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인상? 동결? 사용자와 노동자에 물어봤습니다

입력 2020.06.11 (11:02) 수정 2020.06.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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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논의가 오늘(1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8,590원인데 내년 최저임금은 이보다 오를까요? 동결될까요? 내년 최저임금의 변수는 단연 일자리를 흔들고 생계를 위협하는 코로나19일 겁니다.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의 주장 미리 짚어봤습니다.

■"최저임금 적용받는 취약계층 직격탄…인상해야"

노동계는 코로나19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취약계층의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최저임금을 동결하면 단기 일자리,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노동자들이 그대로 희생된다는 겁니다. 최저임금을 올려야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비가 늘고 내수가 살아나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청년세대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도 초단시간 노동자들의 월 평균 임금이 67만 원에 불과하다며 이는 월세를 내고 나면 10만 원 정도가 남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청년유니온은 주휴수당을 통합한 10,320원을 기준으로 임금 협상을 시작해 달라고 최저임금위원회에 요청했습니다.

노동계는 또, 지난 2018년부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복리후생비와 상여금이 포함돼 최저임금이 5%로 인상돼도 실제 인상 효과는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올해 최저임금 8,590원은 전년도보다 2.9% 오른 수준에 불과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위원들이 항의의 뜻으로 사퇴하기도 했었는데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대체적입니다.

■"일자리가 있어야 임금도 지불할 수 있다…최소 동결"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촉발한 유례 없는 경영 위기로 일자리를 지키는 게 먼저라는 입장입니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임금 지불 능력에 한계가 온 기업들이 많다는 건데요. 현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격앙된 반응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경영난으로 사업주가 해고 대신 휴업이나 휴직 등 고용유지 조치를 하면 정부가 유급 휴업 혹은 유급 휴직 수당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가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인데요. 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이 벌써 7만 곳을 넘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중소기업 6백 개 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적정 수준을 물었더니 80.8%가 '동결'이라고 답했고, 7.3%가 '인하'로 답했습니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된다면 중소기업 전체 가운데 44%가 '신규채용 축소', 14.8%가 '감원' 등 고용 축소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72%의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폐업하거나,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답했다며 사정이 안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종과 규모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거나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산정 때 포함된 주휴수당(1주 동안 규정된 근무일수를 다 채운 근로자에게 1일 치 임금을 추가 지급하는 것)을 제외하자는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주어진 기한은 앞으로 한 달 남짓입니다. 지난 3월 말,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 임금을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고, 최저임금위원회는 90일 이내인 6월 29일까지 임금 수준을 의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정 기한 내에 임금을 결정한 건 단 8차례. 지난해에도 7월 12일 최저임금위원회의 의결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논의 자체가 늦어졌고, 사활이 걸린 경영계와 노동계의 첨예한 입장차로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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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최저임금 인상? 동결? 사용자와 노동자에 물어봤습니다
    • 입력 2020-06-11 11:02:43
    • 수정2020-06-11 11:05:23
    취재K
2021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논의가 오늘(1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8,590원인데 내년 최저임금은 이보다 오를까요? 동결될까요? 내년 최저임금의 변수는 단연 일자리를 흔들고 생계를 위협하는 코로나19일 겁니다.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의 주장 미리 짚어봤습니다.

■"최저임금 적용받는 취약계층 직격탄…인상해야"

노동계는 코로나19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취약계층의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최저임금을 동결하면 단기 일자리,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노동자들이 그대로 희생된다는 겁니다. 최저임금을 올려야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비가 늘고 내수가 살아나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청년세대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도 초단시간 노동자들의 월 평균 임금이 67만 원에 불과하다며 이는 월세를 내고 나면 10만 원 정도가 남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청년유니온은 주휴수당을 통합한 10,320원을 기준으로 임금 협상을 시작해 달라고 최저임금위원회에 요청했습니다.

노동계는 또, 지난 2018년부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복리후생비와 상여금이 포함돼 최저임금이 5%로 인상돼도 실제 인상 효과는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올해 최저임금 8,590원은 전년도보다 2.9% 오른 수준에 불과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위원들이 항의의 뜻으로 사퇴하기도 했었는데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대체적입니다.

■"일자리가 있어야 임금도 지불할 수 있다…최소 동결"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촉발한 유례 없는 경영 위기로 일자리를 지키는 게 먼저라는 입장입니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임금 지불 능력에 한계가 온 기업들이 많다는 건데요. 현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격앙된 반응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경영난으로 사업주가 해고 대신 휴업이나 휴직 등 고용유지 조치를 하면 정부가 유급 휴업 혹은 유급 휴직 수당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가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인데요. 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이 벌써 7만 곳을 넘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중소기업 6백 개 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적정 수준을 물었더니 80.8%가 '동결'이라고 답했고, 7.3%가 '인하'로 답했습니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된다면 중소기업 전체 가운데 44%가 '신규채용 축소', 14.8%가 '감원' 등 고용 축소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72%의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폐업하거나,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답했다며 사정이 안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종과 규모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거나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산정 때 포함된 주휴수당(1주 동안 규정된 근무일수를 다 채운 근로자에게 1일 치 임금을 추가 지급하는 것)을 제외하자는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주어진 기한은 앞으로 한 달 남짓입니다. 지난 3월 말,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 임금을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고, 최저임금위원회는 90일 이내인 6월 29일까지 임금 수준을 의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정 기한 내에 임금을 결정한 건 단 8차례. 지난해에도 7월 12일 최저임금위원회의 의결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논의 자체가 늦어졌고, 사활이 걸린 경영계와 노동계의 첨예한 입장차로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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