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무혐의’ 양현석, 원정도박·협박 의혹의 끝은?

입력 2019.12.0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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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버닝썬 사태’, 승리 거쳐 양 씨 겨눠
‘성접대 의혹’은 무혐의
‘원정도박·수사 무마 의혹’은 수사 중
양 씨 법정 설지 관심

YG엔터테인먼트의 실질적인 수장 양현석 씨에게 올해는 '성실한 한 해'였다. 양 씨는 올해 각종 의혹으로 숱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 때마다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말을 반복해야 했다.

양 씨 관련 의혹은 지난 5월 성접대 의혹을 시작으로 소속 가수 비아이의 마약 수사 무마 의혹, 원정도박과 환치기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의혹은 무성했지만, 아직 재판에 넘어간 것은 없다. 성접대 혐의는 검찰이 최종 무혐의 처분했고, 원정도박과 환치기 의혹은 검찰에서,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은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


YG 수장까지 겨눈 '버닝썬 나비효과'

양 씨 관련 의혹의 시작은 클럽 '버닝썬'이었다. 버닝썬은 YG 소속 가수였던 승리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클럽이다.

버닝썬에서는 지난해 11월 폭행 사건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클럽 내 마약·성폭행 의혹과 경찰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은 버닝썬 관련 각종 의혹을 취재해 보도했다. 지난 2월에는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더니, 5월에는 양 씨가 2014년 태국인과 말레이시아인 등 2명의 재력가를 초대해 2박 3일간 접대를 했고, 여기서 성접대가 있었다는 의혹 보도가 나왔다.

버닝썬에서 시작한 언론의 취재가 승리를 거쳐 YG엔터테인먼트로 번지면서 YG 수장까지 겨누게 된 것이다.


최초 의혹 성접대는 '무혐의'

양 씨는 성접대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경찰은 양 씨와 재력가의 만남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유흥업소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내사에 착수했다. 6월 말에는 양 씨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양 씨를 성매매 알선 피의자로 입건했지만, 지난 9월 중순 '혐의없음' 의견으로 양 씨를 검찰에 넘겼다. 양 씨가 재력가들을 국내에서 접대하는 과정에서 성접대가 있었다는 증거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재력가와 유흥업소 여성들이 함께 해외여행을 가서 성관계를 맺었고, 여행 전 재력가가 여성들에게 돈을 준 사실을 파악하긴 했다. 그러나 이 돈은 양 씨가 내준 것이 아니라 재력가가 낸 것이었고, 성관계 대가로 보기도 어렵다는 게 경찰 판단이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연이어 터진 '마약 수사 무마 의혹'

5월 말 불거진 '성접대 의혹'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6월 초에는 YG 소속 가수 비아이와 관련한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이 나왔다.

KBS와 디스패치 보도로 알려진 이 의혹은 제보자 A 씨와 연관이 있다. A 씨는 2016년 8월 마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이후 비아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경찰에 제출했다. 비아이가 A 씨에게 대마초를 구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였는데, A 씨는 이 메시지에 따라 비아이에게 대마초를 구해줬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 씨는 며칠 후 경찰 조사에서는 비아이에게 대마초를 건네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고, 비아이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양 씨가 변호사도 구해주고 진술을 번복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며, 3년 만인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신고했다.

지난 9월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비아이를 불러 조사했고, 비아이는 A 씨가 진술했다가 번복한 마약 혐의를 인정해 피의자로 입건됐다.

경찰은 양 씨를 협박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지난달 9일 1차 소환을 시작으로 모두 세 차례 소환을 통해 A 씨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했는지, 변호사를 구해줬는지, 구해줬다는 선임 비용은 YG 회삿돈이었는지 양 씨 개인 돈이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원정도박·환치기 의혹'까지 추가

마지막 의혹은 지난 8월 초 불거졌다. 경찰은 양 씨의 원정도박 및 환치기 의혹 첩보를 입수한 뒤 승리와 함께 피의자로 입건했다.

두 달가량의 수사 끝에 경찰은 양 씨와 승리가 2014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에서 모두 10여 차례에 걸쳐 상습도박을 했다고 보고, 지난 10월 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다만, 현지에서 외화를 빌린 후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환치기'를 했다는 의혹은 '혐의없음'으로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원정도박과 환치기 혐의에 대해서 어떻게 결론을 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의혹의 늪'에 빠진 양 씨, 법정 설까

이렇게 양 씨는 올해 내내 '의혹의 늪'에 빠져 허우적댔다. 이 늪을 언론의 괜한 오해가 만든 것인지, 양 씨 스스로 불법 행위를 해서 만든 것인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숱한 의혹 가운데 수사기관의 최종 결론이 나온 건 무혐의로 결론 난 성접대 의혹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남은 의혹인 원정도박 및 환치기 혐의와 협박 등 혐의 가운데 양 씨에게 치명적인 건 협박 부분이다. 원정도박은 초범인 경우 재판에 가더라도 집행유예가 나오기도 하지만, 제보자를 협박해 수사를 무마시킨 건 범죄 중에서도 죄질이 나쁜 편에 속한다.

마약 수사 무마 의혹 수사에서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법정뿐만 아니라 감옥까지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 씨는 수사 무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참고인 진술과 양 씨 진술을 맞춰보고 있다"고 말했다. 확보한 증거와 참고인 진술을 양 씨 진술과 비교해 모순되는 부분을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수사가 끝나느냐는 질문에 경찰 관계자는 기한을 정해놓고 수사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확답을 피했다. 수사가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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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접대 무혐의’ 양현석, 원정도박·협박 의혹의 끝은?
    • 입력 2019-12-09 13:28:08
    취재K
‘버닝썬 사태’, 승리 거쳐 양 씨 겨눠 <br />‘성접대 의혹’은 무혐의 <br />‘원정도박·수사 무마 의혹’은 수사 중 <br />양 씨 법정 설지 관심
YG엔터테인먼트의 실질적인 수장 양현석 씨에게 올해는 '성실한 한 해'였다. 양 씨는 올해 각종 의혹으로 숱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 때마다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말을 반복해야 했다.

양 씨 관련 의혹은 지난 5월 성접대 의혹을 시작으로 소속 가수 비아이의 마약 수사 무마 의혹, 원정도박과 환치기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의혹은 무성했지만, 아직 재판에 넘어간 것은 없다. 성접대 혐의는 검찰이 최종 무혐의 처분했고, 원정도박과 환치기 의혹은 검찰에서,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은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


YG 수장까지 겨눈 '버닝썬 나비효과'

양 씨 관련 의혹의 시작은 클럽 '버닝썬'이었다. 버닝썬은 YG 소속 가수였던 승리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클럽이다.

버닝썬에서는 지난해 11월 폭행 사건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클럽 내 마약·성폭행 의혹과 경찰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은 버닝썬 관련 각종 의혹을 취재해 보도했다. 지난 2월에는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더니, 5월에는 양 씨가 2014년 태국인과 말레이시아인 등 2명의 재력가를 초대해 2박 3일간 접대를 했고, 여기서 성접대가 있었다는 의혹 보도가 나왔다.

버닝썬에서 시작한 언론의 취재가 승리를 거쳐 YG엔터테인먼트로 번지면서 YG 수장까지 겨누게 된 것이다.


최초 의혹 성접대는 '무혐의'

양 씨는 성접대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경찰은 양 씨와 재력가의 만남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유흥업소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내사에 착수했다. 6월 말에는 양 씨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양 씨를 성매매 알선 피의자로 입건했지만, 지난 9월 중순 '혐의없음' 의견으로 양 씨를 검찰에 넘겼다. 양 씨가 재력가들을 국내에서 접대하는 과정에서 성접대가 있었다는 증거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재력가와 유흥업소 여성들이 함께 해외여행을 가서 성관계를 맺었고, 여행 전 재력가가 여성들에게 돈을 준 사실을 파악하긴 했다. 그러나 이 돈은 양 씨가 내준 것이 아니라 재력가가 낸 것이었고, 성관계 대가로 보기도 어렵다는 게 경찰 판단이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연이어 터진 '마약 수사 무마 의혹'

5월 말 불거진 '성접대 의혹'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6월 초에는 YG 소속 가수 비아이와 관련한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이 나왔다.

KBS와 디스패치 보도로 알려진 이 의혹은 제보자 A 씨와 연관이 있다. A 씨는 2016년 8월 마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이후 비아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경찰에 제출했다. 비아이가 A 씨에게 대마초를 구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였는데, A 씨는 이 메시지에 따라 비아이에게 대마초를 구해줬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 씨는 며칠 후 경찰 조사에서는 비아이에게 대마초를 건네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고, 비아이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양 씨가 변호사도 구해주고 진술을 번복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며, 3년 만인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신고했다.

지난 9월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비아이를 불러 조사했고, 비아이는 A 씨가 진술했다가 번복한 마약 혐의를 인정해 피의자로 입건됐다.

경찰은 양 씨를 협박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지난달 9일 1차 소환을 시작으로 모두 세 차례 소환을 통해 A 씨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했는지, 변호사를 구해줬는지, 구해줬다는 선임 비용은 YG 회삿돈이었는지 양 씨 개인 돈이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원정도박·환치기 의혹'까지 추가

마지막 의혹은 지난 8월 초 불거졌다. 경찰은 양 씨의 원정도박 및 환치기 의혹 첩보를 입수한 뒤 승리와 함께 피의자로 입건했다.

두 달가량의 수사 끝에 경찰은 양 씨와 승리가 2014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에서 모두 10여 차례에 걸쳐 상습도박을 했다고 보고, 지난 10월 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다만, 현지에서 외화를 빌린 후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환치기'를 했다는 의혹은 '혐의없음'으로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원정도박과 환치기 혐의에 대해서 어떻게 결론을 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의혹의 늪'에 빠진 양 씨, 법정 설까

이렇게 양 씨는 올해 내내 '의혹의 늪'에 빠져 허우적댔다. 이 늪을 언론의 괜한 오해가 만든 것인지, 양 씨 스스로 불법 행위를 해서 만든 것인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숱한 의혹 가운데 수사기관의 최종 결론이 나온 건 무혐의로 결론 난 성접대 의혹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남은 의혹인 원정도박 및 환치기 혐의와 협박 등 혐의 가운데 양 씨에게 치명적인 건 협박 부분이다. 원정도박은 초범인 경우 재판에 가더라도 집행유예가 나오기도 하지만, 제보자를 협박해 수사를 무마시킨 건 범죄 중에서도 죄질이 나쁜 편에 속한다.

마약 수사 무마 의혹 수사에서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법정뿐만 아니라 감옥까지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 씨는 수사 무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참고인 진술과 양 씨 진술을 맞춰보고 있다"고 말했다. 확보한 증거와 참고인 진술을 양 씨 진술과 비교해 모순되는 부분을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수사가 끝나느냐는 질문에 경찰 관계자는 기한을 정해놓고 수사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확답을 피했다. 수사가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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