의 시사본부 수요일에 새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뉴스를 살피다 보면 뉴스 안에 담긴 의미라든가 또 뉴스 이면의 시사점들 살펴보고 하죠. 한데 이것을 좀 냉철하게 분석하는 게 힘들 때도 있습니다. 뉴스를 하긴 하는데 그냥 놓치고 갈 수 없는 핵심 포인트, 이걸 좀 콕 집어서 해설해보고자 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와 함께 꼭 포인트를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려고 하는데요. 그냥 놓치고 갈 수 없다고 그래서 저희 제작진은 가칭 이종근의 <그냥 갈 수 없잖아> 이런 이름으로 한번 준비를 해봤는데,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애청자 여러분들께서 들어보시고 이런 코너 제목이면 좋겠다 하시면 또 의견 보내주시면 저희가 참고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에서 시사본부 1라디오 혹은 시사본부 검색하시면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다는 것 알려 드리고요. 이름하여 가칭 이종근의 <그냥 갈 수 없잖아> 이종근 시사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종근 : 안녕하십니까? 그냥 가지 마시고 채널 고정해 주십시오.

▷ 오태훈 : 고맙습니다. 정말 기대가 큰 코너인데 오늘 저희가 주제로 포인트로 짚어보고자 하는 것은 ‘삭발’입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반대 주장하면서 삭발을 했고 또 계속해서 삭발 릴레이가 한국당 쪽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파장이 계속되고 있죠?

▶ 이종근 :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 방금 전에 국회 부의장, 전 국회 부의장, 현 국회 부의장 그러니까 심재철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 함께 삭발을 했습니다.

▷ 오태훈 : 이미 삭발하셨어요?

▶ 이종근 : 네, 이로써 한국당 출신 정치인으로는 일곱 분이 지금 삭발을 한 셈이 됐고요. 내일도 전 울산시장이시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삭발을 한다고 하니까 진짜 말씀하신 대로 릴레이가 될 가능성이 커 보여요.

▷ 오태훈 : 이렇게 릴레이로 계속 삭발이 이어지고 또 제1야당의 당대표가 삭발한 것은 처음 아닙니까?

▶ 이종근 : 네, 아마도 황교안 대표가 삭발을 16일에 했을 때 검색어에 황교안 삭발 또는 삭발 이렇게 많이 오르게 된 게 다른 분들과 다른 점이 바로 지금 말씀하신 제1야당 대표가 삭발한 게 처음이었다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이번에 찾아봤어요. 그렇게 당대표가 안 했나 했는데 제가 사실 찾아본 것은 박찬종 전 의원이 떠올라서 당시 대표 아니었나? 왜냐하면 대선후보로 나오셨기 때문에 대표 아니었나하고 찾아봤더니 사실 그때가 삭발 정치의 거의 뭐라고 할까요? 효시라고 할까? 그 이전에는 주로 단식, 김영삼 대통령 기억하시죠? 정치인으로서 당대표 시절에 단식도 했고 했는데 박찬종 의원이 당시에 통일민주당 의원이었더라고요. 그리고 87년에 김대중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이 후보 단일화를 실패했잖아요. 그런데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면서 단식을 해요. 그래서 사실 그다음에 양당에 들어가지 않고 분당이 됐잖아요.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으로 나오면서 이 삭발이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인지가 돼서 대선후보로 가게 되는 하나의 상징적인 뭐라고 할까요? 밑거름이 된 그런 상황이었어요.

▷ 오태훈 : 하지만 제1야당 대표면 여러 가지 정치적인 입지도 있고 또 의정활동이라든가 아니면 의원들을 통해서라든가 다양한 정치적인 표출을 할 수 있는 입장이거든요. 한데 보통 삭발이라든가 단식 이런 건 노동자들이라든가 더 이상 자신의 투쟁을 알릴 수 없을 때 하는 그런 투쟁 방법인데 언제 이렇게 단식을 하고 언제 삭발하는지도 궁금하고 왜 이렇게 정치인들이 해야 되는지도 궁금하거든요.

▶ 이종근 : 일단 말씀하셨듯이 정치행태, 행위 중에 단식과 삭발이라는 두 가지 행위가 있는데 좀 다르죠. 어떻게 다르냐 하면 단식은 무엇인가를 먹지 아니하고 무한정 자신의 요구로 관철시키려고 할 때 해요. 그러니까 요구가 들어줄 때까지 해요. 물론 며칠 단식하겠다고 기한을 정하는 단식도 있지만 대개는 요구사항을 확실하게 제시를 하죠, 상대에게 정치적 상대에게 또는 집권여당에게 또는 정부에게. 그런데 삭발은 물론 요구는 있지만 그것을 들어주든 안 들어주든 행해져요, 단행해져요. 그러니까 단행되죠. 두 차이는 단식은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요구사항이 있기 때문에 상대에 대해서 하는 외적인 표출이에요. 그렇지만 삭발은 상대가 들어주든 안 들어주든 내가 결기를 보이는 내적인 어떤 행위. 그렇기 때문에 내가 결기를 보여서 대개는 당대표가 하지 아니하는 이유는 당대표는 리더이기 때문에 삭발이라든지 이렇게 단식이라든지 이런 모든 행위들을 조율해서 이끌어나가는 그런 역할이기 때문에 사실 잘 안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스스로 한 이유가 여러 가지가 또 본인한테는 있겠지만 아무튼 결과적으로 이번에 가장 크게 삭발을 한 이유가 내부결속 가장 클 거예요. 그러니까 국민들한테 보여주는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에 대해서 또는 한국당 정치인들에 대해서 당대표가 이렇게 지금 삭발을 했다는 메시지, 그게 바로 릴레이 삭발로 이어지는 하나의 계기가 됐기 때문에 그런 목적이 컸다면 어느 정도는 또 소기의 성과가 있지 않았나라고 보이는 거죠.

▷ 오태훈 : 청취자 최종우님께서 “내년 총선이 있으니까 공천받기 어려울까봐 감안해서 결정한 것 아닐까요? 안타깝습니다.” 5754님, “국회의원들 삭발, 단식은 이제 그만. 국격 떨어져요. 창피하니까 그냥 일을 하세요.” 0073님, “지금 코너 시사 족집게 어떨까요? 앞에 이름 붙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이런 의견도 보내주셨습니다. 참고하도록 하겠고요. 삭발은 뭔가 내 몸에 있는 것을 털어내는 깎는 건데 또 어떨 때는 수염을 기른다거나 머리를 기른다거나 이런 것도 하나의 투쟁 방식으로도 있지 않나요?

▶ 이종근 : 그렇습니다. 머리를 기르는 경우 한번 기억해보시면 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딱 떠올라요. 박원순 시장이 정치하기 전에 참여연대에 또 상임이사를 했고 또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재단을 이끌지 않았습니까? 그때를 기억하시면 반듯한 어떤 이미지, 깨끗한 이미지 그리고 시민활동가로서의 이미지 이런 이미지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몇 개월 동안 수염을 기르고 장발 머리를 깎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때 굉장히 놀랐죠. 그리고 안철수 안랩 대표하고 단일화를 이루죠.

▷ 오태훈 : 서울시장 후보로...

▶ 이종근 : 서울시장 후보에 단일화 기억하시죠?

▷ 오태훈 : 그때 맞습니다. 수염도 길게 길었습니다.

▶ 이종근 : 아니, 박원순 참여연대 이사장한테 이런 면모가 있어? 이렇게 놀란 사람들이 있어요. 그리고 후보 단일화 끌어안고 다시 깔끔해져서 시장 후보로 나와서 시장이 되죠. 지금 말씀 드린 게 바로 그거예요. 머리를 기르고 수염을 기르는 이유는 하나의 이미지 변신을 할 때 그러니까 박원순 시장 같은 경우는 내가 시민활동가인데 정치인이 되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것이 외적인 어떤 모습으로 내가 이런 결심을 하고 이런 상황들로서 새 사람으로 태어났다. 그러니까 대개는 신화에서 이런 게 있어요. 종교도 마찬가지지만 예수, 부처, 마호메트 모두 다 공통점이 뭐냐 하면 깨달음을 얻거나 혹은 하나의 어떤 신의 부름을 받거나 소명을 받거나 하기 직전에 광야에서 시련을 겪어요. 그 시련기를 거친 다음에 이게 바로 수염이 나타나든지 혹은 장발이 되든지 왜냐하면 그런 것들을 하지 아니하는 그렇게 돌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다음에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 하고. 그러니까 완전히 새 사람으로 부활했다, 다른 사람으로 태어났다 이것을 보여줄 때 사실은 수염을 기르고 나타나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변화나 변신 앞에 무언가 행위가 나오는 거군요.

▶ 이종근 : 그렇죠. 손학규 지금 대표도 민심 속으로 대장정, 민심 대장정을 할 때 몇 개월 동안 아무것도 안 깎았어요. 그리고 완전히 덥수룩한 얼굴 어느 정도 그게 손학규 대표로서는 어떤 상황이었느냐 하면 한국당이었죠. 한나라당 출신의 경기도 지사였잖아요. 그런데 지금 당을 바꿨죠, 완전히 다른 당으로. 그게 참 비판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때 대장정을 통해서 자신의 전 모습을 완전히 탈바꿈하는 그런 계기를 모티브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뭐라고 할까요? 이게 제의 같은 거죠, 의식 같은 것.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행위든 사실 그전에 부족국가 시절부터 있었던 DNA에 있던 그런 상황이거든요. 삭발 한 말씀만 드리면 삭발도 옛날에 제사장들이 제의를 치를 때 자신의 무엇인가를 희생을 해요. 예를 들어서 핏방울을 떨어뜨린다든지 또는 머리나 손톱을 깎는다든지 이런 행위들은 언제나 신한테 바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삭발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삭발도 역시 내 몸의 일부, 그러니까 머리털을 바친다, 이런 의미가 사실 그 안에 깔려 있는 거죠.

▷ 오태훈 : 하지만 그게 또 하나의 이미지로 작용하는 건데 그래서 그런가 지금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릴레이 삭발에 대해서 여러 가지 패러디물도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 이종근 : 제가 아까 소기의 성과 중에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성과가 황교안 대표의 패러디일 거예요. 아마 보신 분들은 아니, 이런 사진들이 있어라고 할 정도로 게리 올드만하고 또 최민수 씨 탤러트 합성을 해서 수염 덥수룩한 황교안 대표가 깎을 때 옆부터 깎았어요. 그런데 옆을 딱 깎은 상황에서 정지하니까 최근에 젊은이들한테 가장 인기 있는 머리 투블록이라고 하죠. 그 머리 상태가 딱 된 거예요. 거기다가 최민수 씨의 구레나룻을 딱 얹으니까 반응이 이거였어요. “아니, 이 사람이 누구야?” 이런 식이었던 반응. 물론 이게 진지한 의미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호응을 한다, 이것보다는 하나의 놀이 문화 있잖아요, 젊은이들은. 패러디 사진이라는 게 사실 놀이죠. 하지만 황교안 대표로서는 그간에 갖고 있던 이미지가 완전히 부잣집 도련님, 샌님, 온실 속의 화초 그리고 목소리는 조금 늘 단조롭고 머리는 2:8 가르마 이런 뭐라고 할까요? 고답적인 어떤 이미지에서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는 사람들이 나를 놀이 문화로 이끌어줬다? 이것은 정치인들한테는 굉장히 득이죠.

▷ 오태훈 : 김광철님, “국회를 무시하고 장관을 임명하는 청와대에 더 이상 항거할 방법이 없으니 삭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닐까요?”라고 의견 주셨고 4531번 쓰시는 분께서는 “차명진 전 의원도 삭발한다고 SNS에 글 남겼네요.”라고 의견 주셨습니다. 정복숙님은 “황교안 대표의 삭발에 좀 의아하긴 했습니다. 올해 이런 식으로 삭발이 유행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술 먹고 들어오면 저도 머리 빡빡 밀어볼까 싶습니다.”라는 의견도 보내주셨는데 그런데 여권 쪽에서는 비판도 많이 이어지고 있고 머리 깎은 김에 군대 가라, 이런 비판들도 많이 나왔잖아요.

▶ 이종근 : 지금 어떤 의미에서는 당들의 입장이 약간씩 달라요, 톤이. 저는 대통령이 강기정 정무수석을 시켜서 만류했던 것도 굉장히 저는 눈에 들어와요. 그런데 정의당이 가장 독하게 반응하고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정의당이 이번에 조국 장관을 데스노트에서 뺀 것이 정의당으로서는 좀 아픈 대목이거든요. 그래서 좀 더 공격적으로 반응하지 않나 싶고요.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늘 처음 준비를 해봤습니다. 가칭해서 이종근의 <그냥 갈 수 없잖아> 삭발의 정치학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들 짚어봤습니다. 오늘 순서 고맙습니다.

▶ 이종근 :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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