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박항서 감독의 “도와주쇼” 문자받고 이삿짐 싼 남자

입력 2019.12.13 (09:14) 수정 2019.12.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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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길거리 못 걸어다닐 정도. 어딜 가도 사인 요청
- 2002년부터 박항서 감독과 인연, 합류 때마다 성적 좋아 관계자들 사이 ‘럭키맨’ 별명
- 박 감독 요청에 베트남팀 도와주다 올해부턴 한국생활 접고 합류. 현장 마약같은 매력
- 의료~식단까지 책임져. “먹고픈 것 아닌 필요한 것 먹어야 프로”라며 선수들 독려
- 베트남 선수들 체력과 정신력 몰라보게 달라졌어. 내일부터 한국서 전지훈련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12월 13일(금) 7:35~7:50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최주영 의무팀장 (베트남 축구대표팀)



▷ 김경래 : 금요일은 원래 <최강 스포츠>가 없는 날인데, 스포츠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이번 주에 소식 전해드렸죠, 베트남이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우승을 했다, 3:0으로 인도네시아를 이기면서 우승을 했다. 60년 만에 베트남이 우승을 한 거다. 박항서 감독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박항서 감독 옆에서 베트남 축구를 여기까지 키우는 데에 지대하게 공헌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익숙하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우리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오랫동안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요. 최주영 팀닥터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좀 여쭤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주영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지금 베트남이신가요?

▶ 최주영 : 네, 베트남입니다.

▷ 김경래 : 그러면 원래 필리핀 가셨을 것 아니에요?

▶ 최주영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며칠 안 되셨겠어요, 베트남에 도착하신 지도?

▶ 최주영 : 하룻밤 자고요.

▷ 김경래 : 하루 지났나요?

▶ 최주영 : 네, 이틀째 잤습니다. 아침입니다.

▷ 김경래 : 아이고, 피곤하시겠네요. 베트남 몇 시에요, 지금?

▶ 최주영 : 지금 한국하고 2시간 차이가 나니까 5시 45분입니다.

▷ 김경래 : 제가 아침잠을 깨웠군요.

▶ 최주영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감사할 건 아니고 죄송합니다. 아침에 못 주무시게 해서.

▶ 최주영 : 아니요, 아니요.

▷ 김경래 : 일단 그것부터 여쭤봐야 될 것 같아요. 베트남 분위기 60년 만의 우승이요, 분위기 어떻습니까? 정말 열광적입니까? 어때요?

▶ 최주영 : 그렇습니다. 우리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버스가 비행기 있는 데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미 공항 근처에는 많은 군중들이 엄청나게 운집해 있었는데, 교통 정리가 많이 되어 있더라고요, 도로 옆으로 관중들 옆으로 세워놓고 그래서 우리가 버스 지나갈 때마다 열광하는 그런 모습으로 우리가 진짜 감사함을 받았습니다.

▷ 김경래 : 박항서 감독님이 진짜 그렇게 인기가 많아요?

▶ 최주영 : 길거리 못 걸어다니세요.

▷ 김경래 : 아, 걸어다니지도 못할 정도예요?

▶ 최주영 : 네, 잠깐만 어디 가도 그냥 가지 않으니까. 사진, 사인해달라 엄청나십니다.

▷ 김경래 : 같이 다니시기 귀찮겠다, 그렇죠? 어디 밥이라도 먹으려고 하면 박항서 감독 때문에 늦게 가는 것 아니에요?

▶ 최주영 : 그래서 단골 한국식당 같은 데에 그런 데로 많이 가시기도 하시고 그러십니다.

▷ 김경래 : 최 팀장님은 베트남에 언제 합류하신 거예요? 베트남 대표팀에는?

▶ 최주영 : 올 4월 말에 들어와서 5월부터 정식으로 합류하게 되었는데 사실은 제가 병원에 근무하면서 여기 빈맥 병원이라고 종합병원이 있는데, 그곳에 근무하면서 대표팀 소집이 있을 때 같이 동행하는 겸직을 하게 되는 그런 상황으로 와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올해 초에 공식적으로 합류하기 전에도 좀 같이 활동하지 않으셨어요, 베트남 대표팀하고?

▶ 최주영 : 네, 작년에도 한국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도와드리고 했었는데, 그때 공교롭게도 스즈키컵 우승할 때 그 현장에 있었고 또 아시안게임 준비하는 데에 도와드렸고 아시안컵 준비하는 데에 도와드렸고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함께할 수 있었죠.

▷ 김경래 : 최 팀장님이 올 때마다 베트남팀이 성적이 굉장히 좋았다면서요?

▶ 최주영 : 그게 참 우연이기도 한데, 그래서 이 사람들 사이에서 베트남 선수나 협회 사람들 사이에는 럭키맨으로 통했어요. 감사하기도 하죠, 사실은.

▷ 김경래 : 운을 몰고 다니시는 분이군요, 우리 대표팀도 성적이 좋았잖아요, 계실 때.

▶ 최주영 : 제가 마지막 남아공월드컵을 참석했는데 그때도 16강에 올랐죠.

▷ 김경래 : 박항서 감독이 특별히 부탁을 하시고 그래서 합류하게 되신 건가요? 그렇게 기사는 나오던데.

▶ 최주영 : 네, 원래 감독님하고 2002년 월드컵 이후에 계속 다른 쪽에 있었지만 같은 분야지만 연락을 계속하고 있었고 환자들도 같이 보내주시면 보고 그렇게 했기 때문에 계속 끈끈한 관계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베트남 떠나시면서 문자로 도와주시오, 그렇게 보내고 가셨는데, 진짜 전화가 오셨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왔다 갔다 하다가 정말 와서 한번 같이 하자, 그렇게 말씀하셔서 그래서 저도 한국에서 다 접고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완전히 이사를 해버리신 거잖아요.

▶ 최주영 : 네,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 김경래 : 박항서 감독하고 아무리 친해도 최 팀장님의 인생의 결정이신데, 쉬운 결정은 아니셨어요.

▶ 최주영 : 네, 한편으로는 그런데 이쪽 분야가 현장이 그리웠는지도 모르겠어요. 작년에 찔끔찔끔 왔다 갔다 하면서 그때 그 분위기가 새록새록 나고 제 마음을 많이 서서히 움직였던 것 같고 현장도 사실 매력이 엄청 있거든요. 약간의 표현이 이상하지만 마약과 같은 그런 게 있어요.

▷ 김경래 : 박항서 감독이 최 팀장님을 이렇게 계속 오시라고 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니에요? 베트남에도 사람이 있을 텐데.

▶ 최주영 : 정말 조심스러운 말씀이지만 베트남 의료 현장이 굉장히 특히 스포츠 현장이 굉장히 뒤떨어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이 의사나 그런 분들이 하는 일이 거의 선수들 마사지해주고 그다음에 초음파 치료라든가 그런 물리치료 기구를 이용한 간단한 그런 치료 이외에는 그리고 약 처방해주고 그런 것들이 주 치료가 되다 보니까 전체적인 환자 관리라든가 재활 운동이라든가 그런 영양이라든가 음식 관리라든가 모든 분야가 뒤떨어져 있다고 보면 돼요.

▷ 김경래 : 그렇구나. 그러면 지금 최 팀장님은 의료뿐만 아니라 선수들 식단까지 책임지고 계시다면서요?

▶ 최주영 : 네, 일단은 건강에 연관되는 모든 분야를 감독님께서는 저한테 의뢰를 하셨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음식, 영양 또 간단한 선수들과의 대화 속에서 심리적인 것도 함께 상담해야 되는 부분들도 있고 총체적인 어떤 토털 케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까.

▷ 김경래 : 그런데 우리 대표팀만 해도 지금 말씀하신 부분들 다 특화돼서 나눠져 있는 일들이잖아요.

▶ 최주영 : 대부분 어떻게 보면 그렇게 되어 있고 일단은 메디컬팀이라는 그 팀에서는 선수들에 관계되는 건강에 관계되는 모든 것은 토털 케어를 하게 되어 있죠.

▷ 김경래 : 그렇군요. 그런데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어요? 식단이라든가 건강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베트남 선수들한테?

▶ 최주영 : 네, 이 나라에 와보니까 체력, 감독님께서도 계속 말씀하셨던 부분이 체력이에요. 그래서 피지컬적인 몸적인 문제도 있을 거고 그다음에 식단적인 문제를 많이 말씀하셨어요. 왜 그러느냐 하면 쌀국수, 우리가 정말 많이 알고 있는 쌀국수, 쌀국수 이 아이들이 쌀국수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 김경래 : 쌀국수를 많이 먹어요, 실제로?

▶ 최주영 : 네, 아침에는 거의 다 무조건 쌀국수.

▷ 김경래 : 아침에도 쌀국수 먹고요?

▶ 최주영 : 네, 아침에 쌀국수가 정식으로 아예 호텔에 가도 나오고 다 나오고 이 아이들이 즐겨 먹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은 쌀국수 자체가 그것만 볼 때 아주 나쁜 건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탄수화물 종류니까. 그런데 그거에 너무 의존하니까 그런 것들이 아이들의 영양 균형에 맞지 않지 않겠느냐?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써달라, 이렇게 부탁을 하셨고 저도 그래서 탄수화물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도록 그런 것들을 많이 유도하고 있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선수들이 반발을 안 합니까? 먹고 싶은 것 먹어야지, 왜 자꾸.

▶ 최주영 : 그런데 그게 굉장히 중요한 테크닉이 뭐냐 하면 사실 이 나라 사람들이 그동안 먹어왔던 생활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거고 그래서 이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거기에 탄수화물을 좀 더 많이 먹게 하는 그런 형태로 접근을 했죠. 왜냐하면 이건 먹지 말아라, 저건 먹어라 저렇게 말하면 이 아이들한테 거부 반응도 있을 수 있고 그래서 먹지 말라는 말을 안 했고 먹으면서 이거를 좀 더 먹어라 그리고 제가 또 얘기한 것이 이제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해야 된다. 아마추어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먹는 것이 아마추어고 프로는 필요한 것을 먹는 것이 프로다, 그런 표현을 했죠.

▷ 김경래 : 우리 최강시사에서 스포츠 진행하고 있는 박주미 기자랑 잘 아시죠?

▶ 최주영 : 굉장히 친합니다.

▷ 김경래 : 박주미 기자가 얼마 전에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베트남 선수들을 보면 몇 년 사이에 체격이 일단 가슴이나 이런 데가 굉장히 두꺼워졌다.

▶ 최주영 : 정말 그래요.

▷ 김경래 : 실제로 그래요?

▶ 최주영 : 네, 왜냐하면 이 피지컬적인 문제를 굉장히 열심히 관심 있게 감독님께서 지도하셨고 그런 분야 속에 아이들의 체력이 많이 형성되기도 했고 또 하나 피지컬적인 그런 면도 굉장히 향상되었는데 정신적인 면이 엄청 좋아졌다는 생각을 느껴요, 제가. 왜 그러느냐 하면 베트남이 열대지방 아이들이 시합을 하다가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좀 지고 그러면. 그런데 이 베트남 아이들은 아무리 2:0으로 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드는 거예요. 지난번 태국 경기에서 우리가 따라잡았잖아요, 동점으로까지.

▷ 김경래 : 여기서 우리는 베트남입니다, 그렇죠?

▶ 최주영 : 네, 그렇죠, 베트남이죠. 지금은 베트남이죠. 그때 얼마나 지독하게 정말 끝까지 놓지 않는 정신력이 엄청 좋아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 김경래 : 그게 달라진 것,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박항서 감독님이 변화를 시킨 건가요?

▶ 최주영 : 네, 그래서 감독님의 특징이 제가 볼 때는 다른 면을 본 거예요. 제가 여기 와서 베트남에 와서 뭐를 봤느냐 하면 한국에 계실 때는 강한 그런 면만으로 제 머릿속에 인식이 되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와서는 정말 가족과 같다는 이게 아빠 같라고 할까? 정말 아이들과, 정말 카리스마가 있어요. 정말 엄격하게 하기도 하는데 일상 생활 속에서 저렇게까지 저런 면이 있었나? 그래서 저런 면이 결국은 저런 면이 아이들이 시합 현장에서 끝까지 힘을 낼 수 있는 가족과 끈끈한 우리라는 베트남이라는 그런 것들이 작용하지 않았겠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 김경래 : 팀장님은 의료 전문가이시기도 하지만 축구 전문가 아니십니까? 그렇죠?

▶ 최주영 : 아이고, 겸손합니다. 그거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 김경래 : 베트남 선수들 보니까 장점들이 있습니까?

▶ 최주영 : 그건 있죠.

▷ 김경래 : 어떤 게 있죠?

▶ 최주영 : 원래 이 아이들의 축구 기술들이 몸이 굉장히 유연한 아이들이 많고 그 재간들이 엄청 좋아요. 볼을 어렸을 때부터 너무 축구를 좋아하다 보니까 동네에서 맨발로 차고 그러다 보니까 그냥 볼 가지고 놀기를 엄청나게 많이 놀다 보니까 이 아이들이 잔기술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이러다가 베트남이 우리보다 더 잘하게 되는 것 아니에요?

▶ 최주영 : 글쎄요, 그럴지도 혹시. 한국도 더욱더 잘하고 있지만 더욱더 잘하기를 바랍니다.

▷ 김경래 : 한국에 안 오시나요? 팀원들하고 같이?

▶ 최주영 : 오늘 밤 비행기, 그러니까 정확하게 14일 0시 30분 비행기로 전지훈련 출발합니다.

▷ 김경래 : 오랜만에 한국 오셔서 지인들도 만나시고 하시겠네요.

▶ 최주영 : 네, 그런데 전지훈련이라 연습을 많이 하니까.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이렇게 새벽에 연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최주영 : 너무 감사합니다.

▷ 김경래 : 고맙습니다.

▶ 최주영 : 건강하세요.

▷ 김경래 : 베트남 축구대표팀 최주영 팀닥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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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박항서 감독의 “도와주쇼” 문자받고 이삿짐 싼 남자
    • 입력 2019-12-13 09:14:24
    • 수정2019-12-13 16:20:24
    최강시사
-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길거리 못 걸어다닐 정도. 어딜 가도 사인 요청
- 2002년부터 박항서 감독과 인연, 합류 때마다 성적 좋아 관계자들 사이 ‘럭키맨’ 별명
- 박 감독 요청에 베트남팀 도와주다 올해부턴 한국생활 접고 합류. 현장 마약같은 매력
- 의료~식단까지 책임져. “먹고픈 것 아닌 필요한 것 먹어야 프로”라며 선수들 독려
- 베트남 선수들 체력과 정신력 몰라보게 달라졌어. 내일부터 한국서 전지훈련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12월 13일(금) 7:35~7:50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최주영 의무팀장 (베트남 축구대표팀)



▷ 김경래 : 금요일은 원래 <최강 스포츠>가 없는 날인데, 스포츠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이번 주에 소식 전해드렸죠, 베트남이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우승을 했다, 3:0으로 인도네시아를 이기면서 우승을 했다. 60년 만에 베트남이 우승을 한 거다. 박항서 감독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박항서 감독 옆에서 베트남 축구를 여기까지 키우는 데에 지대하게 공헌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익숙하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우리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오랫동안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요. 최주영 팀닥터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좀 여쭤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주영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지금 베트남이신가요?

▶ 최주영 : 네, 베트남입니다.

▷ 김경래 : 그러면 원래 필리핀 가셨을 것 아니에요?

▶ 최주영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며칠 안 되셨겠어요, 베트남에 도착하신 지도?

▶ 최주영 : 하룻밤 자고요.

▷ 김경래 : 하루 지났나요?

▶ 최주영 : 네, 이틀째 잤습니다. 아침입니다.

▷ 김경래 : 아이고, 피곤하시겠네요. 베트남 몇 시에요, 지금?

▶ 최주영 : 지금 한국하고 2시간 차이가 나니까 5시 45분입니다.

▷ 김경래 : 제가 아침잠을 깨웠군요.

▶ 최주영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감사할 건 아니고 죄송합니다. 아침에 못 주무시게 해서.

▶ 최주영 : 아니요, 아니요.

▷ 김경래 : 일단 그것부터 여쭤봐야 될 것 같아요. 베트남 분위기 60년 만의 우승이요, 분위기 어떻습니까? 정말 열광적입니까? 어때요?

▶ 최주영 : 그렇습니다. 우리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버스가 비행기 있는 데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미 공항 근처에는 많은 군중들이 엄청나게 운집해 있었는데, 교통 정리가 많이 되어 있더라고요, 도로 옆으로 관중들 옆으로 세워놓고 그래서 우리가 버스 지나갈 때마다 열광하는 그런 모습으로 우리가 진짜 감사함을 받았습니다.

▷ 김경래 : 박항서 감독님이 진짜 그렇게 인기가 많아요?

▶ 최주영 : 길거리 못 걸어다니세요.

▷ 김경래 : 아, 걸어다니지도 못할 정도예요?

▶ 최주영 : 네, 잠깐만 어디 가도 그냥 가지 않으니까. 사진, 사인해달라 엄청나십니다.

▷ 김경래 : 같이 다니시기 귀찮겠다, 그렇죠? 어디 밥이라도 먹으려고 하면 박항서 감독 때문에 늦게 가는 것 아니에요?

▶ 최주영 : 그래서 단골 한국식당 같은 데에 그런 데로 많이 가시기도 하시고 그러십니다.

▷ 김경래 : 최 팀장님은 베트남에 언제 합류하신 거예요? 베트남 대표팀에는?

▶ 최주영 : 올 4월 말에 들어와서 5월부터 정식으로 합류하게 되었는데 사실은 제가 병원에 근무하면서 여기 빈맥 병원이라고 종합병원이 있는데, 그곳에 근무하면서 대표팀 소집이 있을 때 같이 동행하는 겸직을 하게 되는 그런 상황으로 와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올해 초에 공식적으로 합류하기 전에도 좀 같이 활동하지 않으셨어요, 베트남 대표팀하고?

▶ 최주영 : 네, 작년에도 한국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도와드리고 했었는데, 그때 공교롭게도 스즈키컵 우승할 때 그 현장에 있었고 또 아시안게임 준비하는 데에 도와드렸고 아시안컵 준비하는 데에 도와드렸고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함께할 수 있었죠.

▷ 김경래 : 최 팀장님이 올 때마다 베트남팀이 성적이 굉장히 좋았다면서요?

▶ 최주영 : 그게 참 우연이기도 한데, 그래서 이 사람들 사이에서 베트남 선수나 협회 사람들 사이에는 럭키맨으로 통했어요. 감사하기도 하죠, 사실은.

▷ 김경래 : 운을 몰고 다니시는 분이군요, 우리 대표팀도 성적이 좋았잖아요, 계실 때.

▶ 최주영 : 제가 마지막 남아공월드컵을 참석했는데 그때도 16강에 올랐죠.

▷ 김경래 : 박항서 감독이 특별히 부탁을 하시고 그래서 합류하게 되신 건가요? 그렇게 기사는 나오던데.

▶ 최주영 : 네, 원래 감독님하고 2002년 월드컵 이후에 계속 다른 쪽에 있었지만 같은 분야지만 연락을 계속하고 있었고 환자들도 같이 보내주시면 보고 그렇게 했기 때문에 계속 끈끈한 관계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베트남 떠나시면서 문자로 도와주시오, 그렇게 보내고 가셨는데, 진짜 전화가 오셨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왔다 갔다 하다가 정말 와서 한번 같이 하자, 그렇게 말씀하셔서 그래서 저도 한국에서 다 접고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완전히 이사를 해버리신 거잖아요.

▶ 최주영 : 네,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 김경래 : 박항서 감독하고 아무리 친해도 최 팀장님의 인생의 결정이신데, 쉬운 결정은 아니셨어요.

▶ 최주영 : 네, 한편으로는 그런데 이쪽 분야가 현장이 그리웠는지도 모르겠어요. 작년에 찔끔찔끔 왔다 갔다 하면서 그때 그 분위기가 새록새록 나고 제 마음을 많이 서서히 움직였던 것 같고 현장도 사실 매력이 엄청 있거든요. 약간의 표현이 이상하지만 마약과 같은 그런 게 있어요.

▷ 김경래 : 박항서 감독이 최 팀장님을 이렇게 계속 오시라고 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니에요? 베트남에도 사람이 있을 텐데.

▶ 최주영 : 정말 조심스러운 말씀이지만 베트남 의료 현장이 굉장히 특히 스포츠 현장이 굉장히 뒤떨어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이 의사나 그런 분들이 하는 일이 거의 선수들 마사지해주고 그다음에 초음파 치료라든가 그런 물리치료 기구를 이용한 간단한 그런 치료 이외에는 그리고 약 처방해주고 그런 것들이 주 치료가 되다 보니까 전체적인 환자 관리라든가 재활 운동이라든가 그런 영양이라든가 음식 관리라든가 모든 분야가 뒤떨어져 있다고 보면 돼요.

▷ 김경래 : 그렇구나. 그러면 지금 최 팀장님은 의료뿐만 아니라 선수들 식단까지 책임지고 계시다면서요?

▶ 최주영 : 네, 일단은 건강에 연관되는 모든 분야를 감독님께서는 저한테 의뢰를 하셨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음식, 영양 또 간단한 선수들과의 대화 속에서 심리적인 것도 함께 상담해야 되는 부분들도 있고 총체적인 어떤 토털 케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까.

▷ 김경래 : 그런데 우리 대표팀만 해도 지금 말씀하신 부분들 다 특화돼서 나눠져 있는 일들이잖아요.

▶ 최주영 : 대부분 어떻게 보면 그렇게 되어 있고 일단은 메디컬팀이라는 그 팀에서는 선수들에 관계되는 건강에 관계되는 모든 것은 토털 케어를 하게 되어 있죠.

▷ 김경래 : 그렇군요. 그런데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어요? 식단이라든가 건강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베트남 선수들한테?

▶ 최주영 : 네, 이 나라에 와보니까 체력, 감독님께서도 계속 말씀하셨던 부분이 체력이에요. 그래서 피지컬적인 몸적인 문제도 있을 거고 그다음에 식단적인 문제를 많이 말씀하셨어요. 왜 그러느냐 하면 쌀국수, 우리가 정말 많이 알고 있는 쌀국수, 쌀국수 이 아이들이 쌀국수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 김경래 : 쌀국수를 많이 먹어요, 실제로?

▶ 최주영 : 네, 아침에는 거의 다 무조건 쌀국수.

▷ 김경래 : 아침에도 쌀국수 먹고요?

▶ 최주영 : 네, 아침에 쌀국수가 정식으로 아예 호텔에 가도 나오고 다 나오고 이 아이들이 즐겨 먹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은 쌀국수 자체가 그것만 볼 때 아주 나쁜 건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탄수화물 종류니까. 그런데 그거에 너무 의존하니까 그런 것들이 아이들의 영양 균형에 맞지 않지 않겠느냐?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써달라, 이렇게 부탁을 하셨고 저도 그래서 탄수화물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도록 그런 것들을 많이 유도하고 있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선수들이 반발을 안 합니까? 먹고 싶은 것 먹어야지, 왜 자꾸.

▶ 최주영 : 그런데 그게 굉장히 중요한 테크닉이 뭐냐 하면 사실 이 나라 사람들이 그동안 먹어왔던 생활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거고 그래서 이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거기에 탄수화물을 좀 더 많이 먹게 하는 그런 형태로 접근을 했죠. 왜냐하면 이건 먹지 말아라, 저건 먹어라 저렇게 말하면 이 아이들한테 거부 반응도 있을 수 있고 그래서 먹지 말라는 말을 안 했고 먹으면서 이거를 좀 더 먹어라 그리고 제가 또 얘기한 것이 이제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해야 된다. 아마추어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먹는 것이 아마추어고 프로는 필요한 것을 먹는 것이 프로다, 그런 표현을 했죠.

▷ 김경래 : 우리 최강시사에서 스포츠 진행하고 있는 박주미 기자랑 잘 아시죠?

▶ 최주영 : 굉장히 친합니다.

▷ 김경래 : 박주미 기자가 얼마 전에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베트남 선수들을 보면 몇 년 사이에 체격이 일단 가슴이나 이런 데가 굉장히 두꺼워졌다.

▶ 최주영 : 정말 그래요.

▷ 김경래 : 실제로 그래요?

▶ 최주영 : 네, 왜냐하면 이 피지컬적인 문제를 굉장히 열심히 관심 있게 감독님께서 지도하셨고 그런 분야 속에 아이들의 체력이 많이 형성되기도 했고 또 하나 피지컬적인 그런 면도 굉장히 향상되었는데 정신적인 면이 엄청 좋아졌다는 생각을 느껴요, 제가. 왜 그러느냐 하면 베트남이 열대지방 아이들이 시합을 하다가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좀 지고 그러면. 그런데 이 베트남 아이들은 아무리 2:0으로 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드는 거예요. 지난번 태국 경기에서 우리가 따라잡았잖아요, 동점으로까지.

▷ 김경래 : 여기서 우리는 베트남입니다, 그렇죠?

▶ 최주영 : 네, 그렇죠, 베트남이죠. 지금은 베트남이죠. 그때 얼마나 지독하게 정말 끝까지 놓지 않는 정신력이 엄청 좋아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 김경래 : 그게 달라진 것,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박항서 감독님이 변화를 시킨 건가요?

▶ 최주영 : 네, 그래서 감독님의 특징이 제가 볼 때는 다른 면을 본 거예요. 제가 여기 와서 베트남에 와서 뭐를 봤느냐 하면 한국에 계실 때는 강한 그런 면만으로 제 머릿속에 인식이 되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와서는 정말 가족과 같다는 이게 아빠 같라고 할까? 정말 아이들과, 정말 카리스마가 있어요. 정말 엄격하게 하기도 하는데 일상 생활 속에서 저렇게까지 저런 면이 있었나? 그래서 저런 면이 결국은 저런 면이 아이들이 시합 현장에서 끝까지 힘을 낼 수 있는 가족과 끈끈한 우리라는 베트남이라는 그런 것들이 작용하지 않았겠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 김경래 : 팀장님은 의료 전문가이시기도 하지만 축구 전문가 아니십니까? 그렇죠?

▶ 최주영 : 아이고, 겸손합니다. 그거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 김경래 : 베트남 선수들 보니까 장점들이 있습니까?

▶ 최주영 : 그건 있죠.

▷ 김경래 : 어떤 게 있죠?

▶ 최주영 : 원래 이 아이들의 축구 기술들이 몸이 굉장히 유연한 아이들이 많고 그 재간들이 엄청 좋아요. 볼을 어렸을 때부터 너무 축구를 좋아하다 보니까 동네에서 맨발로 차고 그러다 보니까 그냥 볼 가지고 놀기를 엄청나게 많이 놀다 보니까 이 아이들이 잔기술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이러다가 베트남이 우리보다 더 잘하게 되는 것 아니에요?

▶ 최주영 : 글쎄요, 그럴지도 혹시. 한국도 더욱더 잘하고 있지만 더욱더 잘하기를 바랍니다.

▷ 김경래 : 한국에 안 오시나요? 팀원들하고 같이?

▶ 최주영 : 오늘 밤 비행기, 그러니까 정확하게 14일 0시 30분 비행기로 전지훈련 출발합니다.

▷ 김경래 : 오랜만에 한국 오셔서 지인들도 만나시고 하시겠네요.

▶ 최주영 : 네, 그런데 전지훈련이라 연습을 많이 하니까.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이렇게 새벽에 연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최주영 : 너무 감사합니다.

▷ 김경래 : 고맙습니다.

▶ 최주영 : 건강하세요.

▷ 김경래 : 베트남 축구대표팀 최주영 팀닥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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