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반복되는 집배원 죽음…우체국은 ‘쉬쉬’

입력 2020.05.01 (21:42) 수정 2020.05.0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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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집배원 사망자 수가 늘었지만 우정본부 측은 그때마다 사건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인력충원 약속도 제대로 지켜질지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계속해서 강병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7년 9월, 서광주우체국에서 일하던 집배원 이길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우체국과 병가 연장을 두고 다툰 뒤였습니다.

이 씨는 우편물을 배송하다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우체국은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일반 병가로 버텨야했습니다.

우체국의 '무사고 천 일 달성'이 이유였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동하/故 이길연 씨 아들 : "천 일 무사고 때문에 더욱더 은폐를 하려고 했어요, 아버지의 산재 상황을. 만약에 이게 병가 처리, 산재 처리를 해버리게 되면 천 일 무사고가 깨지는 거죠."]

그런데, 이 씨가 숨진 뒤 우체국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뒤늦게 교통사고에 대한 공상 처리를 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이동하/故 이길연 씨 아들 : "장례식을 빨리 치르기를 원했고 공상 처리 하는 그 서류를 아버지를 돌아가셨는데 그때 그거를 가지고 온 거예요."]

집배원들의 죽음을 숨기려는 우체국의 태도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경기 가평우체국에서 일하다 숨진 성 모 씨.

우체국은 사고 직후 유족에게 성 씨의 주말 근무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가평우체국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도 철저히 지키죠. 그리고 교육도 하고. 토욜날 나와가지고 나한테 걸리면 가만두지 않는다고까지 얘기했는데."]

하지만, 취재진과 유족이 CCTV 영상을 복원해 성 씨의 주말 출근 모습을 확인하자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가평우체국 관계자/음성변조 : "몰랐어요. 진짜 못 나오게 했어요. 아니, 나왔으면 몰래 나왔어요. 제가 더 크게 설명을 드릴 건 없는 것 같아요."]

집배원 돌연사가 잇따르자 청와대가 나서 만든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추진단'에서도 우정본부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의 여유율에 대한 지적도 추진단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노광표/노동조건개선 기획추진단장 : "그런 감사가 진행되고 또 감사 결과 보고서가 나오고 그 문제를 우정 본부에서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당기간이 지난 다음에 저희들이 알게 됐었습니다."]

실제 노동시간 같이 전문위원들이 요구하는 내부 자료 공개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김철홍/인천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 "어떻게든지 왜곡하려고 하고 축소하려고 하고 저희들이 데이터 요구 할 때 뭐 CCTV 자료, 무슨 자료 전부 다 없다 그랬어요. 없다, 부족하다."]

우정본부는 집배원 돌연사 문제가 나올때마다 인력 충원을 약속했습니다.

지난 3년간 정규직 집배원 2,900여 명을 증원했다고 밝혔지만, 증원의 80%는 기존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으로 실제 인력 증원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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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 반복되는 집배원 죽음…우체국은 ‘쉬쉬’
    • 입력 2020-05-01 21:45:05
    • 수정2020-05-01 21:51:59
    뉴스 9
[앵커]

이렇게 집배원 사망자 수가 늘었지만 우정본부 측은 그때마다 사건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인력충원 약속도 제대로 지켜질지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계속해서 강병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7년 9월, 서광주우체국에서 일하던 집배원 이길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우체국과 병가 연장을 두고 다툰 뒤였습니다.

이 씨는 우편물을 배송하다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우체국은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일반 병가로 버텨야했습니다.

우체국의 '무사고 천 일 달성'이 이유였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동하/故 이길연 씨 아들 : "천 일 무사고 때문에 더욱더 은폐를 하려고 했어요, 아버지의 산재 상황을. 만약에 이게 병가 처리, 산재 처리를 해버리게 되면 천 일 무사고가 깨지는 거죠."]

그런데, 이 씨가 숨진 뒤 우체국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뒤늦게 교통사고에 대한 공상 처리를 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이동하/故 이길연 씨 아들 : "장례식을 빨리 치르기를 원했고 공상 처리 하는 그 서류를 아버지를 돌아가셨는데 그때 그거를 가지고 온 거예요."]

집배원들의 죽음을 숨기려는 우체국의 태도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경기 가평우체국에서 일하다 숨진 성 모 씨.

우체국은 사고 직후 유족에게 성 씨의 주말 근무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가평우체국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도 철저히 지키죠. 그리고 교육도 하고. 토욜날 나와가지고 나한테 걸리면 가만두지 않는다고까지 얘기했는데."]

하지만, 취재진과 유족이 CCTV 영상을 복원해 성 씨의 주말 출근 모습을 확인하자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가평우체국 관계자/음성변조 : "몰랐어요. 진짜 못 나오게 했어요. 아니, 나왔으면 몰래 나왔어요. 제가 더 크게 설명을 드릴 건 없는 것 같아요."]

집배원 돌연사가 잇따르자 청와대가 나서 만든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추진단'에서도 우정본부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의 여유율에 대한 지적도 추진단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노광표/노동조건개선 기획추진단장 : "그런 감사가 진행되고 또 감사 결과 보고서가 나오고 그 문제를 우정 본부에서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당기간이 지난 다음에 저희들이 알게 됐었습니다."]

실제 노동시간 같이 전문위원들이 요구하는 내부 자료 공개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김철홍/인천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 "어떻게든지 왜곡하려고 하고 축소하려고 하고 저희들이 데이터 요구 할 때 뭐 CCTV 자료, 무슨 자료 전부 다 없다 그랬어요. 없다, 부족하다."]

우정본부는 집배원 돌연사 문제가 나올때마다 인력 충원을 약속했습니다.

지난 3년간 정규직 집배원 2,900여 명을 증원했다고 밝혔지만, 증원의 80%는 기존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으로 실제 인력 증원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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