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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귀성인사 속 ‘메시지 엿보기’
입력 2020.01.23 (17:20) 취재K
정치권 귀성인사 속 ‘메시지 엿보기’
민족의 대명절,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여야 정당 지도부는 일제히 기차역으로 달려갔습니다. 고향을 향하는 시민들에게 저마다 손을 흔들며 명절 인사를 건넸습니다.

총선을 불과 80여 일 앞둔 시기, 모든 정당의 귀성 인사 화두는 '경제'였습니다. 전국에서 모일 가족의 명절 밥상에 오를 이야깃거리의 중심에는 팍팍한 경제 상황이 있으리라 짐작한 것입니다. 다만, 인사를 건넨 장소도 '경제'를 화두로 한 이야기의 초점도 정당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서울역? 용산역?…'귀성 인사'의 정치학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용산역을,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정의당은 서울역을 각각 찾았습니다. 정당의 귀성 인사 장소, 아무렇게나 결정하지 않습니다. '장소'에서도 각 당의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서울역에서는 경부선 열차가 주로 출발하고, 용산역에서는 호남선 열차가 주로 출발합니다. 서울역에서는 영남과 부산·경남 지역에 뿌리를 둔 유권자를 많이 만날 수 있고, 용산역에서는 호남 지역이 고향인 유권자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호남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 많은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용산역을 택한 이유,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영남이 텃밭인 한국당과 TK·PK 지역에서 승부를 겨룰 준비를 하는 새로운보수당이 서울역을 택한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은 이번에 용산역으로 갔는데, 설 귀성인사는 용산역, 추석 귀성인사는 서울역으로 번갈아 찾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이자 '전국 정당'이라 자평하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이런 민주당도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2014~2015년에는 연속해서 용산역을 찾았습니다. 호남 민심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매섭던 때였습니다.

특별한 지역 기반이 없는 정의당은 매번 서울역을 찾고 있습니다. 정의당 관계자는 "특별한 정치적 이유는 없다"면서 "서울역이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유권자를 만나 인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활력 대책 마련"…"경제 살리기 최선"

용산역을 찾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귀성객들에게 인사만 건네고 현장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장애인 단체가 용산역에 나와, 최근 장애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메시지를 내놓기에는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했습니다.

대신 이인영 원내대표가 아침 회의를 통해 국민에게 설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더 낮은 자세로 민심을 경청하는 설 명절을 보내겠다"면서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 분들의 민심에 귀 기울이며 척박한 서민 경제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경제 활력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민의 삶을 파고드는 세심한 정책,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동안 많이 부족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들의 목소리 속에서 정책 보완의 지혜를 찾고 우리 국민들의 삶을 바꾸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가 어렵지만, 집권여당으로서 경제 활력 대책을 내놓겠다'는 얘기입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경제'를 얘기했습니다. 황 대표는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힘들다"면서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우니, 한국당을 선택해 나라를 바꿔달라'는 메시지입니다.

'보수 통합'에 대해서도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황 대표는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자유우파가 다 힘들 모아야 한다. 그런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해가 넘어가도록 경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같은 진단을 했습니다. 다만, "정치는 싸움만 계속하고 있다. 분열과 갈등만을 불러일으키는 양극단 이념정치의 낡은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건 민주당과 한국당, 두 극단의 '싸움' 때문이니, 바른미래당은 선택해달라'는 것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민생이 어려운데, 그 한복판에는 뿌리 깊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소수 특권 엘리트층의 삶은 화려하지만 그렇지 않은 서민들의 삶은 고단하기 짝이 없다. 이런 불평등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총선에서 정의당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용산역 호남행 열차는 '통합' 열차?

비슷한 시각, 같은 용산역을 찾은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은 모두 '통합'을 얘기했습니다.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는 "개혁과 통합의 대의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함께할 것"이라며 "진정한 개혁과 통합의 열차에 동행하려는 모든 사람과 함께 여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대표는 "설 연휴 기간에도 여러 경로로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설 연휴 기간이 결단을 위한 숨 고르기 시간, 숙고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흩어져 간 사람들이 함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통 큰 정치 차원과 원래 한솥밥 먹던 식구들이었던 점에 대해 함께 한다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원칙 있는 통합, 명분과 가치를 중심으로 한 통합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마다 귀성 인사를 마친 정치권은 모두 각자의 지역으로 향합니다. 설 연휴가 끝나면 각 당은 지역에서 취합한 '명절 민심'에 대한 저마다의 해석을 내놓을 것입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선거 전략을 재조정하고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 정치권 귀성인사 속 ‘메시지 엿보기’
    • 입력 2020.01.23 (17:20)
    취재K
정치권 귀성인사 속 ‘메시지 엿보기’
민족의 대명절,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여야 정당 지도부는 일제히 기차역으로 달려갔습니다. 고향을 향하는 시민들에게 저마다 손을 흔들며 명절 인사를 건넸습니다.

총선을 불과 80여 일 앞둔 시기, 모든 정당의 귀성 인사 화두는 '경제'였습니다. 전국에서 모일 가족의 명절 밥상에 오를 이야깃거리의 중심에는 팍팍한 경제 상황이 있으리라 짐작한 것입니다. 다만, 인사를 건넨 장소도 '경제'를 화두로 한 이야기의 초점도 정당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서울역? 용산역?…'귀성 인사'의 정치학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용산역을,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정의당은 서울역을 각각 찾았습니다. 정당의 귀성 인사 장소, 아무렇게나 결정하지 않습니다. '장소'에서도 각 당의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서울역에서는 경부선 열차가 주로 출발하고, 용산역에서는 호남선 열차가 주로 출발합니다. 서울역에서는 영남과 부산·경남 지역에 뿌리를 둔 유권자를 많이 만날 수 있고, 용산역에서는 호남 지역이 고향인 유권자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호남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 많은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용산역을 택한 이유,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영남이 텃밭인 한국당과 TK·PK 지역에서 승부를 겨룰 준비를 하는 새로운보수당이 서울역을 택한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은 이번에 용산역으로 갔는데, 설 귀성인사는 용산역, 추석 귀성인사는 서울역으로 번갈아 찾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이자 '전국 정당'이라 자평하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이런 민주당도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2014~2015년에는 연속해서 용산역을 찾았습니다. 호남 민심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매섭던 때였습니다.

특별한 지역 기반이 없는 정의당은 매번 서울역을 찾고 있습니다. 정의당 관계자는 "특별한 정치적 이유는 없다"면서 "서울역이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유권자를 만나 인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활력 대책 마련"…"경제 살리기 최선"

용산역을 찾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귀성객들에게 인사만 건네고 현장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장애인 단체가 용산역에 나와, 최근 장애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메시지를 내놓기에는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했습니다.

대신 이인영 원내대표가 아침 회의를 통해 국민에게 설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더 낮은 자세로 민심을 경청하는 설 명절을 보내겠다"면서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 분들의 민심에 귀 기울이며 척박한 서민 경제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경제 활력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민의 삶을 파고드는 세심한 정책,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동안 많이 부족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들의 목소리 속에서 정책 보완의 지혜를 찾고 우리 국민들의 삶을 바꾸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가 어렵지만, 집권여당으로서 경제 활력 대책을 내놓겠다'는 얘기입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경제'를 얘기했습니다. 황 대표는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힘들다"면서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우니, 한국당을 선택해 나라를 바꿔달라'는 메시지입니다.

'보수 통합'에 대해서도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황 대표는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자유우파가 다 힘들 모아야 한다. 그런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해가 넘어가도록 경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같은 진단을 했습니다. 다만, "정치는 싸움만 계속하고 있다. 분열과 갈등만을 불러일으키는 양극단 이념정치의 낡은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건 민주당과 한국당, 두 극단의 '싸움' 때문이니, 바른미래당은 선택해달라'는 것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민생이 어려운데, 그 한복판에는 뿌리 깊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소수 특권 엘리트층의 삶은 화려하지만 그렇지 않은 서민들의 삶은 고단하기 짝이 없다. 이런 불평등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총선에서 정의당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용산역 호남행 열차는 '통합' 열차?

비슷한 시각, 같은 용산역을 찾은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은 모두 '통합'을 얘기했습니다.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는 "개혁과 통합의 대의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함께할 것"이라며 "진정한 개혁과 통합의 열차에 동행하려는 모든 사람과 함께 여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대표는 "설 연휴 기간에도 여러 경로로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설 연휴 기간이 결단을 위한 숨 고르기 시간, 숙고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흩어져 간 사람들이 함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통 큰 정치 차원과 원래 한솥밥 먹던 식구들이었던 점에 대해 함께 한다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원칙 있는 통합, 명분과 가치를 중심으로 한 통합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마다 귀성 인사를 마친 정치권은 모두 각자의 지역으로 향합니다. 설 연휴가 끝나면 각 당은 지역에서 취합한 '명절 민심'에 대한 저마다의 해석을 내놓을 것입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선거 전략을 재조정하고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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