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여상규 욕설’ 국회 속기록 삭제 가능?

입력 2019.10.08 (21:42) 수정 2019.10.0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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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드렸듯이,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어제 국정감사장에서 욕설을 하고 이 욕설을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를 두고도 말이 많습니다.

팩트체크팀 신선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 지금 삭제해 달라고 했는데 이걸 삭제하면 발언은 했는데, 기록으로는 없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래서 인터넷에도 "속기록에서 삭제하면 없던 일이 되는 거냐", "마음대로 삭제하려면 뭐하러 기록하나", 이런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이 속기록에서 삭제는 가능합니까?

[기자]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국회법 117조를 보면, 속기로 작성한 회의록의 내용은 삭제할 수 없다, 이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단 예외가 있는데요, 비밀 유지나 국가안전보장과 관련한 발언은 협의를 통해 게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나와 있는데요, 한데 여상규 위원장의 'XX 발언'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죠.

[앵커]

과거에는 그럼 어떤 사례들이, 삭제된 사례들이 있습니까?

[기자]

20대 국회를 찾아보니까 단 2건 있었습니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 성추행 사건이 거론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회의록인데요, 삭제 부분을 보시면 저렇게 점과 선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보시는 건 2017년 서훈 국정원장 청문회 때의 속기록인데요, 역시 점과 선으로 표시돼 있죠?

국가 안전보장에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해서 속기록에서 제외가 된 부분입니다.

[앵커]

그러면 삭제 말고 수정하는 건 가능한가요?

[기자]

네, 수정은 가능합니다.

역시 국회법을 보면 속기록의 정정은 의장에게 요구할 수 있다, 상임위의 경우에 공문을 통해서 위원장에게 요청하면 정정할 수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만 정정요청이 50건이 넘었는데요, 예를 들면, 한 의원의 '개떡같이'라는 표현이 요청을 통해서 '엉망진창'으로 고쳐졌고, '눈 뜬 봉사'라는 말은 '뜬 눈으로 당했다', 그리고 일본식 표현이죠, '뿜빠이'는 '분배'로 수정되기도 했습니다.

단, 표현은 고치더라도 전체 발언의 취지는 변경할 수 없도록 국회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앵커]

그럼 여상규 위원장은 이게 삭제가 안 된다는 것은 알 것 같고 수정 요청을 했습니까?

[기자]

저희가 여상규 의원 측과 통화를 해봤는데 일단 속기록이 나오면 확인한 다음에 정정 요청을 검토해보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정정 절차를 보면 요청서를 상임위 행정실에 제출하고, 위원장이 결재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여 의원 본인이 법사위 위원장이잖아요?

여 의원 측이 정정 절차에 들어가면 이른바 '셀프 정정' 논란도 불거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소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팀 신선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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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여상규 욕설’ 국회 속기록 삭제 가능?
    • 입력 2019-10-08 21:46:57
    • 수정2019-10-08 22: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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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드렸듯이,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어제 국정감사장에서 욕설을 하고 이 욕설을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를 두고도 말이 많습니다.

팩트체크팀 신선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 지금 삭제해 달라고 했는데 이걸 삭제하면 발언은 했는데, 기록으로는 없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래서 인터넷에도 "속기록에서 삭제하면 없던 일이 되는 거냐", "마음대로 삭제하려면 뭐하러 기록하나", 이런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이 속기록에서 삭제는 가능합니까?

[기자]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국회법 117조를 보면, 속기로 작성한 회의록의 내용은 삭제할 수 없다, 이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단 예외가 있는데요, 비밀 유지나 국가안전보장과 관련한 발언은 협의를 통해 게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나와 있는데요, 한데 여상규 위원장의 'XX 발언'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죠.

[앵커]

과거에는 그럼 어떤 사례들이, 삭제된 사례들이 있습니까?

[기자]

20대 국회를 찾아보니까 단 2건 있었습니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 성추행 사건이 거론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회의록인데요, 삭제 부분을 보시면 저렇게 점과 선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보시는 건 2017년 서훈 국정원장 청문회 때의 속기록인데요, 역시 점과 선으로 표시돼 있죠?

국가 안전보장에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해서 속기록에서 제외가 된 부분입니다.

[앵커]

그러면 삭제 말고 수정하는 건 가능한가요?

[기자]

네, 수정은 가능합니다.

역시 국회법을 보면 속기록의 정정은 의장에게 요구할 수 있다, 상임위의 경우에 공문을 통해서 위원장에게 요청하면 정정할 수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만 정정요청이 50건이 넘었는데요, 예를 들면, 한 의원의 '개떡같이'라는 표현이 요청을 통해서 '엉망진창'으로 고쳐졌고, '눈 뜬 봉사'라는 말은 '뜬 눈으로 당했다', 그리고 일본식 표현이죠, '뿜빠이'는 '분배'로 수정되기도 했습니다.

단, 표현은 고치더라도 전체 발언의 취지는 변경할 수 없도록 국회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앵커]

그럼 여상규 위원장은 이게 삭제가 안 된다는 것은 알 것 같고 수정 요청을 했습니까?

[기자]

저희가 여상규 의원 측과 통화를 해봤는데 일단 속기록이 나오면 확인한 다음에 정정 요청을 검토해보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정정 절차를 보면 요청서를 상임위 행정실에 제출하고, 위원장이 결재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여 의원 본인이 법사위 위원장이잖아요?

여 의원 측이 정정 절차에 들어가면 이른바 '셀프 정정' 논란도 불거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소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팀 신선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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