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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쏟아져도 작업…모든 게 ‘하늘 탓’? 위험 내몰리는 노동자
입력 2020.08.13 (21:31) 수정 2020.08.14 (09:22)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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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지난 일주일 동안 일하다 숨져 간 노동자 현황 살펴봅니다.

노동건강연대와 KBS가 집계한 사망 노동자 12명입니다.

전국을 휩쓸고 간 집중 호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장마 때문에 또 인명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특히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경찰과 공무원, 60대 기간제 노동자까지 4명이 목숨을 잃었고, 2명은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16억 원 짜리 수초섬 때문이었다고 하죠,

이들의 목숨값이 16억 원보다 못하다는 건가, 어이없는 사고를 맞닥뜨린 가족들의 절규입니다.

KBS가 최근 5년간 집중호우 때 발생한 사망사고 전체를 분석해보니, 16명의 노동자가 빗속에서 작업 등을 하다 숨져 갔습니다.

대피를 해야할 때, 이들은 왜 일을 계속해야했고, 어쩌다가 죽음을 피하지 못했을까요.

이런 죽음들, 자연재해라며 하늘탓만 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고아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깊은 산 속 도로 건설 현장.

가파른 절벽 아래 굴착기가 쓰러져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빗속에 암반을 부수는 작업을 하던 지준혁 씨가 굴착기에 탄 채 굴러 떨어졌습니다.

[지준혁/추락 사고 노동자 : "지반이 아무래도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토사가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넘어가다 보니까요."]

사고가 우려될 때는 동료 작업자를 배치해 2인 1조로 일하라는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 씨는 허리와 다리가 골절된 상태로 5시간 넘게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이창권/건설노조 원주굴착기 지회장 : "공사를 당분간 중지하든지 안전요원을 배치하든지 해야 했는데, 혼자 작업시키니까요."]

지난 3일 경기도 평택에선 토사가 공장을 덮치면서 노동자 3명이 숨졌습니다.

사고 당일 평택에는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평택 매몰 사고 공장 전 직원/음성변조 : "사고가 난 곳이 산 중턱이에요. 거기가 지반이 약하긴 해요. 비 오니까 조심해서 해라, 이런 얘기도 없이 바로 일하라고 하는 거죠."]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이미 이런 상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는 천재지변으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처벌 규정도 있습니다.

그러나 산재 예방을 담당하는 공무원조차 법과는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내는 게 노동 현장의 실태입니다.

[고용노동부 ○○지청 감독관/음성변조 :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기인한 재해가 아닌 걸로 보이기 때문에 행정조치 예정은 없어요."]

[김승현/노무사 : "큰비가 오면 '사람들은 어떡하지' 생각부터 가져야 하는데 당장 '우리 물건 몇 개 못 나가는데'라는 생각부터 가진다는 거죠. (산사태 경보가) 심각 단계에 들어왔는데도 조업을 계속했다면 사업주가 (과실 책임에서) 못 빠져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재해가 우려될 때 노동자가 작업중지를 요청할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노동계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홍윤철
  • 비 쏟아져도 작업…모든 게 ‘하늘 탓’? 위험 내몰리는 노동자
    • 입력 2020-08-13 21:34:27
    • 수정2020-08-14 09:22:05
    뉴스 9
[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지난 일주일 동안 일하다 숨져 간 노동자 현황 살펴봅니다.

노동건강연대와 KBS가 집계한 사망 노동자 12명입니다.

전국을 휩쓸고 간 집중 호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장마 때문에 또 인명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특히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경찰과 공무원, 60대 기간제 노동자까지 4명이 목숨을 잃었고, 2명은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16억 원 짜리 수초섬 때문이었다고 하죠,

이들의 목숨값이 16억 원보다 못하다는 건가, 어이없는 사고를 맞닥뜨린 가족들의 절규입니다.

KBS가 최근 5년간 집중호우 때 발생한 사망사고 전체를 분석해보니, 16명의 노동자가 빗속에서 작업 등을 하다 숨져 갔습니다.

대피를 해야할 때, 이들은 왜 일을 계속해야했고, 어쩌다가 죽음을 피하지 못했을까요.

이런 죽음들, 자연재해라며 하늘탓만 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고아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깊은 산 속 도로 건설 현장.

가파른 절벽 아래 굴착기가 쓰러져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빗속에 암반을 부수는 작업을 하던 지준혁 씨가 굴착기에 탄 채 굴러 떨어졌습니다.

[지준혁/추락 사고 노동자 : "지반이 아무래도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토사가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넘어가다 보니까요."]

사고가 우려될 때는 동료 작업자를 배치해 2인 1조로 일하라는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 씨는 허리와 다리가 골절된 상태로 5시간 넘게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이창권/건설노조 원주굴착기 지회장 : "공사를 당분간 중지하든지 안전요원을 배치하든지 해야 했는데, 혼자 작업시키니까요."]

지난 3일 경기도 평택에선 토사가 공장을 덮치면서 노동자 3명이 숨졌습니다.

사고 당일 평택에는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평택 매몰 사고 공장 전 직원/음성변조 : "사고가 난 곳이 산 중턱이에요. 거기가 지반이 약하긴 해요. 비 오니까 조심해서 해라, 이런 얘기도 없이 바로 일하라고 하는 거죠."]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이미 이런 상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는 천재지변으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처벌 규정도 있습니다.

그러나 산재 예방을 담당하는 공무원조차 법과는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내는 게 노동 현장의 실태입니다.

[고용노동부 ○○지청 감독관/음성변조 :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기인한 재해가 아닌 걸로 보이기 때문에 행정조치 예정은 없어요."]

[김승현/노무사 : "큰비가 오면 '사람들은 어떡하지' 생각부터 가져야 하는데 당장 '우리 물건 몇 개 못 나가는데'라는 생각부터 가진다는 거죠. (산사태 경보가) 심각 단계에 들어왔는데도 조업을 계속했다면 사업주가 (과실 책임에서) 못 빠져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재해가 우려될 때 노동자가 작업중지를 요청할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노동계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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