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유세장 등장한 판사 남편, 선거법 문제 없을까?

입력 2020.04.03 (17:18) 수정 2020.04.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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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지난 2일,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서울 동작구을 후보)이 지역구의 한 백화점 앞에서 출정식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나 의원의 남편과 딸 등 가족이 나와 응원을 보냈는데요. 나 의원의 남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입니다.


이날 출정식 보도에는 김 판사와 관련된 댓글이 잇따랐습니다. '판사면 공무원일 텐데 선거운동을 해도 되나요?', '현직 판사가 특정 당 선거유세 지원을 한다고요?' 등입니다. 공무원 신분인 현직 판사가 총선 유세를 할 수 있냐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총선 유세장에 등장한 판사 남편, 선거법상 문제는 없을까요? 따져봤습니다.

■ 현행법상 판사 선거운동 안 되지만…"후보자 배우자는 예외"


공직선거법 60조에 따르면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공무원'으로 규정된 사람들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국가공무원법 2조는 '법관', 즉 판사를 특정직 공무원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판사도 원칙상 선거운동은 안 됩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60조는 예외를 인정합니다. 예비후보자ㆍ후보자의 배우자이거나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인 경우입니다.

따라서 나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는 공무원 신분이지만 배우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근무시간이 아닌 휴일이라면 선거운동을 해도 상관이 없고, 평일에도 휴가를 쓴다면 유세 동행이 가능합니다.

나경원 후보 측은 "김재호 판사가 지난 2일 출정식 참석을 위해 하루 휴가를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 공무원 선거운동, 남편 선거 도운 여성판사 사건 이후 가능해져

공무원 신분인 배우자의 선거운동이 처음부터 가능했던 것은 아닙니다. 1995년부터 길이 열렸습니다.


그해 6월, 남편의 선거운동을 도운 한 여성 판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발단이 됐는데요. 이선희 당시 서울가정법원 판사가 대구시장에 출마한 남편의 선거운동을 돕다 선관위 경고를 받은 데 이어 대법원에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후 이 전 판사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신청기일 만료를 이유로 각하되긴 했지만, 그해 12월 '공무원은 선거운동을 하지 못한다(다만 배우자는 예외로 한다)'고 선거법이 개정됐습니다.

이 전 판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헌법소원이 법을 바꾸는 단초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010년부터는 공무원 신분인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에게도 선거운동이 허용됐습니다.

이후 후보자 가족인 공무원의 지지유세가 활발해졌는데요. 19대 총선 때는 천정배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의 딸인 천지성 판사와 천미성 외교관이 아버지의 지역구 유세에 동행해 유권자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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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4-03 17:18:25
    팩트체크K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지난 2일,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서울 동작구을 후보)이 지역구의 한 백화점 앞에서 출정식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나 의원의 남편과 딸 등 가족이 나와 응원을 보냈는데요. 나 의원의 남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입니다.


이날 출정식 보도에는 김 판사와 관련된 댓글이 잇따랐습니다. '판사면 공무원일 텐데 선거운동을 해도 되나요?', '현직 판사가 특정 당 선거유세 지원을 한다고요?' 등입니다. 공무원 신분인 현직 판사가 총선 유세를 할 수 있냐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총선 유세장에 등장한 판사 남편, 선거법상 문제는 없을까요? 따져봤습니다.

■ 현행법상 판사 선거운동 안 되지만…"후보자 배우자는 예외"


공직선거법 60조에 따르면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공무원'으로 규정된 사람들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국가공무원법 2조는 '법관', 즉 판사를 특정직 공무원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판사도 원칙상 선거운동은 안 됩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60조는 예외를 인정합니다. 예비후보자ㆍ후보자의 배우자이거나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인 경우입니다.

따라서 나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는 공무원 신분이지만 배우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근무시간이 아닌 휴일이라면 선거운동을 해도 상관이 없고, 평일에도 휴가를 쓴다면 유세 동행이 가능합니다.

나경원 후보 측은 "김재호 판사가 지난 2일 출정식 참석을 위해 하루 휴가를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 공무원 선거운동, 남편 선거 도운 여성판사 사건 이후 가능해져

공무원 신분인 배우자의 선거운동이 처음부터 가능했던 것은 아닙니다. 1995년부터 길이 열렸습니다.


그해 6월, 남편의 선거운동을 도운 한 여성 판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발단이 됐는데요. 이선희 당시 서울가정법원 판사가 대구시장에 출마한 남편의 선거운동을 돕다 선관위 경고를 받은 데 이어 대법원에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후 이 전 판사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신청기일 만료를 이유로 각하되긴 했지만, 그해 12월 '공무원은 선거운동을 하지 못한다(다만 배우자는 예외로 한다)'고 선거법이 개정됐습니다.

이 전 판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헌법소원이 법을 바꾸는 단초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010년부터는 공무원 신분인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에게도 선거운동이 허용됐습니다.

이후 후보자 가족인 공무원의 지지유세가 활발해졌는데요. 19대 총선 때는 천정배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의 딸인 천지성 판사와 천미성 외교관이 아버지의 지역구 유세에 동행해 유권자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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