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험지’의 쓴소리…선거라서?

입력 2020.02.14 (18:12) 수정 2020.02.1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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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비판적인 칼럼을 쓴 필자를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에서도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김부겸, 홍의락 의원도 오늘(14일)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습니다.


'쓴소리'는 아침 지도부 회의 시간에도 나왔습니다. 김해영 최고위원이 최근 공소장 비공개 방침과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방침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발언에 신중하라"고 한 것입니다. 여당 내에서 그것도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추 장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 의원 모두 민주당으로써는 '험지'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가 지역구입니다. 김부겸 의원은 대구 수성(갑), 홍의락 의원은 대구 북구(을), 김해영 의원은 부산 연제구, 각각 자신의 지역구에서 60여 일 남은 총선을 준비 중입니다.


'쓴소리'…총선 앞둔 지역 민심 달래기?

민주당 '편'만 들어서는 승부가 어려운 지역이라, 이들이 '쓴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당 안팎에서 나옵니다.

김부겸 의원도 대구 지역에서 민주당 비판 여론이 유독 크다고 인정합니다. 김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여기는 우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크게 낸다"면서 "수도권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숨기는데, 분위기의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임미리 교수 고발 건과 관련해서도 "지역에 있는 지식인들에게 '이게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는 몇 통의 항의전화를 받았다"고 토로했습니다.

김 의원은 SNS 글에서도 고발 취하를 요청하며 "대구·경북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는 저를 포함한 우리 당 예비후보들, 한 번 도와달라"면서 "보수층의 공격이야 얼마든지 감내하고 제 나름대로 설득하겠지만, 젊은 중도층이 고개를 저으면 제가 어찌할 방법이 없다. 지금 이 건은 누가 뭐라고 해도 중도층의 이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의락 의원도 "험지에서는 수도권 여론과 결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쪽은 아무래도 자유한국당의 기반 지역이니까, 그쪽에서 얘기하는 언어들이 먹힌다고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쓴 말도 좀 해라', '민주당 안에서는 조금 아픈 말을 하는 사람이 없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헛발질'에 '험지'에서 난감해서 한 얘기? 소신!

하지만 이들이 동시에 하는 얘기, '쓴소리'를 선거용으로만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험지' 유권자의 표를 얻어보려, 주목받으려 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추미애 장관을 '공개 저격'한 김해영 최고위원, KBS와의 통화에서 "사실은 선거 때문에 여태까지 말 안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선거 때문에 한 얘기가 아니라, 반대로 선거를 앞두고 파열음을 만들기 싫어서 침묵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김 최고위원은 "웬만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 나가니까 누군가 한 사람은 발언을 해야겠다 싶었다. 그동안 몇 번 참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만나는 분들의 영향도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총선과 관련한 발언이라기보다는 그냥 소신대로 발언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부겸 의원도 "지역을 연관시킬 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것은 근본적인 문제다. 보편적 가치와 상식의 문제다. 집권 세력이라는 것은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고, 민주공화국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관용이다". 김 장관이 '유권자 때문이 아니라면 왜 공개적으로 비판을 하셨느냐'는 질문에 한 대답입니다.

"할 이야기를 안 하는 건 아냐"

민주 정당에서 '쓴소리', '다른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도 '선거용' 아니냐고 눈을 흘기는 시각이 있는 이유, 그동안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힘써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5~2016년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당이 지나친 '다른 목소리'들로 분열됐고, 끝내 대규모 탈당 사태를 겼었던 데 대한 반작용도 있을 것입니다.

역시나 '험지'인 경북 구미(을)에 도전하는 김현권 의원, "당이 질서 있게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것이지, 할 이야기를 안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에 대해서도 당의 공개발언과 다른 이야기들이 오갔다고 설명합니다.

"'왜 이제 와서', '선거 때니까'가 아니라 평소에 늘 하는 얘기입니다. 대외적으로, 공개적으로 하지 않아서 그렇지 늘 합니다." 김 의원의 말입니다. '험지'에서 '난감'하니까 한 쓴소리가 아니라, 원래 하던 이야기를 한 것뿐이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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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험지’의 쓴소리…선거라서?
    • 입력 2020-02-14 18:12:31
    • 수정2020-02-14 18:38:02
    여심야심


더불어민주당이 비판적인 칼럼을 쓴 필자를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에서도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김부겸, 홍의락 의원도 오늘(14일)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습니다.


'쓴소리'는 아침 지도부 회의 시간에도 나왔습니다. 김해영 최고위원이 최근 공소장 비공개 방침과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방침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발언에 신중하라"고 한 것입니다. 여당 내에서 그것도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추 장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 의원 모두 민주당으로써는 '험지'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가 지역구입니다. 김부겸 의원은 대구 수성(갑), 홍의락 의원은 대구 북구(을), 김해영 의원은 부산 연제구, 각각 자신의 지역구에서 60여 일 남은 총선을 준비 중입니다.


'쓴소리'…총선 앞둔 지역 민심 달래기?

민주당 '편'만 들어서는 승부가 어려운 지역이라, 이들이 '쓴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당 안팎에서 나옵니다.

김부겸 의원도 대구 지역에서 민주당 비판 여론이 유독 크다고 인정합니다. 김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여기는 우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크게 낸다"면서 "수도권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숨기는데, 분위기의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임미리 교수 고발 건과 관련해서도 "지역에 있는 지식인들에게 '이게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는 몇 통의 항의전화를 받았다"고 토로했습니다.

김 의원은 SNS 글에서도 고발 취하를 요청하며 "대구·경북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는 저를 포함한 우리 당 예비후보들, 한 번 도와달라"면서 "보수층의 공격이야 얼마든지 감내하고 제 나름대로 설득하겠지만, 젊은 중도층이 고개를 저으면 제가 어찌할 방법이 없다. 지금 이 건은 누가 뭐라고 해도 중도층의 이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의락 의원도 "험지에서는 수도권 여론과 결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쪽은 아무래도 자유한국당의 기반 지역이니까, 그쪽에서 얘기하는 언어들이 먹힌다고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쓴 말도 좀 해라', '민주당 안에서는 조금 아픈 말을 하는 사람이 없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헛발질'에 '험지'에서 난감해서 한 얘기? 소신!

하지만 이들이 동시에 하는 얘기, '쓴소리'를 선거용으로만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험지' 유권자의 표를 얻어보려, 주목받으려 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추미애 장관을 '공개 저격'한 김해영 최고위원, KBS와의 통화에서 "사실은 선거 때문에 여태까지 말 안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선거 때문에 한 얘기가 아니라, 반대로 선거를 앞두고 파열음을 만들기 싫어서 침묵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김 최고위원은 "웬만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 나가니까 누군가 한 사람은 발언을 해야겠다 싶었다. 그동안 몇 번 참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만나는 분들의 영향도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총선과 관련한 발언이라기보다는 그냥 소신대로 발언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부겸 의원도 "지역을 연관시킬 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것은 근본적인 문제다. 보편적 가치와 상식의 문제다. 집권 세력이라는 것은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고, 민주공화국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관용이다". 김 장관이 '유권자 때문이 아니라면 왜 공개적으로 비판을 하셨느냐'는 질문에 한 대답입니다.

"할 이야기를 안 하는 건 아냐"

민주 정당에서 '쓴소리', '다른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도 '선거용' 아니냐고 눈을 흘기는 시각이 있는 이유, 그동안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힘써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5~2016년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당이 지나친 '다른 목소리'들로 분열됐고, 끝내 대규모 탈당 사태를 겼었던 데 대한 반작용도 있을 것입니다.

역시나 '험지'인 경북 구미(을)에 도전하는 김현권 의원, "당이 질서 있게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것이지, 할 이야기를 안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에 대해서도 당의 공개발언과 다른 이야기들이 오갔다고 설명합니다.

"'왜 이제 와서', '선거 때니까'가 아니라 평소에 늘 하는 얘기입니다. 대외적으로, 공개적으로 하지 않아서 그렇지 늘 합니다." 김 의원의 말입니다. '험지'에서 '난감'하니까 한 쓴소리가 아니라, 원래 하던 이야기를 한 것뿐이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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